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개그야" 신태용 매직 5년→경질 뒤통수→인도네시아 팬들도 화났다..."과정은 왜 안
2025-01-06 23:51:15 (11일 전)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이 신태용(55) 감독의 경질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는 6일(한국시간) "신태용 감독과 성인 대표팀 및 23세 이하(U-23) 대표팀 계약을 종료했음을 알린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PSSI는 "이번 결정은 신중하고 충분한 검토, 평가 과정을 거쳐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위원회가 팀의 성과와 장기적인 목표를 종합해 고려하고 평가한 결과 내려진 것"이라며 "그동안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신태용 감독의 모든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성공과 행복이 함께하길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
예기치 못한 경질이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20년 1월 인도네시아 대표팀에 부임했고, 2027년 여름까지 계약돼 있었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까지 지휘하며 인도네시아 축구의 기초를 다지는 중이었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새 역사도 여럿 썼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인도네시아를 사상 최초로 아시안컵 16강까지 올려뒀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C조 3위를 달성하며 처음으로 본선 진출국을 가리는 단계까지 진출했다. 지난해 11월엔 월드컵 예선 C조 6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꺾으며 사우디 상대 첫 승리를 일궈냈다.
하지만 AFF 미쓰비시컵이 발목을 잡았다. B조에서 베트남, 필리핀, 미얀마, 라오스와 경쟁했던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2패를 기록, 조 3위에 그치면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라오스와 3-3 무승부를 거뒀고, 라이벌 베트남에 0-1로 패한 점이 뼈아팠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다른 국가와 달리 22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새로운 자원을 발굴해 성인 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강화하려는 포석이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퇴장 악재와 체력 문제를 딛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이 때문에 PSSI가 신태용 감독이 아니라 유럽 출신 감독을 데려오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2026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는 에릭 토히르 회장이 더 큰 명성을 지닌 스타 감독을 벤치에 앉히고 싶어 한다는 것. 신태용 감독이 미쓰비시컵 탈락 이후 위기에 몰렸다는 보도도 등장했다.
결국 토히르 회장의 선택은 신태용 감독과 결별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계약 기간이 아직 2년이나 남아있지만, 예상보다 일찍 인도네시아를 떠나게 됐다. 토히르 회장은 "우리는 선수들이 동의한 전략을 더 잘 실행할 수 있고, 더 잘 의사소통할 수 있고, 대표팀 전체를 위한 더 나은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다만 인도네시아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인도네시아 '자바 포스'는 "팬들은 신태용을 경질한 PSSI의 결정에 충격과 실망을 보이고 있다"라며 "대중은 신태용이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신태용 감독을 왜 경질했나? 누가 그를 대신할 건가? 아직 우리 대표팀은 진행 단계다. 결과만 보고 과정을 전혀 평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는가?"라고 일침을 날렸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월드컵 예선 3위에 올려뒀다. 꼴찌로 떨어지면 와우, 새 감독이 망할 거야", "신태용 경질이라니 정말 개그다"라는 지적도 있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 주장 제이 이즈스도 신태용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감독님, 대표팀에서 함께 만든 추억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함께 역사를 만들었고, 우리가 함께한 모든 순간을 계속해서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즈스는 "이번 결정이 어렵더라도 PSSI가 언제나 이 나라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 하나로 뭉쳐서 꿈을 위해 계속 싸우자. 우리는 '가 루 다(인도네시아 대표팀 애칭)'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빠르게 다음 감독을 선임해 남은 예선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겠다는 생각이다. 차기 후보로는 총 3명이 거론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바르셀로나·네덜란드 대표팀·바이에른 뮌헨 등을 지휘했던 루이 반 할과 네덜란드 최고의 공격수였던 파트릭 클루이버르트, 마르코 반 바스텐이 물망에 올라 있다. 셋 다 네덜란드 출신 유명 스타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토히르 회장은 "2025년 1월 11일에 새 감독이 도착할 것이다. 그다음날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새로운 감독에게 어떤 로드맵을 갖고 있는지 직접 물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내가 면접을 진행한 후보자 중 한 명은 앞서 이름이 언급된 사람이었다"라며 클라위버르트와 접촉을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만약 PSSI가 반 할 감독 선임에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역대급 네임밸류'를 얻게 된다. 7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가 아약스를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우승했던 명감독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반면 클라위버르트나 반 바스텐은 비교적 나이는 어리지만, 지도자 커리어는 그리 대단치 않다. 클라위버르트는 2023년 튀르키예 아다나 데미스포르에서 부임 5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휴식 중이다. 반 바스텐도 네덜란드 대표팀, 아약스, 알크마르 등을 이끈 경험이 있으나 2014년 건강 문제로 알크마르에서 자진 사퇴한 이후 감독 경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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