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삼국지 제갈량처럼?' 2차전 우천 취소되면 삼성-LG, 누가 더 유리할까
2024-10-14 12:47:46 (2달 전)

22년 만에 성사된 삼성과 LG의 가을 야구. 첫 판은 2002년처럼 삼성이 엄청난 홈런포를 앞세워 LG를 제압했다.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10 대 4 낙승을 거뒀다. 5전 3승제 시리즈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우려했던 실전 감각 공백은 없었다. 이날 삼성은 구자욱의 3점, 김영웅의 1점, 르윈 디아즈의 2점 등 홈런 3방을 몰아치며 승기를 잡았다. 선발 전원 안타 등 장단 14안타로 LG 마운드를 폭격했다.

경기 전 삼성 박진만 감독은 "2주 동안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데 팀의 장점인 장타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타자들의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느냐에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정규 리그를 2위로 마치고 PO에 직행해 준PO를 치른 LG와 달리 훈련과 평가전으로 가을 야구를 대비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실전 감각 걱정은 나만 한 것 같다"고 웃었다.

LG의 완패였다. 이날 LG는 4안타에 머물렀는데 7회초 2사 만루에서 1루수 디아즈의 평범한 땅볼에 대한 실책이 아니었다면 3점을 만회하기 어려웠다. kt와 준PO를 5차전까지 치르는 등 격전의 피로감이 완연했다.

이런 가운데 2차전이 열리는 14일 오후 대구에 비 예보가 있다. 오후 4시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꾸준하게 내린다는 예보다. 물론 강수량이 시간당 1~2mm 내외로 많지는 않다. 그러나 최근 기후 이변으로 예보가 빗나가는 경우가 적잖아 경기가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만약 2차전이 취소돼 하루 연기된다면 어느 팀에 유리할까. 분위기를 탄 삼성보다는 LG에 다소 이득이 될 전망이다.

1차전만 보면 시리즈의 흐름은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막강한 타선과 선발 데니 레예스의 6⅔이닝 1탈삼진 4피안타 3실점(1자책) 호투 등으로 흐름을 완전히 탔다. 지친 LG로서는 2차전 선발 디트릭 엔스의 호투에 간절한 기대를 걸어야 할 판이다.

2차전이 하루 미뤄진다면 LG는 좌완 손주영을 투입할 수도 있다. 손주영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예리하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앞세워 준PO에서 맹활약했다. 2경기 1승 1홀드 역시 7⅓이닝 무실점 역투로 LG의 PO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준PO 3차전에서 손주영은 흔들린 선발 최원태에 이어 등판해 5⅓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당초 LG 염경엽 감독은 준PO 5차전 뒤 손주영의 PO 2차전 선발 등판을 예고했다. 엔스보다는 손주영의 구위가 낫다는 판단이었다. 엔스는 준PO 2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1패 평균자책점(ERA) 7.27로 부진했다. 8⅔이닝 7자책이었다.

다만 PO 1차전에 앞서 염 감독은 "2차전에 엔스가 등판하고, 손주영은 3차전에 나선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준PO 5차전에 등판한 손주영이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까닭이다. 당시 손주영은 승부처였던 7회초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염 감독은 ""트레이팅 파트에서 손주영이 2차전에 선발 등판하기에는 위험도가 있다고 하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2차전이 14일에서 15일로 연기된다면 손주영이 선발로 등판할 여건이 마련된다. 3일을 쉬고 등판하는 일정이기 때문이다. 손주영은 올해 삼성에 3경기 2승 ERA 1.04로 강했다. 엔스는 삼성을 상대로 2경기 1패 ERA 3.00을 기록했다.

2차전 우천 연기는 삼성에게는 살짝 아쉬울 수 있다. 타격감이 제대로 올라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칫 흐름이 끊길 가능성이 있다. 더군다나 힘이 빠진 LG가 하루를 쉬면 그만큼 체력을 회복할 수 있어 삼성으로서는 예정대로 경기가 치러지는 게 낫다.

삼성은 투수진의 어깨도 싱싱하다. 선발 레예스는 물론 강속구 투수 김윤수도 7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32홈런, 132타점의 강타자 오스틴 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PS는 어느 정도 비가 온다고 해도 경기가 강행된다. 각 팀의 유불리가 있어 일정 변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04년 삼성-현대의 한국 시리즈는 폭우에 그라운드에 물이 고여 타구가 튀지 않는 악조건에도 강행됐다. 14일 대구 지역 예상 강수량이 많지 않아 그대로 경기가 열릴 확률도 높다.

다만 하늘의 뜻은 누구도 모른다. 삼국지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우제를 지냈던 제갈량처럼 '염갈량' 염 감독도 비를 바랄까.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