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고 육성 신화였는데"…LAD 왜 156km 파이어볼러 떠나보냈나
2024-12-24 14:59:06 (19일 전)
"LA 다저스 역사상 최고의 자체 육성 성공 사례였다."
오른손 투수 워커 뷸러(30)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1년 2105만 달러(약 306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보스턴이 우완 투수 뷸러와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보스턴은 선발진을 강화했다"며 뷸러가 다저스를 떠나 보스턴으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뷸러는 2015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다저스에 지명됐다. 마이너리그에서 숙성기를 거친 뷸러는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듬해(2018년) 선발 투수로 뛴 뷸러는 8승(5패)을 거두며 가능성을 엿보였고, 2019시즌 30경기 182⅔이닝 14승 4패 평균자책점 3.26의 성적을 거두며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2021시즌에도 33경기 207⅔이닝 16승 4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뷸러는 2022시즌 12경기만 뛰고 토미존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재활 과정을 밟아야 했던 탓에 2년 가까이 공을 던지지 못했던 뷸러는 2024시즌 복귀해 16경기 75⅓이닝 1승 6패 평균자책점 5.38의 성적을 남겼다.
2024시즌에도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으나, 뷸러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 활약했다. 특히 뉴욕 양키스와 맞붙은 월드시리즈에서 맹활약했다. 뷸러는 월드시리즈 3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 5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다저스에 4-2 승리를 안겼다. 5차전에도 또 등판했다. 뷸러는 9회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7-6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97.2마일(156km)가 찍혔다. 전성기 때 모습을 재현한 뷸러의 활약 속에 다저스는 시리즈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LA 지역 매체 'LA 타임즈'는 뷸러가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장면을 설명하며 "그 순간 뷸러는 다저스의 전설이 됐다. 자신의 주무기인 너클 커브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 장면은 뷸러의 다저스에서 마지막 모습이 됐다"며 뷸러의 다저스 이적 소식을 전했다.
올 시즌 종료 후 다저스는 뷸러에게 2105만 달러의 퀄리파잉오퍼를 제안하지 않았다. 사실상 다저스가 뷸러의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이미 뷸러가 두 번의 토미존 수술을 받은 데다, 다저스는 선발 투수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 이번 겨울에는 양대리그 사이영상 출신 우완 블레이크 스넬까지 영입했다. 또 다저스는 다음 시즌 오타니 쇼헤이가 다시 투타겸업을 하게 되기 때문에 뷸러를 붙잡기 위해 적극적이지 않았다.
뷸러는 다저스 투수 육성의 대표적 성공사례다. 분명한 상징성이 있지만, 다저스는 뷸러를 보스턴으로 떠나보냈다. LA 타임즈는 "다저스가 뷸러에게 퀄리파잉오퍼를 제안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업계에 큰 놀라움을 안겼다. 뷸러의 올해 정규시즌 성적뿐만 아니라 토미존 수술 이력도 계약의 걸림돌이었다. 그럼에도 뷸러는 다저스 야구 역사상 최고의 자체 육성 선수 성공 사례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미 다저스는 사치세 최고 한도를 훌쩍 넘겼다. 뷸러와 FA 계약을 맺는 건 다저스에 불필요한 영입이었을 지도 모른다. 반면 포스트시즌 진출에 목마른 보스턴에는 뷸러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미국 현지에서는 포스트시즌에서 부활한 뷸러가 다음 시즌에도 활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뷸러 역시 자신감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나 스스로 자신감이 생겼다. FA 시장에 나간다면 몇몇 팀이 나를 원할 것이다. 어디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보스턴은 뷸러 영입으로 보다 탄탄한 선발진을 꾸리게 됐다. 뷸러는 개럿 크로셰, 태너 후크, 루카스 지울리토, 브라이언 벨로 등과 함께 보스턴 마운드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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