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심과 동료애를 간직하길” 세월과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이강원이 전하는 한 마디
2024-11-24 11:17:02 (3달 전)
![](/files/content/2024/11/thumb/1732414620_a369fb7e2d8b1c4ecdc9.jpg)
다시 한 번 자신의 시간을 만든 이강원이 같은 입장에 놓여있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카드는 최근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외국인 선수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가 발목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한 것. 아히의 역할이 워낙 컸던 만큼, 그의 이탈은 우리카드의 경기력에 직격타를 날렸다. 아히 이탈 후 곧바로 연패에 빠지며 중위권 경쟁에서 고비를 맞은 우리카드였다. 그러나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몇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아히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최적의 카드를 찾았다.
그 카드는 바로 이강원이었다. 아히의 자리인 아포짓 자리에서 활약할 수 있으면서, 아히의 주장 역할까지도 대신 소화할 수 있는 베테랑 이강원의 위기관리 능력을 믿었다. 그리고 이강원은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아포짓이자 주장으로 나선 이강원은 52.63%의 공격 성공률로 11점을 올리며 제몫을 했다. 경기를 끝내는 매치포인트 득점을 책임지기도 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강원은 “힘든 경기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우리가 의도한 대로 작전이 잘 통했다. 선수들이 경기 내내 소통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도 주효했다”며 경기 소감을 먼저 전했다. 직전 경기에서 문제가 됐던 팔꿈치 통증에 대해서는 “지금도 통증은 남아 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고 한다. 주변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버티고 있다”며 의연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강원은 이날 경기의 열쇠로 우리카드만의 배구를 하려는 선수들의 집중력을 언급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우리 팀이 하고자 하는 배구의 룰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특히 범실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했다. 맘처럼 쉽진 않았지만(웃음), 그래도 이런 노력들이 승리의 요인이 됐다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의 작전 수행에 대한 집중력이 좋았다. 예컨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향한 효과적인 서브 공략이 이뤄진 부분이 그랬다”며 본인을 포함한 선수단의 전술 이행 집중력을 칭찬했다.
이날 이강원과 한태준의 호흡은 준수했다. 특히 3세트 25-24 매치포인트에서 후위에 있던 이강원을 과감하게 선택한 한태준과 이에 화답하는 강타를 성공시킨 이강원이 함께 환호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이강원은 “연습 때는 아무래도 더블 스위치를 함께 준비하는 (이)승원이랑 호흡을 많이 맞췄다. 하지만 (한)태준이도 워낙 좋은 세터다. 덕분에 같이 뛰는데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 물론 태준이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더 잘해줘야 한다”며 한태준과의 호흡이 준수함을 먼저 언급했다.
이후 이강원은 경기를 끝낸 매치포인트 상황도 회상했다. 그는 “태준이는 중요한 상황에서 본인이 믿는 사람에게 공을 주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상황에서 ‘나한테 주려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진짜 나한테 오더라.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때렸다”며 한태준이 보여준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음을 밝혔다.
이강원은 아히가 남겨둔 두 개의 빈자리를 모두 메우고 있다. 아포짓 자리와 주장 자리가 그것들이다. 그러나 이강원은 별다른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 그는 “옛날 같으면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내가 흔들려도 다음 선수가 있다는 마음가짐이다. 주장 역할이라는 것도 별다를 건 없다. 기술적으로든 멘탈적으로든 다들 너무 알아서 잘해주는 선수들이다. 다만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서(웃음), 더 크게 파이팅을 하려고 한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아히를 대체하고 있음을 소개했다.
이강원의 입에서 나온 “옛날 같으면” 이라는 말은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거포로 활약했던 그의 화려했던 과거를 순간적으로 회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간은 흘러갔고, 주전 자리를 늘 꿰찼던 젊은 시절의 이강원은 이제 없다. 시간을 돌리고 싶어도, 이제는 제한된 역할 속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고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다퉈야 하는 백전노장 이강원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이강원은 그 어려운 것들을 해내며 자신의 건재함을 제대로 알리는 시즌을 치르고 있다. “비록 아히가 다쳐서 얻게 된 출전 시간이지만, 나에게는 기회라면 기회”라고 운을 뗀 이강원은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해서, 적어도 내가 들어간다는 것 때문에 팀에 부족한 부분이 생기지는 않도록 하고 싶다. 오늘 가슴이 굉장히 뜨거운 날이었는데, 이런 뜨거움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시즌에 임하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이강원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돌리고 싶지만 이제는 과거를 뒤로 한 채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나는 지금도 우리 팀 동료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 하지만 결국 경쟁에서 승리한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뛰게 된다면, 그 때는 또 진심을 다해 내 동료를 응원한다. 이렇게 투쟁심과 동료애를 모두 간직한 채, 스스로와 팀을 위해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찾아올 거다”라며 스스로를 포함해 세월과 싸우는 이들에게 응원을 건넸다.
흘러가는 시간은 멈출 수도, 되돌릴 수도 없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만의 적응 방법을 찾고 나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는 있다. 이걸 멋지게 해내며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한 이강원의 모습은 비슷한 입장에 놓인 선수들은 물론, 배구선수가 아니더라도 세월과 싸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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