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가능한 유격수가 3명…시즌 중 '트레이드 문의' 폭발하나, 하주석 부활에 달렸다
2025-01-10 13:02:51 (16일 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유격수 부자’로 거듭났다. FA 시장에서 심우준(30)을 영입하고, 하주석(31)을 잔류시키면서 유격수 자원이 넉넉해졌다. 최근 2년간 주전 유격수로 기용된 이도윤(29)까지 주전 경험이 있는 유격수만 3명이나 보유하게 된 것이다.
한화는 지난해 11월7일 심우준을 4년 최대 50억원(계약금 24억원, 연봉 총액 18억원, 옵션 8억원) 조건으로 깜짝 영입했다. 수비와 주루가 좋고, 내구성 강한 유격수를 원한 김경문 감독 요청에 구단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원소속팀 KT도 최대 46억원까지 제시할 만큼 기록 이상으로 현장 평가가 높은 선수였고, 한화는 예상보다 큰 50억원을 들여 데려왔다.
심우준 영입으로 한화는 내부 FA 하주석과 결별할 것 같았다. 이적시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가 붙는 B등급이라 운신의 폭이 좁았던 하주석을 위해 사인&트레이드 길도 열어줬다. 그러나 하주석에게 어느 한 팀도 진지하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갈 곳이 없었던 하주석은 결국 한화에 남았다. 지난 8일 한화와 1년 최대 1억1000만원(보장 9000만원, 옵션 2000만원) 헐값에 계약했다.
이로써 한화는 주전급 유격수를 3명이나 갖게 됐다. 현재 폼과 몸값에 따라 심우준이 주전을 맡는 가운데 하주석과 이도윤이 백업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둘 중 한 명이 내야 멀티 백업을 맡는다면 3명이 1군에서 공존할 수 있다. 여기에 6월17일 상무에서 전역할 ‘퓨처스 홈런왕’ 박정현까지 유격수 추가 전력으로 대기 중이다. ‘유격수 부자’라는 표현이 지나친 과장은 아니다.
유격수는 포수만큼 키우기 어려운 포지션이다. 주전급으로 뛸 수 있는 유격수가 둘이나 더 있다는 건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시즌 도중 유격수 자리에 펑크가 나는 팀이라면 한화에 트레이드를 문의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화가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움직일 수 있다.
현재 주전 유격수 자리가 뚜렷하지 않은 팀들이 꽤 있다. 지난해 60경기 이상 유격수로 뛴 선수 없이 돌림판이었던 키움, 김재호가 은퇴한 뒤 야수 리빌딩에 들어간 두산이 그렇다. 롯데도 박승욱이 주전 유격수로 있지만 뭔가 아쉽다. 하주석에게 무관심했던 팀들이지만 개막 후에도 확실한 유격수가 나오지 않으면 외부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한화에 트레이드 연락이 폭발하기 위해선 전제가 있다. 바로 하주석의 반등이다. 주전 심우준을 트레이드할 순 없고, 내야 전천후로 백업으로서의 활용성은 이도윤이 더 높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미 주전 심우준, 백업 이도윤으로 1군 유격수 구상을 마쳤다.
결국 하주석이 트레이드 카드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다른 팀에서 관심을 갖고, 한화가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해선 하주석이 경쟁력 있는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1군에서 주전은 어렵더라도 어느 정도 기회를 주고 써야 성립 가능한 조건이다.
하주석은 지난해 64경기 타율 2할9푼2리(137타수 40안타) 1홈런 11타점 OPS .743을 기록했다. 스몰 샘플이지만 타격 생산력이 준수했다. 햄스트링 부상 악재 속에 줄어든 출장 기회에서도 타석에서 집중력은 좋았다. 대타나 지명타자로 타격 장점을 살리면서 유격수 외에 내야 여러 포지션을 커버한다면 1군 한 자리는 충분히 꿰찰 수 있다.
하주석이 B등급 리스크를 감수하며 FA를 신청한 것은 금전적인 것보다 출장 기회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 컸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 이후로 수비가 흔들리며 팀 내 입지가 눈에 띄게 좁아졌고, 새로운 환경에서 분위기 전환의 필요성을 느꼈다. 결과적으로 FA 찬바람을 맞고 냉정한 현실을 마주했다. FA 미아가 될 뻔 했지만 한화가 구제하면서 재기를 위한 발판은 마련했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 반등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하주석에게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화도 넘치는 포지션으로 시즌 중 다른 부족한 곳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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