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의 전쟁’ 예고한 V-리그, 최태웅·석진욱·차상현·이숙자 해설위원의 새 시즌 전망
2024-10-19 12:21:40 (1달 전)
2024-25시즌 V-리그의 전초전이었던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남자부는 현대캐피탈, 여자부는 현대건설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24-25시즌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쿼터를 도입한 두 번째 시즌이다. 외국인 선수 활용도, 이적생들의 활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새 시즌을 앞두고 사령탑이 아닌 해설위원으로 V-리그를 맞이하는 KBSN 스포츠의 석진욱 해설위원과 SBS스포츠의 최태웅, 차상현 해설위원 그리고 지난 시즌 정관장 코치직을 맡은 뒤 다시 마이크를 잡은 KBSN 스포츠 이숙자 해설위원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해설위원으로서 V-리그를 앞둔 소감은?
최태웅 컵대회 해설을 하면서 긴장도 했는데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오프닝이 제일 어렵다. 너무 떨린다. 배구를 보면서 해설을 하는 것은 괜찮다(웃음).
차상현 재밌다. 감독으로서는 상대팀에 대한 분석만 했다면, 지금은 다른 팀들의 교체 선수들의 특성까지 디테일하게 보려고 한다. 나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된다. 또 해설을 할 때 팬 분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게끔 하려고 한다.
석진욱 긴장이 된다. 내게는 큰 도전이다. 작년에는 유럽을 혼자 다녀왔고, 지난 9월에도 일본 배구를 보고 왔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그 도전 자체가 점점 덜 무서워졌다. 해설위원도 어려운 직업이더라. 이번에도 한 시즌만 해낸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이숙자 팀에 있을 때와 달리 전체적으로 세세하게 살펴봐야 한다. 김연경 은퇴 경기에서 해설 복귀를 했을 때 감이 떨어졌나 생각도 했다. 컵대회를 치르면서 느낌을 다시 찾고 있다. 내가 가장 잘 보는 포지션이 세터다. 내 장점을 살리는 해설을 하겠다.
Q. 올 시즌 판도 어떻게 예상하나?
태웅 (남자부) 3강 4중을 예상한다. 3강은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의 엘리안이 한국 배구에 잘 적응한다면 일을 낼 것 같다. 컵대회 때는 몸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았다. 또 해외에서 빠른 볼을 때리는 외국인 선수들 중 국내 하이볼에 적응을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 적응 능력에 따라 한국전력의 순위가 달라질 것 같다. 세터 야마토도 좋다. 기본기가 잘 돼있고, 배구할 때 여유가 있다. 침착하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승점 1점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세트 득실률도 중요하다. 그리고 뎁스가 좋고, 확실한 에이스가 있는 팀이 유리하다. 지금으로서는 현대캐피탈이 그렇다.
진욱 (남자부) 대한항공은 조직력이 좋을 수밖에 없다. 변수가 있다면 세터들의 체력이다. 현대캐피탈은 공격력이 더 좋아졌다. 그래서 컵대회 우승을 했다. 두 팀의 전력이 가장 좋아보인다.
상현 (여자부) 올해 여자배구는 7중이다. 비시즌 연습경기를 거의 체크하면서 봤다. 컵대회 이전에는 현대건설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현대건설은 현대건설이다. 컵대회에서도 전력이 노출된 상황에서도 경기를 치르면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선수 구성원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팀을 끌고 갈 수 있다. 현대건설을 포함해 모든 팀들이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컵대회에서도 대부분 4, 5세트 접전이었다. 예측 못한 경기 양상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다. 1라운드부터 치열하게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숙자 (여자부) 이번에 여자배구는 강팀도, 약팀도 없는 것 같다. 한 명이 홀로 공격을 책임지기에는 어려운 시즌이 됐다. 대부분 외국인 선수 2명이 에이스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이 여전히 안정감을 보이고 있지만 상대팀들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Q. 2024-25시즌 기대되는 다크호스 팀은?
태웅 삼성화재다. 물론 컵대회에서 교체된 외국인 선수인 그로즈다노프를 보지 못했지만, 국내 선수들 조직력이 많이 좋아졌다. 스피드도 빨라졌다. 세터들도 안정이 돼가고 있다.
진욱 삼성화재다. 일본에서도 도레이 팀에 있으면서 삼성화재랑 연습경기를 하는 것을 봤다. 선수들 자세가 좋다. 열정이 느껴졌다. 눈빛도 달라진 것 같다. 이시몬 선수를 영입하면서 분위기도 바뀌었다. 늘 열심히 하고 긍정적인 선수다.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상현 GS칼텍스다. 강소휘, 고참 선수들이 빠지면서 팀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갖고 출발을 했는데 컵대회에서 와일러가 리시브를 잘 버텼고, 높은 블로킹으로 상대팀에 부담감을 주고 있다. 시즌 마지막까지 그 높이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유서연, 안혜진도 시즌 도중 부상에서 복귀하고, 웜업존 멤버들도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바는 확실한 해결사다.
숙자 다크호스라는 표현은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에 어울릴 것 같다. GS칼텍스는 FA 선수 이동이 있었지만 다른 컬러로 옷을 잘 입었다. 시즌 대비가 잘 된 모습이다. 페퍼는 자비치가 컵대회보다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Q. 대부분의 팀들이 OP, OH의 외국인 선수들을 선발했다. 리그 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나?
태웅 아무래도 아웃사이드 히터는 기본기, 리시브가 좋고 스피드가 있는 선수들을 선호했던 것 같다. 아포짓 선수들은 높이를 많이 본 것 같다. 아시아쿼터 선수 선발이 두 번째다. 국내 감독들은 취약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뽑았다면, 외국인 감독들은 에이스가 있는 자리에 넣을 선수들을 선발한 것 같다. 에이스가 흔들릴 때 보강할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를 뽑은 것 같다. 해외에서는 리그,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등 대회에도 참가하기 때문에 에이스들의 체력 안배를 한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들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상현 각 팀들이 아시아쿼터를 통해 부족한 자리를 채웠다. 지난 시즌에 비해 공격적으로 갈 것 같다. 높이도 높아졌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많은데 외국인 선수 2명이 얼마만큼 역할을 해주느냐 그리고 초반에 얼마만큼 승점 관리를 잘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Q. 컵대회 여자부 최대 이슈가 OH 부키리치였다. 정관장의 승부수, 어떻게 보나?
상현 정관장은 다양한 플랜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컵대회에서 보여준 1플랜부터 인상적이었다. 원투펀치가 강하다. 체력이 떨어졌을 대는 부키리치, 메가의 아포짓 공격력을 극대화할 것이고, 박혜민과 이선우, ‘서베로’까지 백업 멤버까지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백업 자원들이 풍부하다. 백업이 강한 팀이 올 시즌 뒷심을 발휘할 것이다.
숙자 OH로 변신한 부키리치는 합격점을 받았다. 메가만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더 높게 올라갈 팀이다. 상대의 바뀐 서브 공략에 맞서 어떻게 버티느냐도 관건이다. 두 외국인 선수와 염혜선의 호흡도 좋다. 이 또한 정관장의 강점으로 볼 수 있다.
Q. 새 시즌 가장 기대되는 케미가 있다면?
태웅 KB손해보험 황택의-황경민, 한국전력 야마토-신영석, 대한항공 한선수-김규민이다. 케미가 좋고 기대가 되는 세터와 공격수 조합이다.
진욱 대한항공 한선수-이준이다. 세터 능력도 좋고, 공격수의 스피드도 좋다. 이준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기량이 발전했다.
상현 팀을 옮긴 선수들이 주목된다. IBK기업은행의 이소영-천신통, 한국도로공사 이윤정-강소휘, 정관장 염혜선-표승주. 그리고 천신통과 이주아도 기대된다. 이주아의 이동공격이 더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숙자 정관장 메가와 부키리치가 아닐까. 메가가 지난 시즌과 같은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외국인 선수 2명의 공격력은 굉장히 위협적이다. MB 정호영-박은진 높이까지 좋기 때문에 두 외국인 선수의 활약까지 더해진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Q. 비디오 판독 횟수 증가, 중간랠리 비디오 판독 도입, 그린카드 도입 어떻게 보나?
진욱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변화를 주는 것은 좋다고 본다. 시도를 해보고 안 되면 다시 참고를 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 옛것에 얽매이지 않고 시도하는 것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상현 그린카드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을 것 같다. 경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심판분들도 좀 더 수월하게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가 좀 더 페어플레이 정신을 갖고 경기에 임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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