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앤써니 타운스 트레이드, 누가 웃을 것인가
2024-11-25 11:45:11 (4일 전)
칼 앤써니 타운스가 트레이드됐다. 데뷔 후 9년 만에 처음이다. 미네소타와 뉴욕의 빅딜이다. 지난 시즌 나란히 양대 컨퍼런스 탑3 안에 들어간 두 강호의 블록버스터 트레이드. 당연히 새 시즌의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칼 앤써니 타운스 트레이드를 둘러싼 이야기를 살펴보자
뉴욕의 입장: 센터 갈증
뉴욕은 센터가 정말 급했다. 어떻게 해서든 센터 보강이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트레이드 직전 뉴욕의 상황을 살펴보자. 팀의 살림꾼 빅맨이었던 아이재아 하텐슈타인이 FA가 되어 팀을 떠났다. 하텐슈타인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고민인데, 미첼 로빈슨마저 발목 수술을 받았던 상황. 당분간은 로스터에서 주전급 빅맨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던 셈이다.
미칼 브릿지스를 영입해 '노바 닉스'를 결성했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었다. 결국 리온 로즈 사장을 비롯한 뉴욕의 프런트진은 결단을 내렸다. 샐러리캡 유동성 확보를 원하던 미네소타와 니즈가 딱 맞았다. 칼 앤써니 타운스 트레이드가 일어난 배경이다.
타운스 영입을 위해 뉴욕은 6명의 선수와 1장의 1라운드 픽, 2장의 2라운드 픽, 현금 720만 달러를 포기했다. 미네소타와 우선적으로 딜에 합의했고, 샐러리를 맞추는 과정에서 샬럿이 포함되면서 트레이드가 삼각 딜로 마무리됐다.
뉴욕이 내보낸 선수 중 핵심은 결국 줄리어스 랜들, 돈테 디빈첸조 2명이다.
일단 랜들의 경우 내년 여름에 옵트아웃을 통해 FA를 선언할 수 있는 입장이었데, 뉴욕과 연장계약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게다가 랜들은 지난 시즌에 브런슨이 동부 최고 가드로 올라서면서 입지까지 좁아져 있었다.
랜들 본인은 같은 팀 상황에 잘 적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의 생각은 달랐다. 센터 보강이 급했던 뉴욕은 랜들을 지키보다는 랜들을 활용해 다른 빅맨을 영입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렇게 랜들과 뉴욕의 동행은 5년 만에 끝이 났다.
사실 뉴욕 입장에서는 랜들보다는 디빈첸조가 나간 것이 더 아쉬울 것이다.
디빈첸조는 골든스테이트에서 보낸 2022-2023시즌을 기점으로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3점 슈터로 발돋움했던 상황. 지난 시즌도 81경기에 출전해 3점슛 성공 3.5개, 3점슛 성공률 40.1%를 기록하는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잔여계약까지 향후 3년 간 약 3,600만 달러로 무척 저렴했다.
뉴욕 입장에선 디빈첸조를 지킬 수만 있다면 지키는 것이 가장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타운스를 영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랜들과 픽만으로 딜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마침 미네소타는 카일 앤더슨의 이탈로 수비와 슛이 되는 3&D 자원 보강이 필요했다. 결국 디빈첸조가 트레이드에 포함되면서 트레이드는 합의에 이르렀다.
이 트레이드로 뉴욕은 제일런 브런슨-미칼 브릿지스-조쉬 하트-OG 아누노비-칼 앤써니 타운스로 이어지는 강력한 주전 라인업을 구축했다. 지난 시즌에도 동부 2위를 차지했던 뉴욕은, 이번 시즌 동부 패권을 놓고 다투는 컨텐더로 급부사했다.
일단 타운스의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데뷔 후 9시즌 동안 올스타 4회, 올-NBA 팀 입성 2회를 경험했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커리어 3점슛 성공이 1.7개, 3점슛 성공률이 39.8%에 육박할 정도로 슈팅 하나는 확실하다. 역대 빅맨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랜들보다 기존 뉴욕 선수들과 훨씬 더 효율적으로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뎁스다. 이 트레이드로 뉴욕의 벤치는 급격히 약해졌다. 제아무리 주전 혹사로 유명한 티보도라고 해도, 현재 뉴욕의 벤치 뎁스는 너무 얕다. 마일스 맥브라이드, 제리코 심스 같은 자원들의 더 활약해줘야 한다. 강력한 주전들을 나눠서 라인업을 돌리는 것도 벤치 이슈를 보완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미네소타: 부담스러웠던 사치세
2022년 루디 고베어 트레이드 영입 이후, 미네소타는 앤써니 에드워즈-칼 앤써니 타운스-루디 고베어로 이어지는 3인방을 중심으로 우승에 도전해왔다. 첫 시즌은 기대에 못 미쳤고, 지난 시즌은 무려 20년 만에 서부 결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오프시즌에 미네소타는 주요 선수들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고, 별다른 변화 없이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었다. 카일 앤더슨의 이탈, 조 잉글스의 합류 정도를 제외하면 로스터는 사실상 동일했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큰 변화를 택했다. 단 한 번도 트레이드를 요구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타운스를 9년 만에 트레이드해버린 것이다. 타운스가 2015년부터 오직 미네소타에서만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였기에 그 충격은 더 컸다.
이 트레이드로 미네소타가 얻은 이득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쨰는 윙 라인의 보강. 위에서 언급한 대로 미네소타는 3&D 자원이 더 필요한 상태였다. 그리고 사실 돈테 디빈첸조는 이전부터 미네소타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윙 자원이었다.
때마침 디빈첸조를 보유하고 있던 뉴욕이 미네소타에 트레이드를 제안했고,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미네소타는 디빈첸조를 영입하면서 윙 라인을 보강할 수 있었다. 올-디펜시브 팀 수비수인 제이든 맥다니엘스에 리그 최고급 3점 슈터이자 뛰어난 수비수인 디빈첸조, 베테랑 장신 핸들러 조 잉글스까지. 이제 미네소타의 윙 라인은 어떤 팀에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 됐다.
또 다른 이득은 사치세 감소다. 이 트레이드로 미네소타는 총 2,650만 달러의 연봉과 사치세를 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드워즈, 타운스, 고베어 3인방의 고액 연봉으로 인해 팀 연봉이 2억 달러를 훌쩍 넘긴 미네소타로서는 달가울 수밖에 없는 트레이드였다. 결국 미네소타는 2억 352마 달러까지 팀 연봉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여전히 9,596만 달러의 사치세 납부가 예상되지만, 어쨌든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인 것은 다행이다.
타운스의 이탈은 꽤 뼈아프지만, 다행히 미네소타에겐 나즈 리드라는 대체 자원이 있다. 리드 역시 타운스처럼 빅맨과 포워드 사이의 지점이 있는 슈팅력이 좋은 빅맨이다. 슈팅력이 필요할 땐 리드를 적극 활용하고, 핸들러가 필요할 땐 랜들을 더 기용하면 될 일이다.
내년 여름 옵트아웃이 가능한 랜들이 FA로 팀을 떠날 경우, 미네소타는 순식간에 3,000만 달러 이상의 돈을 장부에서 지울 수 있다. 물론 랜들의 공백은 곧 리드의 보직 이동과 벤치 약화로 이어지겠지만, 이 부분은 다른 방식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어쨌든 미네소타는 이번 트레이드로 샐러리캡 유동성을 확보하고 사치세를 조금이라도 줄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이득을 보았다.
윈윈이 될 수 있을까?
이번 트레이드의 또 다른 특징은 미네소타와 뉴욕 모두 양대 컨퍼런스 최상위권에 있었고, 새 시즌에 우승을 원하는 팀이라는 점이다.
결국 칼 앤써니 타운스 트레이드가 윈윈이 되려면 두 팀 모두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수밖에 없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시즌 개막 이후 미네소타는 랜들의 역할 이슈를 안고 있지만, 이 부분은 다른 동료들이 어느 정도 볼을 양보함으로서 조율할 수 있다. 뉴욕은 칼 앤써니 타운스가 개막 2경기 만에 20-15 경기를 해내며 점점 자신의 역할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실제로 프리시즌에 벌어진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플레이오프 못지 않은 치열한 경기가 펼쳐진 바 있다. 디빈첸조가 전 동료 제일런 브런슨의 아버지이자 뉴욕의 코치였던 릭 브런슨과 경기 도중 설전을 벌이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네소타와 뉴욕이 만약 파이널에서 만난다면 정말 큰 관심을 모을 것이다. 타운스, 랜들, 디빈첸조 모두 전 동료와 친정 팀을 상대하는 매치가 될 테니 말이다.
미네소타는 1989년 창단 후 아직 우승이 없는 팀이다. 뉴욕 역시 1973년 우승 이후 50년 넘게 우승에 실패하고 있다. 둘 중 어느 팀이 될지 모르겠지만, 누구든 환하게 웃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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