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예수와 이별, 명장도 힘들었다..."당연히 아까운 선수, 리스크 감수해야"
2025-01-28 17:58:11 (2일 전)
"당연히 어려운 결정이었다. 조금 더 확실한 투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2024 시즌 종료 후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을 희망했다. 외야수 빅터 레이예스의 잔류가 가장 먼저 확정된 가운데 투수 찰리 반즈, 애런 윌커슨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롯데는 고민 끝에 지난달 13일 외국인 투수 구성도 마쳤다. 반즈와는 4년 연속 동행, 윌커슨과는 결별이었다. 윌커슨의 빈자리는 미국 출신 좌완 터커 데이비슨으로 채웠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7일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 태평양 국제야구센터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을 마친 뒤 "데이비슨은 영상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잘 던졌을 때 모습을 보면 기본적인 (직구) 스피드가 나오고, 변화구도 다양하게 구사하는 모습을 봤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2024 시즌 종료 시점에서 기존 외국인 투수들보다 더 확실한 카드가 없다면 반즈, 윌커슨과도 2025 시즌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반즈는 잔류, 윌커슨과는 헤어졌다.
윌커슨은 2023 시즌 중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롯데와 계약을 맺고 한국 야구에 도전했다. 13경기 79⅔이닝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뛰어난 투구를 보여줬다.
윌커슨은 2023 시즌 선발평균 6이닝 소화, 9이닝당 평균 볼넷 2.26 등 공격적인 투구를 바탕으로 이닝 이팅 능력이 뛰어났다. 재계약에 성공해 2024 시즌도 롯데에서 뛰게 됐다.
윌커슨은 2024 시즌에도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32경기 196⅔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고,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4번째로 많은 18회였다. 롯데팬들은 윌커슨에게 '사직 예수'라는 멋진 별명을 붙여줬다.
윌커슨은 다만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았던 데다 공격적인 투구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 승부처 때마다 장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후반기에는 14경기 83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4.34로 주춤했다.
윌커슨은 여기에 1989년생으로 올해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 투구 시 인터벌이 길어 2025 시즌부터 KBO리그에 도입되는 피치 클락에 적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김태형 감독과 롯데 프런트는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20대 중반으로 젊고 지난해 트리플A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좌완 터커 데이비슨과 2025 시즌을 함께하기로 했다.
김태형 감독은 "윌커슨은 포기하기 아까운 선수다. 그렇게 꾸준히 이닝을 던져주는 투수는 쉽게 찾기 어렵다"며 "다만 조금 더 확실하게 1경기를 잡을 수 있는 투수를 원했고, 찾는 과정에서 데이비슨이 더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 투수 교체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데이비슨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캠프 첫 불펜피칭을 지켜봤을 때는 전력투구를 하지 않았는 데도 공이 괜찮아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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