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메가' 정관장, 2024년 마지막 날 '3위 전쟁' 셧아웃 압승...8연승 질주
2025-01-01 01:31:50 (5일 전)
압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했던가. 너무 일방적이었다. 2024년의 마지막 배구 경기, 3위 전쟁이 싱겁게 끝났다.
정관장이 파죽의 8연승을 달리며 전반기, 그리고 2024년을 마감했다. 정관장은 3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며, 8연승을 질주했다. 3위 자리도 굳게 지켰다. 2008~2009 시즌 이후 무려 15년 만에 8연승 기록이다. 구단 최다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큰 관심이 모아진 경기였다. 2024년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3라운드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다. 여기에 두 팀이 이날 경기를 앞두고 17경기 11승6패 승점 31점으로 맞섰다. 세트 득실에서 정관장이 소폭 앞서 3위, 기업은행이 4위였다. 이날 기업은행이 이기면 순위가 바뀌는 것이었다.
양팀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빅매치 이긴다고 승점 더 주는 것 아니다"라며 평소와 똑같이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 김호철 감독도 "정규리그 한 경기일 뿐"이라며 의미를 두려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정관장의 공격력은 리그 최고다. 높이도 좋다. 상대를 막아야 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가 상대를 뚫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경기 시작부터 상대에 압도를 당하며 무너졌다.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패했다.
1세트 초반부터 부키리치, 메가 쌍포가 터진 정관장이 주도권을 잡았다. 정호영의 블로킹까지 나오며 초반 7-2로 점수가 벌어졌다. 메가가 가공할 파워를 보여줬다. 거의 때리면 득점이었다.
기업은행도 질 수 없다는 듯 힘을 냈다. 크게 밀리던 경기를 육서영, 빅토리아의 활약으로 11-12 1점차까지 좁혔다. 하지만 고 감독은 승부처 원포인트 서버로 신은지를 기용했고, 신은지가 서브 에이스를 포함해 계속 효과적인 서브를 넣으며 점수차를 16-11로 벌렸다. 다시 기세가 살자 박은진, 메가의 블로킹까지 나왔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을 다 빼며 2세트를 준비했다. 25-18 큰 점수차 1세트 승리.
그 기세가 2세트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시작부터 부키리치의 강서브에 기업은행 리시브 라인이 초토화됐다. 시작하자마자 9-1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부키리치는 서브를 넣다 체력이 빠질 정도로 연신 서브를 때렸다. 정관장 선수들은 큰 점수 차에도 방심은 없다는 듯,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졌다. 2세트 역시 25-14라는 큰 점수차 정관장 승리. 김 감독은 2세트에도 그간 부상으로 많이 뛰지 못한 이소영, 김희진을 투입하는 등 다른 실험을 했다.
김 감독이 산전수전 다 겪은 명장이라도, 이 경기 흐름을 바꾸기는 힘들었다. 3세트도 흐름의 변화는 없었다. 세트 초반 이소영의 깜짝 블로킹이 나오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정관장과 메가의 위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기업은행이 도망가려 하면, 메가가 연속 득점으로 다시 흐름을 바꿨다. 무서울 정도의 파괴력이었다.
그렇게 정관장의 셧아웃승, 8연승이 완성됐다. 메가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18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분위기를 가져와야 하는 1세트에만 혼자 8점을 쓸어담았다. 부키리치도 17득점으로 맹활약했다. 3세트 막판 연속 서브 에이스로 이날의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었다. 기업은행은 친정을 찾은 이소영이 3세트 좋은 활약을 펼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이소영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기업은행 이적 후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V리그는 3라운드를 끝으로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간다. 다만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인해 4일 예정됐던 올스타전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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