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더 기대되는 유기상, LG 8연승의 중심
2024-12-30 11:48:32 (12일 전)
프로농구 창원 LG가 2024년 마지막 경기에서 '올스타 투표 1위' 유기상(23)의 활약을 앞세워 원주 DB를 꺾고 파죽의 8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29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LG는 DB를 94-60, 34점 차로 완파했다. 이날은 경기 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다른 KBL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단체 묵념을 하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LG는 유기상이 15점 3어시스트 3리바운드로 아셈 마레이(15점 10리바운드)와 팀내 공동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유기상은 승부처였던 3쿼터에만 이날 기록한 3점슛 3개를 모두 몰아치며 11점을 기록하면서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로써 시즌 전적 13승 10패(승률 0.565)가 된 LG는 이날 경기가 없던 수원 KT와 공동 4위에 올랐다. 3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는 불과 반게임 차이며, 1위 서울 SK와도 3.5게임 차이의 사정권 안에 따라잡으며 선두권 진입에 청신호를 밝혔다.
상승세의 중심, 유기상
LG는 2024-25시즌 개막 3연승을 질주하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으나, 이후 아셈 마레이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8연패를 기록하며 한때 9위까지 내려앉았다.
LG는 12월 7일 원주 DB전 승리로 간신히 연패 수렁을 탈출했다. 이후 13일 안양 정관장 전부터 8경기를 내리 잡아내며 시즌 최다 연승을 질주 중이다. 한 시즌에 8연패와 8연승을 동시에 달성한 팀은 LG가 최초다. 개막 전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위상에 걸맞는 전력을 이제서야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승세의 중심에는 유기상이 있다. 지난 2023~24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LG에 뽑힌 유기상은 데뷔하자마자 즉시전력감으로 인정받으며 52경기에서 평균 23분 34초를 소화, 8.1점을 득점해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또한 역대 신인 최다 3점슛 기록(95개·성공률 42.4%)을 갈아치우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데뷔 2년 차인 2024-25시즌에도 조상현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평균 29분 25초(23경기)를 뛰며 9.4득점, 3점슛 2.0개(누적 46개, 성공률 34.8%)을 성공시켰다. 지난 시즌의 기록을 넘어서 팀내 비중이 더욱 높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기상은 대학 시절에는 주득점원이자 전문 슈터로 명성을 떨쳤다. 프로 진출 이후에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한층 간결하고 효율성 높은 플레이가 돋보인다. LG가 지난 시즌까지 팀의 핵심이던 이관희와 이재도를 모두 떠나보내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전성현과 두경민이 연이어 부상이 시달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유기상이 3&D(3점슛과 수비) 플레이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준 덕분이었다.
한편으로 유기상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만큼 상대팀의 분석과 견제가 강해진다는 것은 극복해야할 과제다. 유기상은 DB전 직전에 치러진 최근 3경기에서는 상대팀의 강한 수비압박 속에 3점슛 성공률이 21.4%(3/14)으로 하락하며 고전하기도 했다. 가드로서는 다소 부족한 볼핸들링과 2대 2 플레이도 아직은 더 보완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고 설사 슛이 안 들어가는 날에도 수비나 팀플레이에서는 크게 기복이 없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LG 출신 신인왕' 저주 극복할까
발전하는 농구실력만큼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유기상은 최근 한국농구연맹(KBL)이 발표한 올스타전 팬·선수 투표에서 단골멤버인 허웅(부산 KCC)-허훈(수원 KT)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유기상이 데뷔 2년차에 불과하고 리그에서도 아직 에이스급 정도의 위상은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만큼 농구팬과 동료 선수들에게 모두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라이징스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LG에서 올스타 득표 1위가 나온 것 역시 유기상이 처음이다. LG는 그동안 팀성적과 별개로, 구단을 대표할 만한 화제성 있는 스타가 늘 부족했다. 창단 이래 LG는 총 2명의 MVP(조성원, 문태종)와 4명의 신인왕(이현민, 김종규, 정성우, 유기상)을 배출했다. 이중 조성원과 문태종은 다른 팀에서 건너온 이적생 출신이었고, 이현민, 김종규, 정성우는 모두 다른 팀으로 떠났다.
결국 LG가 키워내서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까지 자리매김했다고 할 만한 선수는 아직 한 명도 없었다. 유기상이 향후 'LG 출신 신인왕'의 저주를 극복해 팀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지도 농구팬들의 흥미로운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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