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전여친을 결국 만나고 왔어....
2017-12-10 06:16:57 (7년 전)
일단 전여친에 관한 고민글에 자기 일인듯 따스히 댓글 달아 주신 분들 너무너무너무 고마워...
내가 학원일에 바빠
전여친이 받고 싶어하는 애정, 관심을 못 주는 것에 대해
서운하다는 듯이 얘기를 했을때,
애들 수능이 코앞이라 더 실망시켜주고 싶지 않아서 이별을 고했었어.
그리고 저번주에
전여친으로 부터 전화가 왔었고, 보고싶다는 말과 함께 이번주 주말에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었어.
전화를 끊고 나니 전여친이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아
과연 취중에 잡은 약속을 기억할까 싶었었고, 더 불안하게도 오늘까지 연락이 한통 없길래
마음을 접고 그냥 약속장소에서 기다려야겠다 하고 집을 나섰어..
약속시간이 대충 6시 반 정도 였는데 6시에 도착을 했고,
기다림이 길어질 것을 마음에 둔 터라 집에서 챙겨온 핫팩 4개를 동시에 뜯고
긴장 탓인지, 날씨 탓인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정육점 냉동고에 온 기분으로 기다렸어.
약속 시간 6시 32분을 가리키는 핸드폰 시계를 보고
고개를 들었는데 전여친이 멀리서 걸어오드라.
근데 내가 생각했던 그 웃을 때 올라가는 입꼬리가 이쁜 표정이 아니라
완전 딱딱한 얼굴로 만나자마자
" 나왔네 오빠 ? 아는 곳으로 가자" 를 내뱉더라고..
그래서 이 프로 펨창은
이야! 오늘 연갤에서 동정 추천 많이 받겠다! 잉토 어디 걸어...야...하....지... ㅠㅠ 하면서
엇나갈 결말을 예감하며 속으로 울고 있었어
처음 만났을 때 여친이 나한테 구애했던 술집으로 갔고
마주보고 앉았는데 전여친이 생각보다 쎄게 나오더라고..
" 나 어제 느끼한거 먹었으니깐, 오뎅탕이랑 타다끼 먹자. 시킨다?" 이러면서
도저히 사귀었을때는 느낀적 없었던 센치한 분위기가 휘감더라..
아니 나 저녁도 안먹고 나와서 배고파 죽겠는데 매운거 시키드라고 ㅠㅠㅠㅠ
뭐
연애할 때는 소심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원래 내 성격이 상당히 소심의 극치여서 그렇기도하고,
내가 너무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다는 그런 미안함 때문에
아무말도 못하고 애꿎은 시계만 만지작 거리다가
"애들 수능은 어떻게 봤대?" 라는 물음에 물꼬가 틔어서
근황을 주고 받는 식으로 대화를 나눴어.
아니나 다를까 살좀 쪘네?라고 정곡을 찔렀고,
여친은 알바로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을 해서 그런지 더 이뻐진 모습을 보고
"너는 그대로네? 더 이뻐졌다" 라면서 떠보는 말을 던졌더니,
그제서야 단순한 우리 전여친은
"헿 뭐래"
하면서 웃음을 띄더라고.
그때부터 긴장감이 살짝 풀어져서 순조롭게 대화가 진행된거같아..
전여친이 지난 주에 전화한거는 전여친이 친구랑 술을 마시다가
내가 보고싶어서 연락을 했고,
약속 잡은거 기억 못하다가
술 취한 상태에서도 그 약속을 잊을 까봐
술집 휴지에 나랑 약속 잡았다고 적어서 주머니에 넣었던 걸
다음날 아침에 발견하고서야 기억한거래
그러고서
"아 약속을 왜잡았지..보기싫었는데.. 술이 문제지!"
하는 한마디에 진짜 끝났구나 예감이 확 오더라..
나는 잠깐 바람 쐬고 온다고 밖으로 나가서
정신을 좀 가다듬었어. 자꾸 전여친 페이스에 말리더라고..
곰곰히 생각하면서, 괜히 이도저도 아니게 갈팡질팡 하지말고. 제대로 갈피를 잡자고 마음먹고
자리에 돌아와서
솔직히 말했어..
솔직히 많이 생각났지만,
너무 바빴던 터라 연애를 이어갔다 해도 너한테 소홀 했을 거 같았다고.
근데
이별 통보가 너무 일방적이었던거 미안하고
빈자리가 너무 크다고
다시 만나고 싶다고!
조곤조곤, 전여친의 매서운 눈매를 피하면서 말을 이어나가면서 진심을 전달했어.
전여친이 내 눈을 좋아했던걸 기억하고
진짜 최대한 최대한 불쌍한 눈으로 흘끔 흘끔 쳐다보면서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 개찌질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전여친이 매듭을 짓더라고
잘 기억은 안나는데 기억나는것만 써볼겤ㅋㅋ
"주변에서 소개팅 받으라는거,
오빠가 수능만 끝나면 한가해져서 다시 연락 올거라고 둘러대면서 안받았어.
근데 개뿔이 연락도 안오더라고. 그래서 술먹고 친구들이랑 오빠 얘기 하다가 전화한거야."
미안하다고 연신 얘기했고. 논술때문에 또 바빴다고 오해를 풀었어.
이어서
" 친구들이 오빠한테 다른 여자 생긴거 아니냐고 하던데, 그런거 아니지?"
끄덕끄덕.
"다시 만나고 싶은거야??"
끄덕끄덕
"이야
내 인생에서 남자한테 매달려본게 오빠가 처음이었던거 알아??ㅋㅋㅋㅋㅋㅋ
처음 만났을때 내가 오빠한테 그렇게 매달렸었는데
이제는 오빠가 매달리고 있네 ㅋㅋㅋ"
하면서
보고싶었다고 다시 만나자고 했어
전여친이!!!!!!!!!!!!!!!!!!!!!!!!!!!!!!!!!!!!!!!!!!!!!!!!!!!!!!!!!!!!!!!!!!!!!!!!!!!!!!!
전여친도 막 얼음같았던 태도를 풀고
너무 보고싶었다고, 왜 연락이 없었냐고!
뭐 그렇게 잘났다고 잘난것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 사람 애태우냐고!
막 칭얼 대는데
그제서야 막 긴장이 풀어지더라 ㅠㅠㅠㅠ
으헤헤헤헤헤헿ㅎㅎㅎㅎㅎㅎㅎㅎㅎ헤헤헿헤헤ㅔㅔ헿헤헿ㅎ헤헿헤헤헤헤헤헤헤헤헿ㅎㅎ
하........
그래요 다시 해피엔딩이랍니다
예전처럼 사이가 돌아올지 말지는 좀 봐야할거같은데,
걱정 안하려고 ㅋㅋ 일단 최선을 다해야지 ㅋㅋㅋ!!
난 오늘 그냥 여친이랑 계속 있을라 했는데
내가 가르치던 학생한테 논술 문제 좀 풀어달라고 전화가 오더라고 ㅠㅠㅠ
씨... 내일이 시험인데다가
나한테 그 때 초콜렛이랑 쪽지준 학생이라서....
이거 안 가르쳐주고 넘어가다가는
자칫하면 한 애의 인생이 달라질수 있겠다는 생각에..
여친한테 집에 가봐야할거같다고
학생이 문제 가르쳐 달라 한다고 했더니
예전처럼
그 학생이 여자냐고 막 칭얼대던 모습을 보고
아 돌아왔구나... 너무 다행이다... 하면서 마음이 시큰하더라ㅠㅠ
연갤러들아!!!
생각나는 전여친 있으면 한번 연락 해보고
그게 받아들여 지던,
받아 들여지지 않던 한번 속마음 후련히 내뱉어보자!!
나는 전여친한테 연락이 온 경운데. 생각해보니깐 내가 전여친 전화를 많이 기다리고 있지 않았나 싶더라고..
혹시 몰라..
늦은밤
술을 빌어 한번 전화 해보자
너무너무너무 고마워 연갤러들아
- 공지 유머게시판 경험치 및 포인트 지급 안내 24-08-22 00:31:38
-
86737
분노는 6초 이내에 사그라든다
24-12-03 15:18:10
-
86736
빠니보틀의 진정한 광기
24-12-03 15:17:35
-
86735
벤츠 전기차 기술 수준
24-12-03 15:17:05
-
86734
방송하다 큰일 날 뻔한 강호동
24-12-03 15:16:32
-
86733
팬미팅 수익만 100억 넘는 남자 배우 ㄷㄷㄷㄷ
24-12-03 15:15:56
-
86732
시고르자브종개 성장기
24-12-03 15:15:24
-
86731
알페스 박멸 불가능 근황
24-12-03 15:14:51
-
86730
회사에 굉장한 신입이 들어옴
24-12-03 15:14:19
-
86729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24-12-03 15:13:46
-
86728
페미모임 닉네임 특징
24-12-03 15:13:08
-
86727
살아가면서 필요 없는 거
24-12-03 15:12:39
-
86726
유쾌 그 자체...성대 단톡방
24-12-03 15:11:40
-
86725
친환경 제설제를 살포하는 해군
24-12-03 15:11:08
-
86724
소개팅에 귀가 없는 분이 나왔어요
24-12-03 15:10:29
-
86723
훈바리와 쌍배미 사랑싸움 유출
24-12-03 15:09:51
-
86722
얼탱이없는 아따맘마 팬아트
24-12-03 15:09:15
-
86721
강에 빠진 사슴 구출
24-12-03 14:28:28
-
86720
영원히 줄지 않는 수프
24-12-03 14:27:48
-
86719
4년간 혼자서 유령선에서 산 남자
24-12-03 14:27:05
-
86718
내가 신었던 전투화는?
24-12-03 14:25:59
-
86717
95%가 겪는 살찌는 과정
24-12-03 14:25:13
-
86716
쌀쌀해질때 알아두면 좋은 팁
24-12-03 14:24:44
-
86715
전설의 당근마켓 맥주잔 거래
24-12-03 14:24:04
-
86714
호불호 갈리는 아침밥
24-12-03 14:23:02
-
86713
디즈니가 저작권 풀어준 이례적인 사례
24-12-03 14: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