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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제자'까지 손절 "클롭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2024-10-13 11:52:38 (1일 전)

위르겐 클롭 감독에 대한 여론이 극악으로 치닫는다. 애제자로 분류되는 케빈 그로스크로이츠까지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12일(한국시간)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그로스크로이츠는 클롭 감독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나는 클롭 감독을 다시는 도르트문트 응원석에서 보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클롭 감독과 그로스크로이츠의 인연은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시절 형성됐다. 2009년 클롭 감독은 도르트문트 유소년에서 재능을 만개하지 못하고 떠났던 그로스크로이츠를 다시 도르트문트로 불렀다. 그로스크로이츠는 클롭 감독 아래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재정난에 빠졌던 도르트문트가 리그 2연속 우승으로 부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클롭 감독은 그로스크로이츠를 대단히 신뢰했다. 본디 오른쪽 윙어였던 그를 라이트백으로 변모시켜 해당 포지션으로 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될 만큼 뛰어난 선수로 키워냈다. 그로스크로이츠도 축구지능이 좋고 멀티 플레이어 기질이 다분해 사실상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었다. 리버풀에서 제임스 밀너를 모든 포지션에 활용하기 전에도 클롭 감독은 그로스크로이츠처럼 멀티 플레이어를 중용하는 경향이 강했다.

클롭 감독은 독일에서 마인츠와 도르트문트를 살린 명장으로 위상이 높았는데 최근 RB라이프치히를 운영하는 레드불 그룹 산하 디렉터로 부임해 비판받았다. 1년 동안 감독직을 맡지 않겠다며 휴식을 선언한 점은 차치하고라도 라이프치히가 독일 내에서 받는 눈초리가 주된 원인이 됐다. 라이프치히는 2009년 독일 5부리그의 마르크란슈테트를 인수하며 창단됐는데, 당시 분데스리가 전통이자 특정 기업이 구단을 좌지우지할 수 없도록 한 이른바 '50+1 정책'을 편법으로 우회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단순히 '50+1 정책' 때문에만 라이프치히가 비판받는 건 아니다. 바이어04레버쿠젠을 가진 제약회사 바이엘, 볼프스부르크를 소유한 폭스바겐처럼 독일에도 기업구단은 있다. 그러나 상기한 기업들은 지역 주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반면 라이프치히를 소유한 레드불 그룹은 지역과 관계성이 아닌 단순히 효율성을 이유로 구단을 인수해 순식간에 분데스리가까지 왔기 때문에 독일 축구팬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알고 보면 클롭 감독이 왜 라이프치히 디렉터로 부임하면서 무수한 비난에 시달려야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클롭 감독은 마인츠와 도르트문트를 이끌면서 축구에서 팬들이 갖는 힘을 누구보다 강조했던 지도자다. 특히 독일에서 축구팬은 노동자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으며, 클롭 감독도 노동자 친화 성향을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그러한 사람이 분데스리가 돌연변이인 라이프치히와 관계를 맺었고, 이를 스스로 선택했으며 연봉 1,200만 유로(약 177억 원)까지 받는다. 독일 축구팬들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로스크로이츠도 클롭 감독에 대한 실망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가짜 뉴스이기를 바랐다. 충격적이었고 슬픔이 밀려왔다"라며 "나는 더 이상 클롭 감독을 도르트문트 응원석에서 보지 않기를 바란다. 사적으로 만난다면 클롭 감독에게 그 일이 형편없는 일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말미에 "클롭 감독은 항상 내 친구"라고도 언급했지만 수년간 유대감을 쌓았음에도 클롭 감독의 레드불 그룹 진입을 탐탁지 않아한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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