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난한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비싸게 산 이유는
2025-02-09 13:40:07 (2일 전)
김하성, 올해 연봉 1300만 달러로 팀내 1위…팀 전체 14% 차지
탬파베이, 올 시즌 건재 과시 후 트레이드 카드로 쓸 가능성 커
김하성(29)이 새로운 팀을 찾았다. 800만 달러 상호 옵션을 거절하고 샌디에이고와 결별한 김하성은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2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 연봉이 1300만 달러인 김하성은 타석 수에 따라 20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내년에 1600만 달러를 받고 팀에 남을지는 김하성이 결정한다. 인센티브를 모두 챙기고 FA를 선언하면 1년 1500만 달러 계약이 되고, 남기로 하면 2년 3100만 달러 계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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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유격수 필요했던 탬파베이의 사정도 있어
김하성은 FA를 앞두고 계약 대리인(에이전트)을 스콧 보라스로 교체했다. 업계 1위인 보라스는 구단들에는 '악마의 에이전트'지만,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계약을 가져다주는 천사다. 박찬호·김병현·추신수가 에이전트를 보라스로 교체했었고, 류현진과 이정후도 보라스와 손잡고 미국에 진출한 바 있다. 부상 이슈 때문에 계약이 늦어진 김하성에게는 매우 좋은 조건으로, 보라스가 실력 발휘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김하성의 계약이 놀라웠던 건 계약 조건보다도, 팀이 탬파베이라는 것이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으로 가난한 구단이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 위치한 탬파베이는 시장 규모가 작고 홈구장 문제 때문에 관중도 적다. 지난해 관중 동원 순위는 샌디에이고가 30개 팀 중 3위인 반면, 탬파베이는 28위였다. 연고지 인구가 적다 보니 TV 중계권 수입도 많지 않다. '포브스'가 평가한 구단 가치는 12억5000만 달러로 27위이며, 75억5000만 달러인 1위 뉴욕 양키스의 6분의 1 수준이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LA 다저스 선수들의 올해 연봉이 3억9000만 달러인 반면, 탬파베이는 1억200만 달러(28위)에 그친다. 다저스가 2년간 FA 시장에서 14억6000만 달러를 쓴 반면, 탬파베이는 김하성 계약까지 포함해 4600만 달러를 썼다.
김하성의 올해 연봉 1300만 달러는 탬파베이에서는 1위지만, 다저스에서는 12위에 해당된다. 다저스는 전체 연봉의 12%를 오타니에게 주는 반면, 탬파베이는 14%를 김하성에게 준다. 김하성과의 계약은 가난한 구단이 큰마음을 먹고 큰돈을 지출한 경우다. 1998년 창단한 탬파베이가 더 많은 돈을 써 FA 타자를 영입한 건, 1999년 겨울에 그레그 본과 맺은 4년 3400만 달러 계약이 유일하다.
탬파베이가 이렇게까지 큰돈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트레이드 카드로 쓰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탬파베이는 투수인 잭 에플린과 FA 역대 최고 계약(3년 4000만 달러)을 맺고, 1년 반 만에 트레이드했다. 탬파베이처럼 가난한 팀은 즉시 전력 선수를 유망주와 바꾼다. 유망주가 잘 성장해 연봉이 올라가면 되파는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한다. 김하성도 건강하게 돌아오면 노리는 팀이 많을 것이고, 트레이드로 유망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트레이드가 목적이라고 하기에는 계약 규모가 너무 크다. 물론 트레이드 가능성도 있지만,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영입한 건 김하성이 정말 필요했기 때문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탬파베이는 유격수 걱정이 없는 팀이었다. 유망주 전체 1위 완더 프랑코가 데뷔하자마자 대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탬파베이는 1억8200만 달러에 달하는 11년 계약을 빠르게 진행했다. 하지만 프랑코는 고향(도미니카공화국)에서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계약이 파기됐다. 갑자기 주전 유격수가 사라진 탬파베이는 지난해 유격수 승리기여도(WAR) 24위에 불과했다. 유격수의 수비력도 20위로 떨어졌다.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잡은 이유는 유격수 수비가 팀의 근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2021년 데뷔 후 수비로 막아낸 실점(DRS)이 유격수로 분류되는 선수 중 5위에 해당한다. 탬파베이는 3루수 주니오르 카미네로(21)가 팀의 간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김하성처럼 뛰어난 유격수는 옆에 있는 선수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그들의 공격력을 더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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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어깨 우려 불식시키고 FA에 재도전
탬파베이에는 카슨 윌리엄스(21)라는 유격수 유망주가 있다. 유망주 전체 9위인 윌리엄스는 마이너리그의 마지막 관문(트리플A)을 앞두고 있다. 윌리엄스가 대활약을 해 9월 데뷔가 가능해지면, 김하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쓰면 된다. 반면 윌리엄스의 데뷔가 지연되고 김하성도 남기로 하면 1년 더 동행해도 괜찮은 것이다.
탬파베이는 가난한 구단이지만 대단한 구단이기도 하다. 현 다저스 사장인 앤드루 프리드먼이 팀의 기틀을 잡은 2008년 이후, 탬파베이는 저연봉으로 고효율을 내는 최고의 구단이 됐다. 지난 17년간 탬파베이는 네 번째로 적은 연봉으로 세 번째로 좋은 승률을 기록했다. 그사이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하고, 두 명 이상이 한 자리를 나눠 맡는 플래툰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했으며, 1이닝 투수를 선발로 내는 오프너 전략과 마무리를 정해 두지 않는 집단 마무리 등 다양한 전략을 쏟아냈다.
탬파베이는 선수를 영입할 때도 모험을 한다. 2020년에는 일본의 홈런 타자 쓰쓰고 요시토모와 2년 12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가 실패했지만, 남들이 못 보는 선수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한다. 김하성의 이번 계약도 탬파베이에는 큰 승부수다.
지난해 8월 오른쪽 어깨의 관절와순 손상을 입어 수술을 받은 김하성은 4월말 또는 5월초 복귀를 자신하고 있다. 추위를 싫어하는 김하성은 캘리포니아에 이어 플로리다에서 뛰게 됐지만, 뉴욕·보스턴·볼티모어 등 추운 북동부 원정을 극복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홈구장이다. 탬파베이는 고척스카이돔처럼 폐쇄식 돔구장이자 인조잔디가 깔린 트로피카나필드가 홈구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허리케인 밀턴에 의해 크게 손상돼 올 시즌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다시 경기를 하려면 5600만 달러의 비용이 필요한데, 재정에 타격을 입은 지방정부가 연내 수리를 마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에 탬파베이는 근교에 있는 양키스의 마이너리그 구장에서 올 시즌을 보내기로 했다. 플로리다의 여름은 갑자기 쏟아지는 비와 무더위로 유명하다.
메이저리그에서 김하성의 공격 성적은 평균에 해당한다. 하지만 수비가 뛰어난 유격수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어깨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FA에 재도전할 수 있다면, 김하성과 보라스는 다시 한번 놀라운 계약을 이끌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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