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감독 '실험적 캠프' 예고, "대수비 자원은 수비만, 대타 자원은 타격만 훈련
2025-01-11 11:35:07 (2일 전)
이호준(49)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NC 다이노스. 신임 사령탑이 구상한 '스페셜리스트 육성'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NC는 10일 "오는 25일부터 창원 NC파크에서 CAMP 2(NC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30일 출국, 미국 투손과 대만 타이난 등 해외에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에는 이 감독 및 10명의 코칭스태프와 38명의 선수가 참여한다. 1월 25일부터 3월 5일까지 40일간 진행되며,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20박, 대만 타이난에서 12박 일정을 보낸 뒤 귀국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훈련 위주로, 대만에서는 대만프로야구(CPBL) 소속 6개 팀과 평가전 중심으로 진행한다.
이호준 감독은 "우리의 2025시즌은 CAMP 1(마무리캠프)부터 이미 시작됐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임을 기억하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CAMP 2 기간 동안 부상 없이 좋은 성과를 가지고 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올해 스프링캠프는 지난해 10월 부임한 이호준 감독이 지휘하는 첫 캠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작년 마무리훈련(CAMP 1)에도 참여했지만, 당시에는 캠프 중 구단과 계약했고, 국가대표로 차출된 김주원과 김휘집, 김형준도 없었다. 사실상 모든 선수들을 파악할 첫 기회인 것이다.
그런데 이 감독은 캠프 출국을 앞두고 고참 선수들을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왜일까. 그는 최근 취재진과 만나 "고참과 안 맞는 훈련이라 가서 따로 훈련시킬 생각이다"며 "(고참들에게) '신경 안 쓸 테니 너희 루틴대로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면 '젊은 선수들은 어떻게 훈련하나요'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는 농담도 던졌다.
이 감독은 이윽고 이번 캠프 운영 계획을 밝히면서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갈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김)한별이 같은 경우는 대수비 백업으로 쓰겠다고 했다. 그러면 타격훈련 없이 오전, 오후 모두 수비훈련이다. (김)범준이나 한재환 등은 오전에 단체 수비훈련을 제외하면 오전, 오후, 야간 전부 방망이만 치게 할 것이다"고 밝혔다.
왜 이런 방식을 택한 걸까. 이 감독은 "20일 가는 (미국)캠프 기간 동안 타격이나 수비, 주루 40분씩만 해서 뭘 건져가겠나. 그건 말도 안된다"며 "하나라도 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 시절) 경기에 나가면 도루 사인도 안 나는데, 이 훈련을 왜 해야 할까 싶었다"며 자신의 경험담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LG 트윈스 코치 시절 지도한 신민재를 언급했다. 그는 "신민재는 대주자 아니었나. 주루(훈련)에 비중을 두긴 했다"면서도 "그런데 야간에 나와서 방망이를 엄청나게 치더라"고 했다. 이어 "무언가 대한민국에서 탑인 선수를 보유하고 싶다. 그러다 타격 능력까지 가지면 민재처럼 주전을 차지한다"고 했다.
이런 훈련 방식은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 연수 시절 배워온 것이다. 이 감독은 "일본에는 평상시 시즌 중에도 필요한 선수들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미친 듯이 채운다. 될 때까지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동안 선수가 성장하는 걸 봤다. 자신감 얻으면서 엄청 올라가더라. 한국 같으면 방망이 수비 주루 준비하고 게임 들어가고 훈련 끝날 텐데..."라는 말도 덧붙였다.
다만 이미 주전으로 올라온 선수들은 예외다. 이 감독은 "(고참들이 들어오면) 분위기가 안 만들어진다. 손아섭 선수한테 종일 수비만 시킬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그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자기 루틴대로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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