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수준 떨어지는 곳에서 왔잖아!"…감독이 써보지도 않고 '실력 비하
2025-01-05 12:42:34 (19일 전)
토트넘 홋스퍼는 양민혁의 기용을 시간 두고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양민혁이 2025년 겨울이적시장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호 등록 선수가 됐지만 특별한 관리나 시간표보다는 선수 스스로 적응하도록 놔둘 계획이다.
나름 일리 있는 주장인데 다만 그런 구상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렸다.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두고 하는 얘기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에게는 적응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뉴캐슬전에서 양민혁은 명단 제외됐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영국 매체 홋스퍼HQ는 4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의 떠오르는 새로운 스타에 대한 계획을 공개했다"며 양민혁의 뉴캐슬전 출전 여부를 전했다.
토트넘은 지난 4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뉴캐슬과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맞대결을 펼쳐 1-2로 역전패했다.
손흥민 후반 교체투입된 가운데 토트넘은 전반 4분 도미니크 솔란케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두 골을 내줘 충격패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12위가 됐다.
뉴캐슬전 관심 거리 중 하나는 K리그1에서 온 18세 공격수 양민혁의 명단 포함 여부였다.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3일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같은 질문이 나왔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팀에 합류한 양민혁을 언급하면서 즉시 경기에 투입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어리그와 K리그1의 수준 차를 거론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금은 (출전에 대해) 특별한 계획이 없다. 양민혁은 아직 매우 어리다"며 "경쟁 수준이 여기서 마주하게 될 수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양민혁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며 그나마 손흥민이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을 드러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여기 있어서 도움이 된다. 클럽에 있을 때나 밖에서나 그를 돕는다. 우리는 양민혁이 일찍 자리를 잡고, 적응할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빠른 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 취지는 이해되지만 이후 토트넘이나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발언에 보다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K리그1이 아시아 정상권 리그인데다가 양민혁의 경우 1년 뛰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권 국가의 최상위 리그를 1년 만에 사실상 평정한 공격수인데 너무 저평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09년 프리미어리그 볼턴에 가자마자 폭발적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청용 등 K리그1에서 직행해 좋은 활약 펼친 사례도 있다.
특히 토트넘이 선수가 부족, 뉴캐슬전 벤치에 21세 이하 선수 5명 집어넣은 것을 고려하면 이미 성인무대에서 활약하고 국가대표로도 뽑힌 양민혁을 단칼에 제외한 것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2006년생 공격수 양민혁은 2024시즌 강원FC와 준프로계약을 맺고 K리그에 데뷔했다.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해 경기 시작 32초만에 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출전 및 공격포인트 기록을 썼다.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활약을 펼친 양민혁은 리그 전 경기 출전을 기록하며 12골 6도움을 올렸다. 강원은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으로 2024시즌을 마쳤다.
양민혁은 엄청난 활약 덕에 2017년 김민재(당시 전북현대)에 이어 데뷔 1년 차에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 받은 양민혁은 지난 6월 강원과 프로 계약을 체결했고, 이미 7월 말 토트넘과 2030년 6월까지 초장기 계약을 맺으며 프리미어리그 이적에 성공했다.
원래 양민혁은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는 1월 1일에 맞춰 영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부상자가 많은 토트넘에서 조기 합류를 요청하면서 지난달 중순 영국으로 향했다.
새해가 되면서 양민혁은 토트넘 1군에 등록돼 언제든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이번 뉴캐슬전을 통해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르거나, 최소한 명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왔으나 무산됐다.
아직 영국에서는 양민혁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양민혁은 강원에서 첫 시즌 동안 12골 6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치열한 경쟁에 적응할 준비가 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물음표를 던졌다.
홋스퍼HQ도 "K리그 출신의 역동적인 10대 선수 양민혁의 합류는 토트넘이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이토록 큰 도약을 하는 많은 어린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양민혁이 얼마나 빨리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남는다"며 포스테코글루가 양민혁의 출전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걸 분명히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토트넘 팬들은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이번 시즌은 양민혁이 앞으로 빛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적응 기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능과 인내심, 더 밝은 미래에 대한 약속을 보여줘야 한다"며 "영국 축구로의 이적은 가파른 과정이며 특히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먼 곳으로 이사하는 선수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손흥민도 양민혁 합류 후 "그의 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물론 어떤 상황은 스스로 혼자 처리해야 할 거다. 내가 아빠처럼 그를 도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도우려고 노력하겠다"면서 "양민혁이 구단에 훌륭한 축구와 재능을 가져다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와 함께 뛰는 모습을 보는 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18세다. 너무 큰 압박감을 주고 싶지 않다. 요즘은 사람들이 선수에 대해 너무 일찍 흥분하는 것 같다. 지금은 아주 조용히 두고 싶다. 양민혁이 열심히 노력하고, 열심히 뛰기를 바란다. 그는 팀을 도울 수 있고, 그건 매우 중요한 점이다. 양민혁은 빠른 선수고, K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지만 K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양민혁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은 "우리 판단으론 양민혁은 아직 아카데미 레벨의 선수다. 물론 성인팀에 가세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내놨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금 소속팀 선수들의 처지를 판단할 때가 아니란 견해도 나왔다. 이날 뉴캐슬전까지 패하면서 경질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이다.
양민혁의 데뷔전은 12일 FA컵 64강 탬워스와의 경기가 양민혁의 데뷔전이 될 공산이 크다.
탬워스는 이번 시즌 6부리그에서 5부리그로 승격한 팀이다. 프로 구단도 아닌 세미프로다. 양민혁이 부담 없이 뛰기에 좋은 상대로 이 경기에서 출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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