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타니입니다" 통역이 오타니로 둔갑→몰래 245억 빼돌리다 들통
2025-01-26 23:44:48 (2일 전)
사기극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래틱'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법무부로부터 입수한 미즈하라 잇페이와 은행원의 통화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이었다.
그는 2018년 오타니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때부터 전담 통역으로 일했다. LA 에인절스, LA 다저스에서 뛰던 오타니 옆에는 늘 미즈하라가 붙어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서울 시리즈 때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과 절도 의혹으로 해고됐다. 미국 검찰 조사 결과 미즈하라는 오타니 계좌에서 1700만 달러(약 245억 원)를 몰래 빼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 애슬래틱'이 공개한 음성 파일에서 은행원이 미즈하라에게 누구냐고 묻자, 미즈하라는 "오타니 쇼헤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은행원은 2단계 인증 절차를 거쳐 미즈하라에게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전달된 6자리 숫자를 알려달라고 한다.
오타니 계좌와 연결된 핸드폰 번호는 바로 미즈하라의 번호였다. 2단계 인증 절차마저 통과하자 은행원이 "온라인으로 큰돈을 보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미즈하라는 "자동차를 사려 한다"고 말했다.
돈을 받는 사람과 관계를 묻는 질문엔 "내 친구다. 자주 만나는 사이다"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계좌에서 몰래 빼네 돈을 보낸 곳은 바로 미즈하라 본인의 계좌였다.
▲ 오타니와 미즈하라(왼쪽부터).
미국 연방 검찰은 이 음성 파일이 미즈하라의 사기죄를 물을 중요한 증거라 봤다. 오타니의 온라인 계좌 정보에 자신의 이메일과 핸드폰 번호를 등록한 미즈하라는 반복적으로 은행에 송금을 요청했다.
송금한 곳은 자신의 통장이었다. 미국 연방 검찰은 미즈하라에게 4년 9개월 금고형과 보호관찰처분 3년을 구형했다. 또 오타니에게 1700만 달러를 돌려주고, 미국 세청에는 114만 9400달러(약 17억 원)의 세금, 이자, 벌금을 납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미즈하라는 뻔뻔하게 나갔다. 돈을 갚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미즈하라는 "나와 아내는 미행당하고 있다. 협박을 받는 등 정상적인 일을 할 수 없다. 간호사로 일하던 어머니도 실직했다. 지금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미즈하라 변호인은 "미즈하라는 18살부터 도박 중독에 시달렸다. 오타니와 미국 구단으로부터 급여를 받았지만, 24시간 연중무휴로 대기하는 점을 고려하면 액수가 매우 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미즈하라는 2024년 연봉 50만 달러(약 7억 원)를 받았다.
오타니는 여기에 추가로 돈을 주기도 했다. 고급 차량인 포르쉐까지 선물하는 등 미즈하라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하지만 미즈하라는 오히려 오타니의 신뢰를 이용하며 뒷통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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