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실패할 기회를 받은 김다은,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는 것
2024-11-08 13:43:15 (2달 전)
김다은에게는 너무나 혹독한 하루였다. 그러나 이런 시기도 분명 필요하다.
2024-2025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은 세터 김다은은 1라운드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팀의 시즌 첫 경기인 페퍼저축은행전부터 꾸준히 코트를 밟더니, 현대건설전을 기점으로 주전 세터로 발돋움하며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일 정도로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그렇게 김종민 감독은 물론 타 팀 감독과 선수들에게도 많은 칭찬을 받으며 전진하던 김다은이 7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그야말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본업인 경기 운영부터 서브-블로킹-수비까지 어느 분야에서도 제몫을 하지 못하며 팀의 1-3(20-25, 15-25, 25-23, 12-25) 완패를 막지 못했다.
김종민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밝혔듯, 이날 김다은의 가장 큰 부진 원인은 준비해온 게임 플랜이 시작부터 망가져버린 부분이었다. 김다은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적극적으로 중앙을 활용해서 흥국생명의 블로킹을 가운데에 붙잡아두고자 했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힘 대 힘 정면승부에 강점이 없는 메렐린 니콜로바(등록명 니콜로바)의 화력을 살리고, 나아가서는 강소휘의 파이프까지도 활용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첫 단추가 어긋났다. 1-1에서 김세빈과의 호흡이 크게 흔들리면서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에게 다이렉트 처리를 허용했고, 2-2에서도 어떻게든 중앙을 활용하고자 했지만 실패하면서 재차 투트쿠에게 반격을 허용했다. 이렇게 본인이 구상해온 플랜 A가 무너지자 김다은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랠리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적절한 반격 루트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진 듯한 모습이었다.
자신의 장기인 공격적인 플레이와 서브에서도 플랜 A가 무너진 여파는 드러났다. 1세트 15-15에서는 살짝 길게 빠진 리시브를 패스 페인트로 처리하려다가 네트를 넘기지 못했고, 서브에서도 득점 없이 범실만 세 개를 저지르며 흔들렸다. 여기에 니콜로바를 향하는 라이트 패스까지 들쑥날쑥해지자 사실상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루트 자체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종민 감독은 2세트 중반에 잠시 하효림을 투입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김다은에게 경기를 맡겼다.
이윤정이나 하효림의 출전시간을 늘려서 경기의 흐름과 결과를 바꿨어야 한다는 지적도 분명 일리가 있지만, 김 감독의 선택 역시 이해가 불가능한 부분은 아니었다. 시즌 첫 경기부터 적극적으로 기회를 부여했고, 주전 세터로의 낙점 역시 무척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김다은은 김 감독이 생각하는 이번 시즌의 열쇠가 된 상황이었다. 자신이 열쇠가 돼서 앞으로 치러야 할 이번 시즌의 경기가 30경기도 넘게 남은 상황에서, 1년차 선수가 으레 겪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도 있었다.
그렇게 김 감독은 1년차 신인에게 마음껏 실패하고 무너질 기회를 줬고, 김다은은 결국 마지막 4세트의 12-25 참패까지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하면서 혹독한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이조차도 1년차 신인에게는 분명 의미 있는 경험이다. 이 경기를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속상해한다면, 앞으로 다시는 이런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은 뒤 더 열심히 노력한다면 승점 3점을 대가로 밝은 미래를 얻을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다은이 스스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지금은 김 감독과 동료들, 심지어 외부의 배구인들까지도 김다은의 재능을 믿고 있지만 김다은 스스로가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는 순간 이는 행동과 표정으로 티가 나게 되고, 이를 본 다른 이들의 신뢰는 쉽게 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믿으면서 전진하는 것만이 자신을 향한 주변의 믿음과 지지에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그리고 김다은이 그럴 수 있도록, 한국도로공사의 언니들도 힘을 실어줘야 할 시기다.
- '23-13→24-23' 페퍼 뒷심에 철렁…"이럴 땐 민경이가" 사령탑 딱 한마디 했다 N 24-12-23 03:40:18
- '파죽의 14연승 기세는 어디에' 시즌 최대위기→"후보 선수 경기 왜 못 뛰는지 알아야". 24-12-22 03:51:20
- 롱런하는 외인 센터 어디 없나···‘KBL 고인물’ 자밀 워니의 무게감, 리온 윌리엄스의 24-12-21 04:27:29
- 라미레스 ‘男배구 국대·프로팀 감독 겸직’ 무산 24-12-20 03:22:18
- 흥국생명 다니엘레 코치의 도발에 조롱당한 한국 배구...연맹도 상벌위 개최 가닥 24-12-19 02:51:52
-
498
'충격의 개막 6연패' 삼성, 21점 차 리드 못 지켜
24-11-01 06:14:45
-
497
"민호형 부럽죠, 근데 둘 다 우승 반지는 없어요"
24-11-01 05:01:38
-
496
"손흥민 스피드 떨어져, 1월에 당장 팔아야..." 英 '충격 주장'→갑자기 제기된 무용론
24-11-01 04:58:10
-
495
맨유 새 사령탑은 아모림 감독, 24시간 내 선임→'11월 중순' 업무 시작
24-11-01 01:41:41
-
494
"네일은 저비용 고효율 옵션 투수" 네일, 세인트루이스서 페디와 한솥밥?
24-11-01 01:40:50
-
493
뮌헨, 마인츠에 4-0 대승…그런데 "김민재 설득력 없을 정도로 출전 시간 많아"→"다이어
24-10-31 12:24:22
-
492
[EPL.1st] '버거운 일정에 부상자 속출' 사태, 카라바오컵 로테이션 뚝심 유지한 감
24-10-31 12:10:13
-
491
'레알이 아니었다'... '리버풀 성골 유스' 아놀드, 이강인과 호흡 맞출 준비 완료→"파
24-10-31 12:03:01
-
490
'충격 그 자체!' 김민재, '리버풀 레전드' 반 다이크와 한솥밥 먹는다?…"내년 여름 수
24-10-31 11:48:10
-
489
맨유, 텐 하흐 나가자마자 레스터에 대승! 판 니는 "팬들에게 싸우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24-10-31 11:44:43
-
488
“아직 결정된 것 없다” 아모림 감독, ‘맨유 사령탑’ 부임 질문에 신중한 입장···
24-10-31 04:16:30
-
487
‘토트넘 초비상’ 손흥민, 맨시티전도 못 뛴다···포스텍 감독 “많이 건강해졌다.
24-10-31 04:14:59
-
486
다저스 프리먼, '월드시리즈 6경기 연속 홈런' 대기록
24-10-31 04:12:59
-
485
무키 벳츠 방해한 양키팬, 출입금지 조치 없다
24-10-31 04:11:37
-
484
‘제국의 역습’ 시작되나… 양키스 첫승
24-10-31 04:10:29
-
483
30대 후반인데 100억 이상 최종 제시, 시장 열리기 전에 다년 계약 가능할까?
24-10-30 12:33:11
-
482
'미안해 정후 형!' 안방 우승 KIA, MVP 유력 21세 청년 김도영에 얼마 줄까?..
24-10-30 12:30:52
-
481
롯데가 웃었다… MVP 김민석 앞세워 ‘울산-KBO Fall League’ 초대 챔피언 등
24-10-30 12:29:34
-
480
현역 제대→5할대 타율 맹타…염갈량이 점찍었는데, 왜 1군에 못 올라왔을까
24-10-30 12:28:07
-
479
[단독] 민경삼 대표이사, '20년 인연' 인천 야구 떠난다…SSG, 인적 쇄신 돌입
24-10-30 12:26:51
-
478
'월드컵 열면 안되는 멍청한 한국...' 비난했던 맨유 레전드 "아모림?지단이 나은데?"
24-10-30 12:14:38
-
477
레알 마드리드 미쳤다! 1810억 첼시 클럽 레코드 출신 MF 영입 결단...1500억 장
24-10-30 12:06:40
-
476
'승승승무승승승승승' 콘테, 토트넘 저격했다…"나 떠나고 챔스 못 갔다, 토트넘으로 우승은
24-10-30 12:02:05
-
475
토트넘 손흥민 주중 맨시티전 '결장', 주말 애스턴 빌라전 '복귀'
24-10-30 11:54:55
-
474
"과르디올라의 후계자 거부" 맨시티 대신 맨유를 선택한 이유 "언제 자리 날지 모르잖아"
24-10-30 11:5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