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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빼고 다해줬다' 이강인, 씁쓸한 UCL 1위 기록...누구보다 빨리 기회 창출 10회
2024-10-25 11:56:45 (2달 전)

씁쓸한 1위 기록이다.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별들의 무대'에서 가장 빨리 기회 창출 10회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하지만 도움은 여전히 하나도 없다.

축구 통계 매체 '라이브 스코어'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이강인은 지난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기회 창출 10회를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라고 전했다.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모이는 별들의 전쟁에서도 이강인이 기회 창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것. 3라운드가 모두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도 그보다 많이 기회를 만들어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슈투트가르트의 엔조 미요만이 10회로 이강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 뒤로는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 플로리안 비르츠(레버쿠젠), 하피냐(바르셀로나), 리코 루이스(맨체스터 시티·이상 9회) 등 쟁쟁한 스타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지난 23일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과 2024-2025시즌 UCL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PSG는 안방에서 1-1로 비기며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로써 PSG는 1승 1무 1패로 승점 4점을 기록하게 됐다. 1차전에서 지로나(스페인)를 1-0으로 제압했으나 2차전에서 아스날(잉글랜드)에 0-2로 패했다.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PSG지만, 안방에서 승점 1점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이강인은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하며 이른바 '가짜 9번(펄스 나인)' 역할을 맡았다.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우스만 뎀벨레가 양 날개를 맡았고, 파비안 루이스-주앙 네베스-워렌 자이르에메리가 뒤를 받쳤다. 누노 멘데스-윌리안 파초-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미키가 수비진을 꾸렸고,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다.

최근 스트라이커 고민을 앓고 있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최전방에 내세우고 있다. 이강인은 리그 8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기대에 부응 중이다. 엔리케 감독은 PSV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강인은 최고 수준의 선수다. 득점과 도움 둘 다 올릴 수 있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PSV전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강인은 기회 창출 2회, 크로스 성공 1회, 슈팅 2회를 기록하긴 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기대했던 해결사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특히 전반 44분 골문 바로 앞에서 때린 슈팅이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힌 게 뼈아팠다. 완벽한 득점 기회를 놓친 이강인은 그대로 쓰러져 탄식했고, 후반 23분 마르코 아센시오과 교체되며 생각보다 빠르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강인이 침묵하자 PSG도 웃지 못했다. PSG는 전반 45분 노아 랑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10분 하키미의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만족해야 했다. 90분 동안 무려 슈팅 25개를 날렸으나 단 1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이강인은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프랑스 '레퀴프'는 신문 1면 헤드라인을 "가짜 9번의 진짜 실패"라고 적으며 이강인의 빅 찬스 미스 장면을 사진으로 실었다. 이강인에게 준 평점도 3점으로 경기에서 가장 낮았다. '풋 메르카토'는 "가짜 9번 역할을 맡은 그는 수비 압박에 어려움을 겪었고, 종종 골문에서 너무 멀었다. 기대한 만큼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라며 평점 3.5점을 매겼다.
다만 이강인으로서도 할 말은 있다. 그는 185분 동안 기회 창출 10회를 기록하며 동료들을 충분히 잘 도와주고 있다. 이를 바르콜라나 뎀벨레, 데지레 두에 등 동료들이 골로 연결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실제로 이강인은 아직 도움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PSG 전체를 통틀어도 득점나는 수비수 하키미가 유일하다. 지로나전 결승골도 상대 골키퍼 파울로 가사니가의 자책골이었다.

결국엔 이강인뿐만 아니라 PSG 선수들의 결정력이 살아나야 한다. 이강인이 아무리 가짜 9번 역할을 맡는다고 해도 전문 스트라이커가 아닌 만큼 그에게만 득점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강인의 다재다능함을 활용할 수 있는 동료의 지원이 필요하다. '유로 스포르트'의 지적대로 '진정한 골잡이'가 없는 만큼 다 같이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



일단 엔리케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아인트호벤전을 마친 뒤 "우리는 리그와 UCL에서 유럽을 통틀어 아주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팀 중 하나다. 이 길을 계속 가야 한다"라며 "부당한 이번 결과로 인해 비관론이 돌고 있지만, 난 침착하다. 계속 내 선수들을 믿는다. 이강인도 9번 역할에 적응해야 한다. 그 누구도 한 포지션에서만 뛰고 싶다고 말할 수 없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결단력, 태도에 만족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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