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코글루 "양민혁, 수준 차이 나는 리그에서 왔다" 발언...손흥민+양민혁 토트넘 韓

2025-01-05 23:44:53 (4일 전)

양민혁은 앞으로 토트넘에서 어떻게 활용될까. 안타깝게도 당분간은 데뷔전을 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토트넘은 4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경기에서 1대2로 패배했다. 이번 패배로 토트넘은 12위로 추락했다.

한국에 있는 팬들은 뉴캐슬전을 앞두고 양민혁이 혹시나 출전할 수 있을까 기대했다. 토트넘이 부상자가 너무 많아서 당장 1

1군 선수로 벤치를 채우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벤치에 유소년 선수들도 앉혀야 하는 상황에서 이미 성인 무대에서는 검증이 된 양민혁이 이름을 올릴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3일 진행된 뉴캐슬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의 출전 계획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서는 현실적인 계획은 없다. 양민혁이 적응할 수 있도록 그냥 두자"며 아직까지는 출전시킬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민혁의 토트넘 데뷔가 늦어진다는 점은 아쉽지만 예상 가능한 답변이었다. 양민혁은 2024시즌에 처음으로 데뷔해 프로 첫 시즌을 마무리한 지 2달도 지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짧게 휴식을 취하고 토트넘의 조기 합류 요청에 곧바로 영국으로 넘어갔다.

영국으로 가서도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할 준비를 하기 위해서 훈련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양민혁은 선수 등록 기간 전에 토트넘에 합류했기 때문에 곧바로 1군 훈련은 불가능했다. 아직 토트넘 1군 선수들과 호흡도 제대로 맞춰보지 못한 상황일텐데 빠른 출전은 어려웠다.

이어서 나온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이후 발언은 다소 걱정스러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은 아직 매우 어리다. 그는 여기서 직면하게 될 경쟁 수준과 전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을 가진 정 반대편의 세계에서 왔다. 우리는 양민혁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K리그와 EPL은 당연히 수준 차이가 있는 무대지만 양민혁은 K리그에서 첫 시즌에 12골 6도움을 기록한 역대급 초신성이다. 리그 최고 유망주를 넘어서 베스트 일레븐까지도 뽑혔으며 리그 MVP 경쟁까지 했던 선수다. 2006년생으로 아직 성장이 필요한 나이지만 보여준 실력을 감안하면 당장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할 수 있는 선수는 절대 아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으로 인해 양민혁이 1군에서 오랫동안 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기는 게 사실이다. 양민혁이 토트넘에 도착한 후 영국 디 애슬래틱에서는 양민혁이 곧바로 1군에서 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었다.

당시 매체는 양민혁은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따라서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1군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치 그레이나 루카스 베리발 같은 선수들보다는 토트넘 유소년 아카데미팀에 가까울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토트넘이 양민혁 영입을 위해 지불했던 이적료를 고려하면 유소년 팀에서 뛰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토트넘이 양민혁을 데려오기 위해서 강원FC에 지불한 이적료는 약 400만 유로(약 60억 원)로 알려졌다.

400만 유로라는 가격만 봤을 때는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가 6500만 유로(약 985억 원)에 달하는 토트넘한테는 큰 돈은 아니다. 하지만 토트넘 유소년 팀에서 뛰게 할 선수에게 400만 유로나 투자하는 팀이 아니다.

양민혁과 비슷한 나이대인 아치 그레이와 루카스 베리발도 프리시즌을 거쳐서 1군에서 기용되고 있는 중이다. 토트넘에서 엄청난 기대를 받으면서 성장하고 있는 마이키 무어 역시 이번 시즌에는 주로 1군에서만 경기를 뛰고 있다. K리그1가 EPL만큼 대단한 무대가 아니지만, 토트넘도 양민혁처럼 리그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준 선수를 유소년 팀에서 기용하려고 영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양민혁이 얼마나 빠르게 토트넘에 적응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요구하는 축구를 잘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할 전망이다. 토트넘은 여전히 공격진에서 제몫을 해주는 선수가 많지 않다.

좌측 윙포워드 주전인 손흥민과 우측 윙포워드 주전인 브레넌 존슨의 백업이 마땅치 않다. 야심차게 영입한 윌손 오도베르는 시즌 막판에야 돌아올 것으로 보이며 무어는 컵대회에서 잠시 반짝한 뒤에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티모 베르너는 임대가 해지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경기력이 심각하다. 양민혁이 선발로는 나오지 못하더라도, 교체로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충분하다.

양민혁은 토트넘으로 향하기 전에 주전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얼른 가서 나의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경기를 뛰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다"고 말한 뒤 "지금 한 80~90%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준비는 다 됐다고 생각한다"며 곧바로 1군 경기를 뛰어도 문제가 없는 몸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양민혁의 영국, EPL, 토트넘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후 "우리는 단지 양민혁을 일찍 정착시키고 그에게 정착할 기회를 주려고 노력할 뿐이다. 실제 계획은 없다. 양민혁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정착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