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김미연-문지윤, 새 팀서 반등 노린다
2024-12-14 04:45:42 (2일 전)
[여자배구] 12일 벤치 멤버 맞트레이드 단행한 흥국생명-GS칼텍스선두 흥국생명과 최하위 GS칼텍스가 백업 선수들 간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구단과 GS칼텍스 KIXX 구단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흥국생명의 아웃사이드히터 김미연이 GS칼텍스로 이적하고 GS칼텍스의 아포짓 스파이커 문지윤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는 1: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김미연은 이번 시즌 3경기에서 2득점, 13경기에 출전한 문지윤도 30득점에 그치고 있었던 만큼 두 선수는 새로운 팀과 환경에서 자신의 기량을 새롭게 펼칠 예정이다.
문지윤을 영입한 흥국생명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문지윤은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로 팀의 공격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베테랑 김미연과 함께 하게 된 GS칼텍스의 이영택 감독 역시 "김미연 선수의 합류로 사이드 공격과 수비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현재 재활 중인 부상 선수들의 보호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빠르게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고 전했다.
GS에서 많은 출전 기대되는 베테랑
▲ 지난 시즌까지 흥국생명의 주장을 역임했던 김미연은 12일 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 GS칼텍스로 이적했다. |
ⓒ GS칼텍스 KIXX |
2011-2012 시즌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 입단해 주전으로 두 번의 챔프전 우승을 경험한 김미연은 V리그의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선수'로 꼽힌다. 도로공사에서 활약하다가 2015-2016 시즌이 끝난 후 트레이드를 통해 IBK기업은행 알토스로 이적한 김미연은 이적 첫 시즌 생애 첫 챔프전 우승을 경험했고 2017-2018 시즌에는 팀 사정에 따라 미들블로커로 변신하기도 했다.
2017-2018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김미연은 연봉 1억5000만 원을 받고 흥국생명과 계약했고 이적하자마자 팀의 주전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하면서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김미연은 2019-2020 시즌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됐음에도 데뷔 후 처음으로 300득점을 돌파했고 2021-2022 시즌 298득점, 2022-2023 시즌 308득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붙박이 주전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했다.
김미연은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 레이나 토코쿠(덴소 에어리비즈)에 밀려 30경기에 출전하고도 154득점을 올리는데 그쳤고 이번 시즌에도 신예 정윤주에 밀려 출전 경기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김미연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리시브 효율이 각각 31.22%와 25.57%에 머물렀기 때문에 '서베로'로 활용하기에도 다소 아쉽다. 결국 흥국생명에서 자리를 잃은 김미연은 GS칼텍스로 팀을 옮기게 됐다.
GS칼텍스는 시즌이 시작될 때만 해도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를 비롯해 아웃사이드히터 변신 2년 차를 맞는 권민지, FA 이적생 김주향, 주장 유서연, 대형신인 이주아 등 아웃사이드히터 자원들이 비교적 풍부했다. 하지만 권민지가 팔꿈치, 김주향이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팀에 순조롭게 적응하던 와일러마저 지난 11월 28일 흥국생명전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됐다.
신인 이주아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서연이 풀타임으로 활약하고 있는 GS칼텍스에서 경험 많은 김미연의 가세는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김미연이 당장 성적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부상 선수가 많은 GS칼텍스에게는 매우 반가운 영입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미연에게도 이번 이적은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공격력 좋은 문지윤, 분홍거미 군단 합류
문지윤은 이주아(기업은행)와 박은진,박해민(이상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정지윤(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등 대형 신인들이 많이 입단했던 2018-2019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기업은행의 지명을 받았다. 문지윤은 고교 시절부터 또래 중 발군의 공격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았지만 V리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는 외국인 선수의 자리였고 문지윤은 2020년1월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로 이적했다.
GS칼텍스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9-2020 시즌과 2020-2021 시즌 GS칼텍스의 오른쪽에는 206cm의 역대 최장신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가 있었고 러츠가 떠난 후에는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현대건설)가 들어왔다. 문지윤은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았던 2022년 컵대회 4경기에서 63득점을 기록하며 MVP에 선정됐지만 V리그 개막 후에는 외국인 선수에 밀려 웜업존으로 돌아가야 했다.
문지윤은 2022-2023 시즌부터 주전 선수들의 부상을 틈 타 간간이 미들블로커로 출전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미들블로커로 자리 잡은 정호영(정관장)이나 하혜진(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등과 달리 문지윤은 미들블로커 포지션에 적응할 만큼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렇게 문지윤은 GS칼텍스에서도 벤치를 전전하다가 흥국생명으로 이적해 3번째 도전에 나선다.
사실 흥국생명도 문지윤이 적응하기에 결코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다. 문지윤의 포지션인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는 이번 시즌 득점(243점)과 공격성공률(39.31%) 7위, 블로킹 2위(세트당 0.83개)에 올라있는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가 있다. 미들블로커 포지션에도 베테랑 김수지와 아시아쿼터 아닐리스 피치가 주전으로 굳게 자리를 잡고 있고 벤치에는 전체 2순위 출신 유망주 임혜림이 있다.
최하위 GS칼텍스에서도 제대로 된 기회를 잡지 못하던 문지윤에게 이번 시즌 개막 13연승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 흥국생명 이적은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공격만 보면 현재 V리그의 어떤 20대 토종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폭발력을 가진 문지윤이 '2전3기' 끝에 5번째 챔프전 우승에 도전하는 흥국생명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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