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타니입니다" 무려 244억 빼돌린 前 통역, '불법 송금' 가능했던 이유 드러났다
2025-01-26 15:13:34 (1일 전)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재산을 수년간 빼돌려 실형을 받은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1)가 오타니를 사칭한 음성 파일이 공개됐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법무부로부터 입수한 미즈하라와 은행원 간 음성 녹음 파일을 소개했다.
미즈하라는 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부터 오타니와 알던 사이로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부터 전담 통역사로 활동했다. 그와 동시에 오타니의 계좌를 관리하는 등 사실상 매니저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수년간 불법 도박에 빠져 오타니의 돈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고, 이 사실이 지난해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메이저리그 서울 시리즈에 알려져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당했다.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확보된 음성 파일은 미즈하라가 오타니를 철저하게 속이고 반복적으로 자신의 계좌에 돈을 옮긴 확실한 물증이 됐다. 검찰이 파악한 횟수만 최소 24회였다. 공개된 음성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신분을 확인하는 은행원에게 "내가 오타니 쇼헤이"라고 태연하게 소개했다. 보통 송금 관련 인증 절차가 있으나,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등록한 탓에 무리 없이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은행원은 거액의 돈을 온라인 송금하는 이유를 물었고, 미즈하라는 "자동차 대출"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송금받는 사람과 관계에 대해서는 "내 친구다. 자주 만나는 사이"라고 밝혔다.
마틴 에스트라다 미국 연방 검사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도박을 시작했다. 오타니의 계좌에 손을 댄 금액도 최초 보도는 450만 달러(약 64억 원)였으나, 검찰은 최소 1700만 달러(한화 약 244억 원) 이상을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오타니의 연관성도 논란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공개된 재판 자료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것을 이용해 에이전트 계약부터 은행 계좌 개설까지 대부분의 권리를 부여받았다. 본인의 연봉도 2018년 8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를 시작으로 2022년부터는 25만 달러(약 3억 6000만 원), 지난해에는 50만 달러(약 7억 2000만 원)까지 도달했으나, 불법 도박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금세 빚에 시달렸다. 2021년 11월 4만 달러(약 570만 원)를 시작으로 1700만 달러 이상의 오타니 재산을 2024년 1월까지 빼돌렸다.
결국 해를 넘겨 지난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방검찰청은 미즈하라에게 4년 9개월의 금고형과 보호관찰처분 3년을 구형했다. 또한 1659만 달러를 배상하고 탈세로 인한 추징금까지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즈하라는 그 금액을 갚기 위해 배달까지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음식 배달원의 평균 시급은 19달러(약 2만 7000원)로 1년 365일을 일해도 100년 이상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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