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살려 써야 할 좌타 거포, 김경문 감독이 꽂혔던 이유 있다 "장점을 더 살려서…"
2025-01-15 11:56:50 (1일 전)
“2년 전부터 치는 걸 많이 봤는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7월14일 내야수 김인환(31)을 1군에 콜업하며 남다른 기대를 표했다. 2022년 한화 팀 내 최다 16개의 홈런을 터뜨린 장타력을 잊지 않고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수비가 약해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다 발휘하지 못했는데 타격에 소질이 있다. (안 쓰기에) 아까운 재능이라고 봤고, 2군에서 외야 수비 연습도 시켰다”고 말했다.
1루에는 채은성, 안치홍이 있는 상황이라 김인환이 뛸 수 있는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김인환의 활용 폭을 1루에 제한하지 않고 외야로 넓혔다. 1군 콜업 후 좌익수로 27경기(23선발·170⅓이닝)를 썼다. “인환이가 좋은 공격력을 갖고 있으니 (타격 지표가 떨어지는) 우리 팀으로선 써야 한다. 내년이 되면 외야 자리가 낯설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말이었다.
외야 수비는 큰 실수 없이 무난하게 적응했지만 기대했던 타격이 아쉬웠다. 7월 콜업 직후에는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7월21일 대전 KIA전에서 6회 곽도규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린 뒤 8월말까지 한 달가량 붙박이 선발로 전폭적인 기회를 받았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9월에 반등하긴 했지만 최종 성적은 51경기 타율 2할3푼7리(131타수 31안타) 1홈런 7타점 OPS .576.
시즌 후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마무리캠프까지 마친 김인환은 지난달 27일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다. 큰 부상이 아니라 시즌 준비는 차질이 없고, 시즌 때 통증의 원인을 제거했다. 김인환은 “참고 할 만 했는데 검사를 하다 보니 수술을 하는 게 낫다고 하더라. (팔꿈치 통증) 영향이 있었다고 하면 핑계다. 내가 야구를 못했고, 실력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김인환은 “전반기 거의 2군에만 있다가 감독님이 1군에 불러주셨다. 감사한 마음에 잘하고 싶었는데 생각한 것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왜 안 될까?’ 고민하면서 자책도 많이 했다”며 “재작년부터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열심히 해왔는데 부족했으니 생각을 바꿔 변화를 주려 한다”고 밝혔다.
약점인 컨택을 보완에 집중하다 보니 장점인 장타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지난해 좌투수 상대 대응력이 좋아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기록이 떨어졌으니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김인환도 “폼에 약간 변화가 있었는데 좌투수의 공은 잘 보였지만 이전만큼 장타, 파워가 안 나왔다. 내 장점을 해치는 것 같아 올해는 다시 내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경문 감독도 마무리캠프 기간 김인환에게 “네 장점은 타격이다. 잘 쳐야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 타격 쪽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분명 있을 테니 잘 준비하라”는 당부를 했다. 한화는 새 외국인 타자로 수비와 주루에 특화된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영입했다. 마운드와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전히 타선 무게감이 떨어진다. 멀리 칠 수 있는 타자가 많지 않은데 그마저 노시환, 채은성, 안치홍, 김태연 등 오른손 중심이다. 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팀에 거의 유일한 왼손 거포 김인환이 해줘야 할 몫이 있다.
다시 기회를 잡기 위해선 포지션도 있어야 한다. 1루에 채은성이 있지만 안치홍의 2루 비중이 높아지면 김인환을 쓸 공간이 커질 수 있다. 지난해 경험한 좌익수 자리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로테이션으로 쓰일 지명타자 자리도 있으니 김인환이 타격 경쟁력만 보여주면 1군에서 충분히 쓰일 수 있다.
2022년 28살의 나이로 신인상 투표 2위에 오르며 빛을 본 김인환은 최근 2년 연속 성적이 떨어졌다. 치열해진 포지션 경쟁 속에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지난달 7일 결혼식도 올린 김인환은 “작년 6월에 아들(지완)이 태어났다. 이제 막 기기 시작하는데 책임감이 더 많이 생겼다”며 웃은 뒤 “올해 경기에 많이 나가서 작년에 못 보여드린 장타력,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 1루와 외야, 어느 자리든 나갈 수만 있다면 좋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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