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의 화력 시위
2025-01-25 14:53:04 (3일 전)
필라델피아가 클리블랜드와의 홈 경기를 멋진 재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이번 시즌에 치른 모든 경기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화력이 구현되었던 밤이다(본인 기준). 덕분에 시즌 맞대결 시리즈 스윕패 위기도 모면했다. 정신 승리 포인트도 눈에 띈다. 동부컨퍼런스 no.1 우승 후보, 심지어 역대 최고 수준 화력이 탑재된 집단을 득점 쟁탈전으로 때려잡았으니 말이다. 클리블랜드는 복수할 기회가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즌 맞대결 시리즈가 끝나 버렸다(2연승 후 최종전 패배). 상대가 플레이오프에 기적적으로 진출해 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필라델피아는 현재 동부컨퍼런스 플레이-인 토너먼트 진출권 밖인 11위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 시즌이 마감되면 '199연패 후 1승 -> 필라델피아 자체 우승'과 같은 기묘한 시나리오가 성립된다.
포틀랜드, 멤피스는 각각 샬럿, 뉴올리언스 상대로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앤퍼니 사이먼스, 루크 케나드 등이 돋보이는 활약을 선보였다.
필라델피아 76ers(16승 27패) 132-129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36승 8패)
필라델피아
타이리스 맥시 29득점 7어시스트 3PM 4개
폴 조지 30득점 5리바운드 3PM 6개
켈리 우브레 주니어 22득점 13리바운드 3스틸
클리블랜드
도노반 미첼 37득점 7어시스트 3스틸 3PM 7개
타이 제롬 33득점 3PM 8개
대리어스 갈린드 26득점 7어시스트 3PM 4개
1쿼터 : 39-33
2쿼터 : 25-34
3쿼터 : 34-29
4쿼터 : 34-33
필라델피아가 클리블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불꽃 튀는 화력전 끝에 최종 3점차 재역전승 기쁨을 누렸다. *¹2016-17시즌 이후 첫 맞대결 시리즈 스윕패 위기를 극복했으니 더욱 값진 성과다. 또한, 동부컨퍼런스 no.1 우승 후보 상대로 *²7연패 사슬까지 끊었다. 분위기 반등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클리블랜드는 시즌 두 번째 연패 수렁에 빠졌다. 에반 모블리(오른쪽 종아리), 캐리스 르버트(오른쪽 손목), 아이작 오코로(오른쪽 어깨), 딘 웨이드(인-게임 오른쪽 무릎 통증 재발) 부상 이탈 악재를 고려하더라도 너무 많은 실점이 발생했다. 여기에 필라델피아의 경우 MVP 출신 센터 조엘 엠비드(왼발), 케일럽 마틴(오른쪽 사타구니), 안드레 드러먼드(발가락), 카일 라우리(엉덩이), KJ 마틴(왼발), 제러드 맥케인(왼쪽 무릎)이 코트를 비웠다. 부상 변수 핑계는 접어 두자.
승부는 앞서 언급했듯이 업 템포 기반 득점 쟁탈전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프로필만 놓고 보면 원정팀에게 유리했던 흐름이다. 두 팀 시즌 오늘 일정 전까지 공격 지표를 간략하게 둘러보면 각각 클리블랜드 100번의 공격 기회에서 득점 기대치인 오펜시브 레이팅(ORtg) 수치 120.9, TS% 61.4% 양쪽 모두 리그 전체 1위, 필라델피아 ORtg 109.7 24위, TS% 56.0% 23위. 누가 봐도 화력전은 클리블랜드의 전문 분야다. 오늘 밤 실전 코트에서도 본인 시즌 평균을 훌쩍 넘어선 3점슛 25개 포함 129득점, ORtg 127.7, TS% 65.6% 적립이 이루어졌다(3PM 시즌 단일 경기 최다 수치). 공격 코트 생산력이 변수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단, 실점 억제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너졌다. 홈팀이 자체 기준 시즌 단일 경기 가장 높은 수치인 ORtg 132.0(!)을 기록했다! 특히 백코트 에이스 타이리스 맥시가 1쿼터부터 14득점(FG 5/8, FT 1/1), 4어시스트(1실책), 총 26점 생산 퍼포먼스로 원정팀 수비 코트에 불을 질렀다. 올스타 포워드 폴 조지의 화려한 부활도 눈에 띈다. 전반전 당시 잦은 실책을 범하며 고개 숙였던 반면, 3쿼터 들어 3점슛 4개 포함 14득점(FG 5/7)을 적립해 냈다. 코트 주도권을 단숨에 아군 쪽으로 끌어당겼다는 평가다. 클리블랜드와의 맞대결 교전 수칙인 윙 포지션 경쟁력 우위도 재역전승 밑바탕에 깔렸다. PG-13은 물론, 터프가이들인 켈리 우브레 주니어, 저스틴 에드워즈, *³거숀 야부셀레 역시 모블리, 웨이드가 사라진 상대 윙+4번 성향 빅맨 로테이션을 압도했다. 느리고 굼뜬 조지 니앙, 아직 상위 리그 적응이 덜 끝난 신인 제일런 타이슨,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맥스 스트루스 등 클리블랜드 부상자 대체 자원들이 홈팀 터프가이들의 공세를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담으로 필라델피아는 구단 역대 세 번째 야투 성공률 50.0%, 3점슛 성공 50.0% 이상 경기를 연출했다.
원정팀은 늘 그래왔듯이 가드 포지션 전사들의 분전에 기대어 화력전 균형을 맞췄다. 승패와 별개로 백코트 삼총사 도노반 미첼, 대리어스 갈린드, 타이 제롬의 3점슛 19개(!) 포함 무려 96득점(FG 33/58, FT 11/14) 합작 분전이 반짝반짝 빛났다. 제롬은 식스맨 본연의 역할에 집중했던 게임 체인저다(game changer). 놀랍게도 3점슛 시도 8개 모두 적중시켰다! NBA 역사상 단일 경기 3점슛 성공 8개, 성공률 100% 경험 식스맨은 샘 퍼킨스, 제롬 2명밖에 없다. *⁴커리어 단일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은 왼쪽 가슴에 추가했던 훈장이다.
*¹ 클리블랜드 시즌 맞대결 1차전(홈) 8점차, 2차전(원정) 27점차 패배, 오늘 3차전(홈) 3점차 승리
*² 필라델피아는 무제한 탱킹 끝자락 시절이던 2017년 10월(11연패) 이후 첫 8연패 위기를 모면했다.
*³ 거숀 야부셀레는 부상 결장한 조엘 엠비드, 안드레 드러먼드 대신 선발 출전했다. 5번 포지션 배치와 별개로 플레이 성향 자체는 현대 농구 4번에 적합하다(+제한적인 스몰라인업 5번 역할 소화).
*⁴ 타이 제롬은 3쿼터 종료 버저비터 3점슛까지 터트렸다.
두 팀 시즌 -> 오늘 맞대결 공격 지표 변화
PHI : ORtg 109.7(24위), TS% 56.0%(23위) -> ORtg 132.0 TS% 66.7%
CLE : ORtg 120.9(1위), TS% 61.4%(1위) -> ORtg 127.7 TS% 65.6%
*( )안은 리그 전체 순위. 필라델피아가 오늘 밤에 기록한 ORtg은 시즌 모든 경기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자체 기준).
*ORtg : 100번의 공격 기회에서 득점 기대치
*TS% : True Shooting%. 3점슛, 자유투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성 지표다.
필라델피아 구단 역대 FG 50.0%, 3P 50.0%, 3PM 20개 이상 적립 경기
2022.4.6. vs IND(A) : FG 54.0% 3P 57.5% 3PM 23개
2024.4.1. vs TOR(A) : FG 59.0% 3P 55.8% 3PM 24개
2025.1.25. vs CLE(H) : FG 50.06 3P 53.8% 3PM 23개
타이 제롬의 커리어 나이트
2025.1.25. vs PHI(A) : 33득점 FG 78.6% 3P 8/8 FT 3/4
2024.11.21. vs NOP(H) : 29득점 FG 52.6% 3P 7/12 FT 2/2
역대 단일 경기 3PM 8개 이상, 성공률 100% 기록 식스맨
샘 퍼킨스(1997.1.16. vs TOR) : 26득점 3P 8/8 FT 2/2
타이 제롬(2025.1.25. vs CLE) : 33득점 3P 8/8 2P 3/6 FT 3/4
*퍼킨스는 해당 경기에서 2점슛을 시도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는 3쿼터 여세를 몰아 4쿼터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클로징 쿼터 중후반 약 2분 30초 동안 진행된 13-0 런(RUN)이 원정팀 수비 심장부에 내리꽂혔다. 베테랑 샷건 슈터 에릭 고든과 조지의 릴레이 3점포, KOJ의 허슬 플레이 기반 속공 득점을 묶어 7점차까지 앞서나갔다. 클리블랜드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¹마침 홈팀이 나사 빠진 연속 실책을 범해준 덕분에 희망의 끈이 이어졌다.
단, 커리어 하이 퍼포먼스를 즐기던 제롬이 하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경기 종료 41.0초 전 자유투 실패는 그렇다손 치러라도, *¹종료 9.1초 전에 범한 언포스드 인바운드 패스 실책은 수습할 방법이 없었다. 관중석으로 향한 패스 홈런을 날렸다! 미첼 등 동료들도 인바운드 패스 접수에 필요한 오픈 공간을 선점하지 못했던 만큼 책임 소재 추궁에서 자유롭지 않다. *²필라델피아는 맥시와 에드워즈의 상대 고의 파울 작전 기반 자유투 득점을 통해 승리 안정권으로 달아났다.
*¹ 클리블랜드는 경기 종료 9.1초 전 인바운드 패스 설계 과정에서 작전 타임 2개를 갈아 넣었다.
*² 도노반 미첼이 경기 종료 3.1초 전에 추격 3점포를 터트렸지만, 대세는 변하지 않았다(129-131). 이미 아군 작전 타임이 소진된 상황이었던 탓이다(경기 종료 버저와 함께 시도한 림 기준 39피트 거리 동점 3점슛 시도 실패).
두 팀 4쿼터 막판 공방전 정리
쿼터 2분 38초 : 야부셀레 ORB -> 스트루스 스틸
쿼터 2분 13초 : KOJ 공격자 파울 실책 -> 6파울 아웃
쿼터 2분 3초 : 미첼 패스 실책&에드워즈 스틸 -> 자유투 득점(125-117)
쿼터 1분 41초 : 미첼 추격 자유투 득점(125-119)
쿼터 1분 26초 : 조지 반격 골 밑 득점, 야부셀레 AST(127-119)
쿼터 1분 14초 : 갈린드 추격 3점슛, 미첼 AST(127-122)
쿼터 41.0초 : 제롬 자유투 1개 실패(127-123)
쿼터 12.0초 : 제롬 추격 3점슛, 미첼 AST(127-126)
쿼터 9.1초 : 맥시 반격 자유투 득점(129-126)
쿼터 9.1초 : CLE 연속 작전 타임 -> 제롬 게임 엔딩 인바운드 패스 실책
쿼터 7.1초 : 맥시 쐐기 자유투 득점(131-126)
두 팀 주전 득점력 비교
PHI(37.6분) : 108득점 FG 49.3% 3P 17/22 FT 17/19 코트 마진 +6.4점
CLE(29.4분) : 79득점 FG 46.8% 3P 13/32 FT 8/12 코트 마진 –0.6점
*클리블랜드 핵심 하이브리드 빅맨 에반 모블리 부상 결장+윙 포워드 딘 웨이드 인-게임 부상 이탈. 사이즈 열세와 연동된 수비 코트 경쟁력 저하에 시달렸던 이유다.
[출처] [오늘의 NBA] (1/25) 필라델피아의 화력 시위|작성자 염용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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