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승우 父 이영재 씨가 전하는 11가지 이야기
2017-11-18 12:58:11 (7년 전)
http://v.sports.media.daum.net/v/20171118063236345
1. 저는 지금 승우가 전반전부터 뛰는 것 바라지 않아요”
현재 이승우에 대한 국내 축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 혹은 우려는, 이승우가 소속팀에서 계속해서 교체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승우 본인은 이번 인터뷰에서 이 문제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승우의 부친 이영재 씨 역시 이승우와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도리어 “지금은 승우가 전반전부터 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이다.
“저희가 여기에 8월 30일에 와서 이제 두 달 조금 지났습니다. 이 팀에 베로나가 2부 리그 시절에 합류했던 선수가 한 명 있는데요, 이 친구는 6개월 만에 1군 데뷔전을 치렀어요. 이 선수도 한 때는 맨시티 유망주였고 아르헨티나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는데도 6개월 만에 그것도 컵 경기에서 데뷔를 했거든요.
그런데 승우의 경우는 열아홉살에 이곳에 와서 한 달 만에 데뷔를 하고 벌써 네경기에 나섰습니다. 베로나는 아무래도 하위팀이다 보니 교체선수를 사용할 때도 아무래도 미드필더나 수비선수를 더 투입하는 경향도 있는 팀이고요. 그런 측면들을 보면 지금 잘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측면이죠.
또 사실 지금 저는 승우가 전반전부터 뛰는 것은 바라지 않아요. 승우는 6월부터 8월 말까지 거의 운동량이 없었어요. 지난 여름에 바르셀로나에 잔류하느냐 이적하느냐를 놓고 시간을 보내느라 프리시즌도 제대로 소화를 하지 못한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곳에 와서 경기력을 많이 올리고 있는 상황이고요.”
2. “승우의 문제는 피지컬이 아닙니다.”
이영재 씨는 한국의 많은 팬들, 또 언론에서 이승우의 문제로 ‘피지컬’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런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승우가 투입이 안 되는 경우에 피지컬이 약해서 그렇다는 지적을 많이 하시는데, 실제로 이곳에서 겪고 느끼기에 그런 부분이 문제가 아니거든요. 사실 이곳에서 감독님이나 팀 분위기, 또 다른 선수들의 경우를 볼 때 승우가 기회를 못 받고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저번에 인터 밀란하고 경기할 때도 보니까 일본 수비수 나가토모를 보면 승우보다도 더 작아요. 그 선수들이 피지컬이 강해서 세리에A에서 살아남고 잘 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인터 밀란 뿐만 아니라 세리에A를 보면 어느 팀에나 작은 선수들이 꼭 하나씩 있어요. 삼프도리아도 마찬가지고요. 토리노도 그렇고. 인시녜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선수들이 피지컬이 강해서 잘하는 게 아니란 말이죠.
이탈리아에서는 스물다섯살까지도 젊은 선수, 유망주라고 봐요. 그럼 여기 사람들의 눈에 승우는 아직 중학생처럼 보이죠. 키에보 같은 팀에는 수비수들이 38세, 35세 이렇기도 하고요. 그런 팀들이 태반인데요.
지금 여기서 가만히 지켜보면 승우에 대한 기사 열 개 중에 여덟아홉개는 ‘피지컬이 문제’라고 나와요. 그런 걸 보면 안타깝죠. 이 팀이 수비적인 팀이니까, 승우가 키가 작으니까 피지컬이 약해서 감독이 안 쓰겠구나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 이곳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옆에서 지켜보는 제 생각에 승우에게 필요한 것은 ‘피지컬’이 아니라 ‘경기체력’을 끌어올리는 것, 그리고 경험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승우도 쉬는 날인데도 운동을 하면서 경기체력을 끌어올렸고요. 그런 부분에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3. “승우는 25살이 아닌 19살, 22~23살에 진정한 모습이 나올 것.”
이날 이승우 부자와 인터뷰를 하는 도중 가장 모두가 공감했던 부분은 이승우는 아직 19세인데도 불구하고 팬들은 그를 25세의 선수처럼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영재 씨 역시 그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승우는 아직 열아홉살이고, 열아홉살이면 한국에서 대학교 1학년 생이거든요. 대학교 1학년 생이 세리에A에서 뛰고 있는 것 자체가 저는 참 장하고 뿌듯한데 일부 팬분들 중에는 이미 승우를 통해서 스물다섯의 절정의 기량에 있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런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런 팬분들의 관심이 참 감사하지만 가끔은 조금은 여유를 갖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5. “승우에게 한 번도 ‘하지 마라’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승우는 그동안 어린 나이부터 개성이 강하고 당당한 모습 때문에, 그런 부분이 한국 사회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던 적도 있었다. 아버지로서,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깝지는 않았을까.
“물론 그런 부분도 있었죠.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승우한테 축구에 대해서는 한 번도 ‘하지 마라’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는 바르셀로나에 처음 왔을 때, 그곳 선수들은 자기가 경기 중에 기분이 나쁘면 그걸 표현을 하거든요.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하지 말라라는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하지 마라라는 말을 자꾸 하면 아이가 바보가 되더라고요.
더군다나 이곳은 유럽이잖아요. 이곳에서는 자기 생각을 표출할 땐 표출을 해야 돼요. 그걸 자기 혼자 끌어안고 이겨내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차라리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안 주는 선에서 자기 스트레스를 푸는 표현은 해라 그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6. 직접 보면 다르다.”
이승우와의 인터뷰 도중,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이승우가 그동안 방송에서, 기사에서 접했던 모습과 대단히 다르다는 것이었다. 기자만의 느낌이었을까? 혹은 인터뷰중이라 그랬던 것일까?
“승우를 만나는 모든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건 지금까지 승우를 만났던 모든 기자들, 지인들 다 마찬가지에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승우가 경기 중에 자기 감정을 표출하는 부분들 때문에 승우를 그렇게 인식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요.
최근에는 또 자기가 성숙한 부분도 있고 자제하는 부분도 있고. 두가지가 서로 반반인 것 같아요. 사실 승우가 열여섯살 때 이럴 때 인터뷰하는 걸 옆에서 보고 있으면 겁이 날 때도 있었거든요. 이래도 되나 싶기도 했고.(웃음) 근데 이제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습니다.”
7. “자숙하고 반성한 큰 아들, 서형욱 해설위원에게 고마운 마음”
이승우의 친형 이승준 에이전트 역시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홍역을 치른 적이 있었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이 쓴 칼럼을 읽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던 글이 화근이었다. 이영재 씨는 그 일에 대해서도, 또 그 일 이후로 따라왔던 팬들의 반응도 모두 다 알고 있었다.
“서형욱 해설위원과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아마 승준이가 제 마음과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 같아요.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여기에서 벌어지는 현장 상황과는 전혀 상관 없는 기사들이 자꾸 나오는 걸 형으로서 계속 본 거죠. 승준이는 승우에 대한 기사는 다 보니까요. 그러다보니 형으로서 욱하는 마음에 그런 방법으로 대응을 했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은 승준이가 잘못했죠. 대응을 하려면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서 반박을 했다면 형으로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때는 욱하는 심정에 반응을 하다보니까 누가 봐도 형이 잘못한 게 맞죠. 사람들로부터 ‘이러다 형이 동생 앞길 막겠다’ 소리가 나올 만도 하죠.
그래서 제가 그 다음날 승준이에게 자숙을 하라고 했어요. ‘너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그 후에 승준이가 SNS를 할 때나 승우에 대한 일을 도울 때나 보면 많이 조심스러워졌어요. 또 성숙해졌고요.
그래서 저는 아직 서형욱 해설위원과 만나본 적은 없지만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 일 덕분에 승준이가 많이 배웠고 또 반성했거든요. 제가 늘 인터넷 조심하라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도 못 고치던 아이가 그 일 이후로 싹 고쳤으니까. 전 참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 언제 차라도 한 잔 사고 싶습니다.”
11. 아들에게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들 이승우의 성장을 바로 옆에서 늘 지켜보고 있는 아버지로서 바라는 아들의 모습에 대해 물었다. 그의 답변은 간단명료하고도 명쾌했다.
“저는 바라는 것 없어요. 아무 것도요. 사실 저는 축구선수 학부모로서 너무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요. 아들 덕분에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등 유럽팀들의 축구관계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도 구상해보고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너무나 즐거운 일이에요.
또 스페인 이태리 벨기에 잉글랜드 독일 프랑스등 유럽 15개국을 다녀봤다. 축구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세계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승우 엄마 승우형도 마찬가지고요. 가족들은 행복합니다. 더이상 무엇을 바란다면 아빠인 내가 잘못된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요.
오히려 저는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승우가 지금 19살이잖아요. 7살부터 13살까지 저와 아내는 6년 동안 생일에 미역국도 제대로 한 번 못 챙겨줬어요. 겨울마다 동계훈련을 가니까요. 이 아이는 7살 때부터 이미 자기 생일도 안 챙기고 동계훈련 가는 정신력이 있었어요.
어쩌면 그런 부분들 때문에 제가 ‘피지컬’에 대한 지적에 대해 민감한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얘가 키가 안 큰 것은 어떻게 보면 부모의 탓이거든요. 얘가 13살에서 16살에 라마시아에서 혼자 지낼 때, 혼자서 유럽의 체격 좋은 아이들하고 경쟁하느라고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겠어요. 그 시기가 13살부터 16살까지가 사실 아이들이 가장 성장할 시기인데 그 시기를 잘 챙겨주지 못한 게 늘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바라는 것이 꼭 한가지는 있습니다. 승우가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본인이 축구를 즐겼으면 좋겠다. 아빠 엄마 형 생각하지 말고 본인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저는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참 좋은 분이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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