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각형 팀을 찾아서’ 下 - 여자부 전반기 리뷰 [발리볼 비키니]
2025-01-04 11:44:13 (19일 전)
언젠가부터 ‘육각형 인간’이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보통 △외모 △성격 △학력 △자산 △직업 △집안 등 여섯 가지를 갖춘 사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발리볼 비키니’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맞아 △서브 리시브 △세트 △공격 △블로킹 △디그 △서브 등 여섯 가지 기준으로 ‘육각형 팀’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이후 등장할 그래프에 사용한 기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 서브 리시브 = 리시브 효율
• 세트 =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1명인) 러닝 세트 비율
• 공격 = 공격 효율
• 블로킹 = 상대 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블로킹 득점으로 연결한 비율
• 디그 = 상대 범실과 우리 팀 블로킹을 제외하고 상대 공격 시도를 디그로 연결한 비율
• 서브 = 상대 팀 리시브 효율
아, 모든 기록은 당연히 프로배구 2024~2025 V리그 전반기 종료 시점 기준입니다.
그리고 리그 평균을 0점으로 놓고 각 팀이 얼마나 잘하고 못했는지 ‘표준 점수’로 바꿔 그래프를 그렸습니다.
남자부(https://bit.ly/4a5k50t)에 이어 여자부고 전반기 성적 역순으로 그래프를 하나씩 확인해 보겠습니다.
GS칼텍스(승점 6·1승 17패)는, 시즌 개막 전 예상처럼, 문자 그대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
그나마 블로킹과 서브에서 각 4위를 한 게 위안거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 뚜이(24)로 아시아쿼터 선수를 교체한 게 효과가 있을지는 시간만이 답을 알 것.
일반적으로 좋은 미들 블로커는 ‘생크림 케이크 위에 얹는 체리’(성민규 전 프로야구 롯데 단장)에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역시나 총체적 난국.
한국도로공사(승점 15·5승 13패)는 한국 프로배구 감독들 18번인 ‘리시브 타령’이 얼마나 공염불인지 증명하는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전혀’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리시브 걱정이 없는 팀이지만 이번 시즌 전반기 내내 상위권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리시브가 좋다고 공격 효율이 반드시 올라가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고무적인 건 다시 돌아온 타나차(25·태국)가 팀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것.
다만 블로킹을 강화하지 못하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페퍼저축은행(승점 19·6승 12패)은 전반기에 이미 창단(2021년) 후 최다승을 거뒀습니다.
후반기에도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면 시즌 개막 전 공약했던 두 자릿수 승수 달성도 가능한 상황.
페퍼저축은행이 이 목표 이상을 노린다면 서브를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시즌 전반기 리그 평균 리시브 효율은 29.2%였습니다.
그런데 페퍼저축은행 선수들 서브 때는 이 기록이 35.7%까지 올라갑니다.
IBK기업은행(승점 31·11승 7패)은 5위 페퍼저축은행에 승점 12 앞선 상태로 전반기를 마쳤습니다.
IBK기업은행은 전반기에 디그가 가능한 상대 공격 가운데 52.2%를 건져내는 수비력을 자랑했습니다.
선수 시절 ‘영원한 리베로’로 통했던 여오현(47) 코치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공격 과정에서 빅토리아(25·우크라이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입니다.
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40.9%를 책임진 빅토리아의 공격 효율이 0.225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팀 전체 공격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남자부에 현대캐피탈이 있다면 여자부에는 정관장(승점 34·12승 6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팀 모두 다른 기록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도 공격, 블로킹, 서브를 무기로 연승을 이어가며 전반기를 마감했습니다.
특히 세터 염혜선 서브 차례(34) 그러니까 메가(26·인도네시아), 부키리치(26·세르비아)가 모두 전위에 서는 로테이션 순번 때는 문자 그대로 ‘극강’입니다.
다만 가운데 공격을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한 상황.
또 여자부는 남자부보다 랠리가 길기 때문에 수비력 보완도 필요합니다.
현대건설(승점 41·13승 5패)은 서브를 빼면 큰 문제가 없는 전력을 선보였습니다.
그 바람에 최고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높이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
서브가 좋다는 건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다는 뜻이고 리시브를 흔드는 목적 가운데 하나가 ‘블로킹 덫’을 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대건설은 세트당 블로킹 득점(2.543점)은 2위지만 상대가 공격을 많이 시도했기 때문에 이 숫자가 늘어났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다만 3위 정관장보다는 선두 흥국생명과 더 가깝기에 갑자기 서브 전술을 흔드는 것도 꼭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흥국생명(승점 43·14승 3패)은 한국 프로배구 감독들 18번인 ‘리시브 타령’이 얼마나 공염불인지 증명하는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2).
리시브가 흔들린 상황에서도 세터가 ‘기어’를 잘 바꿔주면 공격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전 세터가 이고은(30)으로 바뀌면서 흥국생명은 훨씬 ‘팀’에 더 가까운 팀이 됐습니다.
그 덕에 ‘배구 여제’ 김연경(37)의 ‘라스트 댄스’도 점점 우승 트로피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그래프는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마테이코(27·폴란드)가 아니라 투트쿠(26·튀르키예)와 함께 그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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