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너무 고통스럽다" 눈물 글썽…토트넘, 리버풀에 3-6 역대급 참패

2024-12-23 11:33:10 (3일 전)

토트넘 홋스퍼에서 10시즌을 보내는 동안 손에 꼽힐 만한 참패를 맛 봤다.

손흥민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선두 리버풀에 무려 6골을 내주며 3점 차 참패를 당했다. 손흥민은 3경기 연속골에 실패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하는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선두 리버풀에 3-6으로 졌다.

이날 대패한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7승 2무 8패(승점 23)를 기록,  풀럼, 브라이턴(이상 승점 25) 등 토트넘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평가받는 팀들에게도 밀리며 11위에 그치게 됐다.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돌아오질 못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최근 7경기에서 2승 1무 4패를 부진에 빠졌다.

리버풀은 리그 12경기(9승 3무)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1위(승점 39)를 굳게 지켰다.

이날 손흥민은 리그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왼쪽 공격수로 후반 37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양팀 맞대결을 앞두고 영국 언론이 토트넘의 키플레이어로 손흥민 꼽은 것을 무색하게 만든 플레이였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전에서 통산 15경기에 나서 7골을 넣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만큼은 무기력한 82분을 보내고 말았다.

특히 손흥민 자신이 출전한 리버풀과 경기에서 5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득점 행진이 중단되고 말았다.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 득점에도 실패했다. 앞서 손흥민은 15라운드 첼시전에서 종료 직전 만회골을 넣으며 이번 시즌 4호골을 터트렸다. 16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선 1골 2도움을 폭발하는 원맨쇼를 펼치며 토트넘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리버풀전 사흘 전인 지난 20일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상대로 코너킥을 그대로 골대에 집어넣는 환상적인 골을 터트리며 토트넘 홈팬들을 즐겁게 했으나 이런 흐름도 일단은 끊어졌다.

토트넘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발목 골절로 재활 중인 굴리에모 비카리오 골키퍼를 대신해 프레이저 포스터가 골키퍼 장갑을 낀 가운데 제드 스펜스, 아치 그레이, 라두 드라구신, 페드로 포로가 백4를 형성했다. 더블 볼란테는 이브 비수마, 파페 마타르 사르였다. 2선 공격수 3명은 왼쪽부터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세브스키로 구성됐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도미니크 솔란케가 원톱 포진했다.

리버풀 역시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알리송 베케르가 예상대로 문지기로 나섰다. 백4는 앤드 로버트슨, 버질 판 데이크, 조 고메스, 알랙산더 트렌트-아널드였다. 알렉시스 맥앨리스터와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3선에 섰다. 루이스 디아스,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모하메드 살라가 2선에 등장했고 원톱은 코디 학포로 낙점됐다.

경기는 현역 프리미어리그 최다골을 뽑아내고 있는 리버풀 특급 골잡이 살라가 2골 2도움을 몰아친 리버풀의 대승으로 끝났다.

살라는 이날 15골 11도움을 찍으면서 13골에서 주춤하고 있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을 두 골 차로 제치고 리그 득점 랭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도움 랭킹에서도 부카요 사카(10개·아스널)를 넘어 단독 1위로 나섰다. 1992년생으로 최근까지 리버풀과 재계약 문제 때문에 말이 많았지만 실력으로 장기 계약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했다.

살라는 아울러 1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전에 10골-10도움 고지를 정복한 선수가 됐다. 살라는 4시즌 연속으로 10골-10도움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EPL 출범 이래 첫 기록이다. 토트넘을 제물 삼아 프리미어리그사 대기록 두 개를 한꺼번에 달성했다.

리버풀은 전반 중반부터 몰아치기 시작했다. 전반 23분 알렉산더-아널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얼리(이른) 크로스를 올렸는데 이를 디아스가 토트넘 수비수들 사이에서 훌쩍 뛰어올라 헤더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어 전반 36분 추가골을 터트리면서 2-0을 만들었다. 판 데이크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 약간 먼 곳에서 올린 왼발 크로스를 그레이가 머리로 온 힘을 다해 걷어냈으나 공격 가담한 맥앨리스터 앞에 떨어졌다. 맥앨리스터가 재차 헤더슛으로 연결해 득점했다.

토트넘도 질세라 매디슨이 아크 정면에서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전을 벌였다.

이 때부터 살라의 쇼가 시작됐다. 

살라는 전반 46분 리버풀이 3-1로 앞서나가게 한 소보슬러이의 골을 도우며 이날 첫 공격포인트를 올리더니 후반 9분 이날 경기 첫 골을 넣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왼발로 침착하게 슈팅해 골대를 갈랐다.

후반 16분엔 소보슬러이가 왼쪽에서 넘겨준 공을 오른발로 마무리해 멀티골을 신고했다. 로버트슨의 패스를 소보슬러이가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치고 들어갔다. 소보슬러이 패스가 반대편 노마크 찬스로 있던 살라에게 배달됐다. 살라가 왼발로 가볍게 슛을 때려 리버풀에 5-1 리드를 안겼다.

살라는 후반 40분 리버풀의 6-3 승리에 쐐기를 박은 루이스 디아스의 쐐기골까지 도왔다.

토트넘은 4골 뒤진 상황에서 후반 27분 쿨루세브스키, 후반 38분 솔란케가 각각 한 골씩 넣어 추격전을 벌였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직후 손흥민은 리버풀전 직후 영국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결과에 정말 실망했고, 6골을 내준 것은 정말 고통스럽다"며 "뭐라고 말해야 할까. 축구 선수로서 항상 경기를 뛰고 싶지만 지금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야 할 때다. 변명하고 싶지 않다"고 반성했다.

이날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는 손흥민에게 평점3을 줬다.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를 빼고는 토트넘 필드플레이어 중 최하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