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R 10순위 모의 지명도 해봤다"... 키움 '조상우 트레이드' 손익계산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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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3 18:24:24 (11시간 전)
2024시즌 우승팀 KIA 타이거즈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국가대표 마무리 조상우(30)와 내년 열릴 2026 KBO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두 장이 걸린 트레이드. 그러면서 자연스레 내년 신인드래프트 유망주 수준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KIA는 지난 19일 "202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 그리고 현금 10억 원을 키움에 보내고 투수 조상우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KIA의 목적은 명확하다. 조상우 영입으로 LG 트윈스로 떠난 필승조 장현식(29)의 빈자리를 메우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것. 병역 의무를 마치고 올해 복귀한 조상우는 최고 시속이 150㎞ 초반에 머물면서 정규시즌 44경기 평균자책점 3.18, 39⅔이닝 36탈삼진으로 다소 평범한 성적을 거뒀다.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평균 구속은 145.5㎞에 불과했고, 세부 지표 역시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51, 피안타율 0.272로 정상급 마무리 투수와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건강하고 실전 적응을 마친 조상우는 충분히 필승조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가 있다. KIA 구단은 "조상우는 시속 150㎞대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가 주 무기로 스플리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겸비하고 있는 검증된 투수다. 그동안 KBO 리그 및 국제대회에서 필승조로 활약한 만큼 향후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KIA가 내준 대가는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조상우가 2025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떠난다면 1년을 쓰기 위해 내년 신인 2명과 현금 10억 원을 쓴 게 된다. 이 중 현금 10억 원은 FA A등급이 예상되는 조상우의 보상금으로 얼추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신인 2명 특히 1라운드 신인의 가치는 판단하기 어렵다. 올해 우승으로 내년 KIA의 순번은 최하위인 10순위다. 당장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0순위였던 박지환(19·SSG 랜더스)은 우타 야수임에도 1군 76경기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을 통해 국가대표에도 승선한 문현빈(20·한화 이글스)도 2년 전 드래프트 전체 11번째 선수였다.
1라운드 지명권에 대한 KIA와 키움의 시각차가 있었다. KIA 심재학 단장은 키움의 지명권 요구에 곧장 회의를 소집해 내년 신인드래프트 모의 지명을 했다. KIA의 시뮬레이션대로라면 내년 10순위에는 야수가 뽑힐 확률이 높았다.
트레이드 직후 스타뉴스와 통화한 심재학 단장은 "해당 지명권에 뽑을 수 있는 선수와 현재 전력을 놓고 판단했을 때 스카우트들은 (트레이드) 해볼 만할 것 같다고 했고, 데이터 쪽에서도 같은 말을 해 확신이 섰다. 4라운드 지명권은 부담감이 그렇게 크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키움은 하위 순번에서도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다고 여겼다. 특히 10순위(KIA가 양도한 지명권)와 11순위(키움의 2라운드 1순위 지명권)를 연달아 뽑을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내년에도 드래프트 풀이 좋아 1라운드 감 선수들이 여럿 있다는 확신이 있다는 뜻이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10순위가 아쉽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내년에 나올 선수들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고 10번째에도 좋은 선수가 분명히 나온다. 또 어린 선수들을 성장이 빨라 고등학교 동계 캠프가 끝나면 현재 나온 선수보다 훨씬 더 좋은 유망주가 등장할 수 있다. 10번과 11번을 연달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분명한 장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양 팀의 판단이 엇갈린 가운데 내년 신인 선수의 수준이 관건이 됐다. 대체로 올해 9월에 열린 2025 신인드래프트보다는 아쉽다는 것이 현재까지 평가다. 올해 신인드래프트는 이례적으로 뛰어난 좌완 유망주가 많이 나온 해였다. 또한 최고 시속 150㎞를 던지는 투수도 열 손가락을 넘어갔고, 매년 흉작인 야수조차 각 포지션마다 한 명씩은 뽑을 선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 해였다.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야수의 우세가 보일 정도로 두드러진 투수가 몇 나오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는 투·타 겸업 김성준(17·광주일고), 올해 청룡기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장충고 우완 문서준(17), 박석민의 아들로도 유명한 북일고 우완 박준현(17) 정도가 전체 1번을 노릴 만한 후보들로 여겨지고 있다. 그 외에는 유신고 내야수 신재인(17)과 외야수 오재원(17), 덕수고 오시후(17) 등 야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내년은 올해만큼 풀이 뛰어난 것 같진 않다. 올해 2라운드 중반의 선수들이 내년이었다면 1라운드에 뽑힐 정도의 수준. 투수도 야수도 비슷하다. 아마 톱급 투수는 1라운드 5~6번 안에 끝나고 그 후에는 야수들이 뽑힐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12월 현시점 기준의 판단임을 분명히 했다. 스카우트 A는 "나도 아직 2학년 모든 선수를 본 건 아니다. 또 지금 재활 중인 선수도 있다. 지금까진 조용하다가 내년 2월 윈터리그 때 갑자기 튀어나오는 선수들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KBO 구단 관계자 B 역시 "내년은 투수가 약하고 야수가 강하다"고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KIA와 키움은 입장이 다를 뿐이다. KIA는 10순위까지 좋은 투수가 안 온다고 본 것이고, 키움은 야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신 올해 키움은 좋은 투수를 정말 많이 데려갔다. 야수 풀이 좋은 상황에서 10번과 11번 지명권을 연달아 행사하면 오히려 키움에는 좋다"고 분석했다.
종합하면 상위 라운드 기준 내년 야수 풀이 투수 풀보다 나은 상황에서 키움과 KIA 모두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적절한 트레이드가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물론 드래프트 신인 수준에 대한 평가는 시기상조다. 또한 드래프트 당시에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가 프로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둬 그해 드래프트에 대한 평가 자체를 바꿔놓은 일도 있다.
그야마로 유망주들의 성장은 한 해, 한 해 달라서 1~2학년 때 평범했다가 3학년 초반 윈터리그를 거치고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도 많다. 가까운 예가 올해 전체 1라운드 1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정우주(18)다. 정우주는 2학년 때도 최고 시속 147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였다. 이때만 해도 전체 1순위로 거론될 만큼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으나, 지난해 7월 신일고에서 전주고로 전학가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주고 주창훈 감독에 따르면 시즌 중 전학으로 생긴 6개월 출장 정지 기간(시즌 중 전학으로 인한 징계)에 하체와 코어 근육 훈련에 집중한 결과였다.
KIA와 키움의 조상우 트레이드 손익계산은 어떻게 될까. 두 팀의 트레이드로 내년 신인드래프트에 더욱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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