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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존나 핫했던 주갤럼의 러시아 여행기
2018-03-13 04:36:12 (7년 전)




 

볼거 없다고 가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블라디보스톡행..


갈땐 러시아항공 올땐 시베리아항공..


러샤 비행기 타면 좋은게 북한 위로 날기땜에 1시간 단축됨..


북한 미사일에 맞을 위험도 없음..


가격도 저렴하고 목숨까지 보장하는 러샤 비행기 타라..


두번 타라..올때 갈때..


몰락한 공산주의국가의 우중충한 잿빛 분위기를 예상했는데 공항이 꽤나 으리뻔쩍함..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탐..


말이 버스지 걍 봉고차임..


사람 찰때까지 출발 안함..


동양인이 혼자 타고 있으니까 기사가 넌 뭐냐는 눈빛으로 흘깃 거림..


순간 차를 잘못 탔나 싶기도 하고...슬슬 긴장됨...


어느 나라냐길래 한국이라니까


"사우스? 노스?"


얼마나 긴장했는지 "노스!"(존나 자부심에 가득차서)


러샤형 엄지척....뭔 의민지는 모르겠음..


러샤 아재와 아줌마들이 우르르 탔는데 이동네서 보기드문 동양인이 있으니까


내 작은 몸짓 하나에도 다 쳐다봄..


예전 부산 편의점에 들어가서 "던힐이요" 했더니 그 안에 있는 놈들이 다 쳐다봤던


느낌과 비슷함..


그담부턴 "든힐주쏘" 함..


아르바트에 내려서 캐리어 질질 끌고 가는데 버스아재가 갑자기 유턴해서 돌아오더니


큰소리로 막 머라머라함..


"병신아 저쪽이야" 대충 이런뜻 같음..


"쓰바시바" 하니까 또 엄지척 하고 휠스핀 내면서 가버림..


러샤형들 조낸 츤데레 함..


모스크바 같은 대도시엔 스킨헤드같은놈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동네 형들은 착하다..


기차역 찾을때도  "칙칙폭폭" 하니까 "뿌뿌~" 하면서 기적소리 내쥼..


영어는 거의 안통한다고 보면 됨..급할땐 구글 번역기로 대화했는데 이것도 번역이


병신처럼 되는지 러샤 아줌마들 대폭소 몇번 터뜨렸다..힘세고 강한아침 나는 왈도...


그리고 여긴 진짜 편의점 알바녀도 김태희임..뻥인줄 알았는데 그말이 맞음..


그냥 길거리에 앉아 지나가는 여자만 봐도 여행 온 보람 느껴짐..


물론 오크들은 있다..진짜 몹같은 애들도 있음..


에어비앤비로 가정집 방 하나를 예약하고 왔는데 아줌마가 아들이 왔다고 딸 방을 내줌..


원래 예약한건 아들방..


공산주의국가라 사람들도 엄청 보수적일텐데 아무리 딸이 없어도 딸 방을 막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통은 이럴때 오빠가 여동생 방을 쓰고 아들방을 내줄텐데..어쨋든 나야 좋지..


사진보니 발레 하는듯...


아줌마가 다 손대도 좋은데 옷장만은 열지 말아달라고 함..


열 생각 없었는데 그 말 듣고 열고 싶어짐..


눈 딱감고 기념으로 팬티 한장만 갖고 가라는 음란마귀 공격 막아내느라 힘들었음.. 


딱히 어딜 가겠다 정하고 온게 아니라 싼맛에 온거라 그냥 발길 가는대로 걸었음..


해안가를 걷다가 사진찍기 정말 좋은 장소를 발견...


웬 커플이 한참 촬영에 몰두하고 있더라..


와~ 시발 한시간이 지나도 안 비킴...


찍을만큼 찍었는지 정리하고 가는데....어라? 남자만 감..


여자한테 존나 정중히 가서 한컷만 찍게 비키라고 함...


알고봤더니 커플이 아니라 사진 모델이었음..


아까 그새낀 사진작가쯤 되겠지 뭐...


동양인 새끼가 갑자기 나타나서 비키라더니 삼각대 펴고 스탈린 시절 포즈로


사진 찍고 있는게 웃겼는지 옆에서 존나 큰 소리로 쳐 웃는거임..


이년이 의식되니까 포즈나 표정이 점점 병신화 됨...


이왕 이렇게 된거 같이 한번만 찍자고 하니까 쿨하게 내 옆에 와서 섬...


얜 러샤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애더라..


난 사우스코리아 라니까 자기 ns홈쇼핑에서 신발 모델했었다고 존나 반가워함..


러시아에 와서 농수산홈쇼핑이 백인 미녀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줄지 상상도 못했다..


사진 찍으려고 니네 갈때까지 한시간 기다렸다니까 배잡고 웃음..


별 웃기지도 않은 남자 말에 다 웃어주는거 이거 그린라이트 아니냐?


이동네 맛집 추천좀 해달라고 함..'추천해주면 같이 밥먹자고 해봐야지 ㅋ'


"쏘리 나도 여기 첨이야" 하더니 아까 그 사진작가새끼 전화받고 가버림..


시발..


씨이발..


존나 부럼네 사진작가 새끼..


폰으로 스펠링도 몰라 한글로 '샤슬릭 맛집' 찾는데 눈에 흐르는건 땀이냐 눈물이냐..


식당에 들어가니 갑자기 나타난 동양인에 일동 시선 집중...


거하게 한상 차려서 먹고 있는데 갑자기 모르는 러샤 여자 2이 내 테이블에 합석함..


머지?


두번째 그린라이튼가 했는데 걍 이동네 문화..빈자리 찾아서 앉는거임..


그래도 레스토랑인데 기사식당도 아니고 이건 아니지 않냐..


동양인 밥먹는게 신기한지 슬쩍슬쩍 쳐다봄..


아 드럽게 신경쓰이데...


무슨 이상한 우동같은것도 시켰는데 내가 그냥 먹고 있으니까 쭈뼛쭈뼛 하더니


국물에 말아서 줌..


쉽게 말해서 모밀국수를 면 따로 육수 따로 쳐먹고 있었다고 보면 됨..


면먹고 국물 떠먹고 인상한번 지푸리고..또 면먹고 국물 떠먹고 인상 찌푸리고..


얼마나 병신같아 보였을까.. 


러샤 누나들이 시킨 보드카 한잔 나눠 마시고 집에 가기위해 나왔는데..


나왔는데..


아 시발 식당 찾느라 여기저기 휘저으며 왔더니 길을 모르겠음..


기억을 더듬거리며 랜드마크를 기준으로 찾아가보려 했는데 실패..


도보로 30~40분 이내인것 같은데 길을 모르겠다..


꺼진 핸드폰 충전될까 싶어서 편의점에 갔는데 실패..


주소는 숙소 가방에 있고.. 


레닌 동상을 지나쳐 온게 생각나서 물어물어 찾아감..


새벽 2시에 집에 도착..


아줌마가 안자고 기다리고 있음..


러샤는 처음 온 똥양놈이 집 나가더니 늦도록 안들어오고 전화도 안되니까 걱정되서 안주무심..


마치 엄마 본것처럼 울컥 하더라..


근데 나는 딸 팬티나 훔치려고 하고...전 존나 쓰레기에요 줄리아 아줌마 ㅠ


담날 아들이랑 축구보러 ㄱㄱ


무슨 리그인지 모르겠는데 거의 난투극 수준임..


아들 친구들이랑 술먹고 담날 술 안깨서 하루종일 잠만 잠..


눈뜨니 비행기 시간 3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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