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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울고 싶다" 말도 안 통하고 3분 만에 대형 사고...맨시티 600억 신입생, 데뷔
2025-01-26 15:18:08 (2일 전)

 

처음 만난 프리미어리그(PL)의 벽은 높았다. 압두코디르 후사노프(21, 맨체스터 시티)가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다.

맨시티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24-2025시즌 PL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첼시를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뒀다. 리그 2연승을 달린 맨시티는 승점 41(12승 5무 6패)로 뉴캐슬(승점 41), 첼시, 본머스(이상 승점 40)를 제치고 4위로 뛰어올랐다.

후사노프가 깜짝 선발로 나섰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오마르 마르무시-엘링 홀란-필 포든, 일카이 귄도안-마테오 코바치치-베르나르두 실바, 요슈코 그바르디올-마누엘 아칸지-압두코디르 후사노프-마테우스 누네스, 에데르송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입생 후사노프와 마르무시를 동시에 선발로 내보낸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특히 후사노프의 데뷔가 다소 의외였다. 후벵 디아스와 네이선 아케가 부상으로 빠지긴 했지만, 아직 영어도 익숙하지 않은 2004년생 후사노프의 선발 기용은 도박수이기 때문.

후사노프는 불과 5일 전인 21일 맨시티에 공식 합류했다. RC 랑스에서 활약하던 그는 4000만 유로(약 601억 원)의 이적료로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2029년 여름까지 계약을 맺은 후사노프는 우즈베키스탄 최초의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많은 기대를 모은 후사노프였지만, 그는 시작부터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전반 3분 니콜라 잭슨과 경합하는 과정에서 공중볼을 뒤로 흘렸고, 헤더로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시도하다가 이마저도 실패했다. 손쉽게 공을 가로챈 잭슨은 옆으로 공을 건넸고, 노니 마두에케가 그대로 빈 골문에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사노프는 중계 카메라에 얼굴이 잡힐 때마다 잔뜩 긴장해 굳은 표정이었다. 그는 전반 4분엔 첫 경고도 받았다. 후사노프는 후방에서 패스 미스를 저질렀고, 이를 만회하려다 콜 파머에게 위험한 태클을 가해 옐로카드를 수집했다. 

이후 후사노프는 조금씩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더 이상 큰 실수 없이 첼시 공격을 막아내던 그는 후반 9분 존 스톤스와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후사노프에게는 악몽 같은 데뷔전이었다.

그래도 후사노프의 실책이 패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맨시티는 전반 42분 그바르디올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런 뒤 후반 23분 홀란의 역전골로 리드를 잡았고, 후반 42분 터진 필 포든의 쐐기골로 승리를 손에 넣었다.

후사노프는 의사소통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즈베크어와 러시아어는 구사할 수 있지만, 영어는 사용하지 못한다. 수비수에게 많은 역할이 주어지는 맨시티 특성상 동료들과 원활한 소통은 필수다. 후사노프가 고전한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게리 네빌도 후사노프를 측은해했다. 그는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아 지금은 그 소년을 위해 울고 싶은 기분이다. 그에게는 악몽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제이미 레드냅도 "그런 상황에 놓이면 마치 머리가 회전식 건조기 안에 들어간 기분일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맨시티에 입단하며 "이 도전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최악의 하루를 보낸 후사노프. 영국 'BBC'는 "후사노프의 PL 데뷔전은 악몽 같은 시작이었다. 첼시에 첫 골을 내준 치명적 실수와 4분 만의 경고까지, 맨시티가 3360만 파운드(약 601억 원)를 투자한 신입생 후사노프는 정말로 두려워 보였다"고 전했다. 'ESPN'도 "재앙 같은 데뷔전"이라고 표현했다.

영국 '미러'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실수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아무리 부상자가 많다고 해도 올 시즌 여러 번 무너졌던 수비진에 후사노프를 곧바로 투입한 건 도박이 아니라 비논리적인 선택이었다"라며 "물론 마두에케의 선제골로 이어진 후사노프의 처참한 실수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 실수는 후사노프, 그리고 과르디올라의 몫이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사노프가 이번 계기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사노프에게 최고의 데뷔전은 아닐 거다. 하지만 분명히 큰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그는 아직 젊고,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여기에 왔다"라며 감싸안았다.

또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쉽지 않다. 동료들의 반응이 정말 마음에 든다. 후사노프는 이제 딱 한 번 훈련했다. 그는 젊고, 이번 일로 배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어 문제도 언급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사노프는 영어를 할 줄 모른다. 대화하려면 내가 우즈베크어나 러시아어를 배워야 할 것 같다"라고 가볍게 웃으며 "그런 상황에서는 해줄 말이 많지 않다. 후사노프는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실수하지 말라고 하겠는가? 그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맨시티는 오는 30일 클럽 브뤼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최종 경기를 치른다. 맨시티는 이 경기에서 이겨야 1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수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난 실수 때문에 후사노프를 교체한 게 아니다. 수요일에 마지막 경기가 있고, 스톤스가 중요하기에 교체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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