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최첨단 농업 기술과 아이러니한 변화
2018-07-23 12:06:26 (7년 전)
이스라엘 북서쪽 골란 고원 부근의 엔 게브 농장입니다. 농장 바닥엔 검은 호스가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데 작물에 물을 뿌리지 않고 호스에 난 미세한 구멍을 통해 한 방울씩 물을 떨어뜨립니다. 딱 최소한의 필요한 만큼만 공급을 하여 최대의 수확을 거두는 기술이죠. 이런 철저한 물 관리는 그대로 수익으로 이어집니다. 이 농장주는 연간 6000t의 바나나를 생산하는데 순이익이 무려 70%에 달합니다.
이스라엘 건국 전, 팔레스탄인인들이 살던 때의 이스라엘은 돌멩이와 모레, 그리고 먼지만 날리는 생명체가 살기엔 너무나도 황폐한 땅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1년 강수량은 우리나라의 40분의 1에도 못 미치며 변변한 농업 기술이 없던 팔레스타인인들은 황폐한 땅 위에서 그저 여기저기로 유랑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전 세계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살던 땅으로 모여들었고 그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흡수되거나 변방으로 쫓겨났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로부터 땅을 빼앗은 유대인들은 황량한 사막과 다름없는 땅에서 살기 위해선 악착같이 땅을 개간하고 농사를 짓기 위해 어떻게든 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농업 기술이 매우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1960년대에 전 세계 최초로 Drip Irrigation (방울 물주기) 기술을 발명했습니다. 이 기술은 매우 고도의 세밀한 작업을 요구하는데, 부족한 물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유일한 수원인 갈릴리 호수에서 물을 끌어와 작물의 뿌리에 물을 방울방울 떨어뜨려 농사를 짓는 점적관수법을 개발하였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하여 갈수록 물 부족 국가가 늘어나는 가운에 이스라엘의 최첨단 농업 기술은 저렴한 비용으로 더 나은 수익률을 보장하여 그 수요가 많이 증가하는 중입니다.
식품 소비량 통계 조사에 의하면 앞으로 20년간 약 2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현재 부족한 토지를 고려하여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작물을 재배할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전체 면적의 단 20%만이 경작 가능한 지역이며 물까지 매우 부족한 환경이지만 GDP 대비 R&D 비중이 4.68%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자랑합니다.
죽음의 불모지였던 이스라엘은 25년 동안 농업 생산성이 16배나 증가하였으며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좋은 품종 개발을 통해 더욱 효율적인 농업 기술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농작물에 병충해가 일어나면 약을 쳐서 죽이지 않고 똑같이 벌레로 없애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 농업 회사에도 그 기술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전체 인구의 3% 정도인 농민들이 이스라엘 식량의 95%를 자급하고 있으며 연간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농산물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겨우 전라도 만한 크기의 면적인 데다가 국토 자체가 매우 건조한 환경인 걸 고려하면 정말 대단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농업연구청은 나랏돈으로 편하게 연구하지 않습니다. 농업연구청은 예산의 35%를 경쟁을 통해서 확보합니다. 국제기구나 기업 등에 연구를 제안하며 연구비를 따오는 식입니다. 이스라엘 농업연구청 내의 상용화 기술을 별도로 관리하는 키둠의 연구비 대비 로열티 비중은 무려 10%에 달하는데 이는 미국 스탠퍼드대(7.2%)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5.1%)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이스라엘의 품종 개발 기술 역시 최첨단을 달립니다. 이스라엘에서 개발된 토마토 종자만 1200개로 한국도 수입하고 있습니다. 꿀벌 대신 호박벌을 이용하는 등 독특한 작물수정 시스템을 개발하여 수출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이스라엘산 농자재들이 알려지는 중이며 '농자재의 벤츠'라는 명품 취급을 받습니다.
이스라엘 건국 전 황량한 죽음의 땅과 다름없던 모습.
이스라엘 건국 후 땅을 개간하기 위해 온 국민이 나서던 모습.
놀라울 만큼 풍요로워진 이스라엘의 현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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