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아베 감독님 보면서 꿈을 키워" 직접 찾아온 레전드 감독은 자신의 등번호 10번
2024-12-18 10:54:16 (1일 전)
유니폼 등번호 '130번'을 달고 시작해 포수 '레전드' 아베 신노스케 감독(45)이 선수 시절 썼던 '10번'을 물려받았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17일 영입을 발표한 포수 가이 다쿠야(32)는 소프트뱅크 호크스 육성 선수로 출발했다. 2011년 육성 드래프트 6순위 지명으로 프로 선수가 돼 최고 포수로 성장했다. 입단 후 3년간 경험을 쌓아 정식 선수로 전환했다. 육성 출신 선수들에겐 롤모델이다.
그해 또 한 명의 입지전적인 선수가 육성 선수로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었다. 소프트뱅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센가 고다이(32)다. 가이와 육성 드래프트 입단 동기다. 가이보다 빠른 4순위 지명으로 입단했다. 소프트뱅크 에이스 센가는 2022년 12월 뉴욕 메츠와 5년-7500만달러에 계약했다.
가이는 소프트뱅크의 연고 지역인 규슈 출신이다. 오이타현에서 태어나 자랐다. 오이타 소재 고교를 졸업하고 고향팀에 들어갔다. 구도 기미야스 전 감독이 그를 주전 포수로 끌어올렸다.
강한 어깨와 블로킹 능력을 갖춘 포수. 투수 리드도, 타격도 좋았다. 육성 선수 출신으로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2019~2021년, 3년 연속 10홈런을 넘었다. 그는 2019년,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2021년 도쿄올림픽 일본대표로 활약했다. 올해 연봉이 2억1000만엔이다. 육성 선수로서 꿈을 이뤘다.
가이는 통산 102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3리, 62홈런, 290타점을 기록했다. 7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3차례 베스트나인에 올랐다.
내년이면 33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에 팀을 옮긴다. 소프트뱅크가 잔류를 바랐지만 뿌리쳤다. 부자구단 소프트뱅크가 제시한 조건이 요미우리보다 적었을 것 같지 않다.
요미우리엔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주전 포수 오시로 다쿠미(31)가 있다. 올해 기시다 유키노리(28)와 고바야시 세이지(35)까지 셋이서 요미우리 안방을 지켰다. 새 팀에서 적응해야 하고, 출전 경기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 퍼시픽리그에서 14년을 뛰었다. 센트럴리그로 무대가 바뀐다. 낯선 선수들을 분석하고 상대해야 한다. 중압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를 모두 감수하고 도전을 선택했다.
한 달 넘게 고민했다.
요미우리, 아베 감독이 가이를 잡아끌었다. 포수 아베는 가이가 어린 시절부터 동경했던 레전드다. 대선배가 이달 초 후쿠오카까지 찾아왔다. 요미우리 이적을 설득했다. 요미우리에서 팀을 끌어달라고 했다.
가이는 "아베 감독님은 내게 특별한 분이다. 어렸을 때 요미우리 경기 중계를 보고, 아베 감독님을 보면서 포수가 됐다. 그런 분이 고마운 말을 해주셔서 기뻤다"고 했다. 포수 출신 대선배의 정성과 진심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아베 감독은 자신이 선수 시절 달았던 등번호 '10번'을 내줬다. 요미우리 출신이 아닌 가이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셈이다.
가이는 "소프트뱅크 팀 동료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이타 출신으로 고향팀에서 플레이할 수 있어 기쁘고 행복했다. 야구선수로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도전하는 마음으로 팀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전통의 명문' 요미우리에서 최고 자리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요미우리는 22차례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다 우승팀이다. 그런데 2012년 정상에 오른 후 우승이 없다. 그동안 3차례 재팬시리즈에 진출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올해는 4년 만에 리그 1위를 하고도, 재팬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겨울 요미우리는 4년 만에 외부 FA를 영입했다. 13년 만의 우승을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이적 결정을 하고 오 사다하루(왕정치) 구단 회장과 고쿠보 히로키 감독에게 전했다. 오 사다하루 회장은 설명이 필요 없는 요미우리의 전설이다. 고쿠보 감독도 요미우리와 인연이 깊다. 소프트뱅크의 전신인 다이에 시절 요미우리로 트레이드 이적해 4번 타자로 활약했다. 주장까지 하고 소프트뱅크로 복귀했다.
오 사다하루 회장은 "후회 없는 선택을 했으니 응원하겠다"고 했다. "감독님 죄송합니다"라고 하자 고쿠보 감독은 "사과하지 마라. 육성 선수로 시작해 얻은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가라"고 응원했다.
일본 언론은 가이가 요미우리와 5년-15억엔(약 140억5000만원)에 계약했다고 추정했다. 일부 매체는 5년-20억엔(187억3000만원)이라고 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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