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의 만화적 연출이 끝내주는 이유
2017-12-28 15:07:38 (7년 전)
드래곤볼의 만화적 연출이 끝내주는 이유
드래곤볼은 일본만화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만화입니다. 그 유명세에 걸맞게, 작가인 토리야마 아키라는 데즈카 오사무에 이은 2대 만화신으로 꼽히고 있죠.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스토리라인, 능력 및 변신의 클리셰가 되어버린 '초사이어인' 같은 설정,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까지.... 이처럼 다양한 요인들이 드래곤볼을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드래곤볼은 가독성이 정말 뛰어난 만화입니다. 그 비밀은 바로 컷(프레임) 연출에 있는데, 드래곤볼은 그 정점에 위치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http://nikaidorenji.blogspot.kr/2014/03/blog-post.html
이에 대한 일본웹의 글인데, 흥미로워서 관련된 내용을 올려봅니다.
손오공과 상대의 위치가 앞의 컷과 뒤의 컷에서 서로 뒤바뀌어 있습니다. 드래곤볼에서는 이러한 연출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이는 독자의 시선의 흐름을 의식한 연출입니다. 일본만화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죠. 그래서 만화 한페이지를 읽을 때, 독자의 시선은 '역 Z' 형태를 띕니다. 즉 상기한 번호는 독자에게 주어지는 정보의 순서이고, 이야기의 시간 축인 셈이죠.
두번째 컷의 2번(손오공의 공격)과 3번(넘어지는 상대방) 중 독자의 시선상으로나, 시간적인 순서상으로나 2번이 먼저입니다. 독자의 시선과 시간적인 순서가 일치하기 때문에 독자는 매우 편하게 이 컷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만약 2번과 3번의 위치가 바뀌었다면? 매우 어색하겠죠.
세번째 컷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두번째 컷의 마지막 정보는 '상대가 넘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세번째 컷의 첫 정보는 '그가 넘어진 장면'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른쪽에 배치되어있죠. 그리고 공격을 시도했던 손오공이 사뿐히 착지한 이후에서야, 말풍선이 등장합니다. 이와 같은 정보의 나열은 손오공이 '여유'를 가지고 상대하고 있다는 형식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드래곤볼은 불필요한 상황에서 시간축을 절대로 반전시키지 않는 연출을 본격적으로 시도한 첫 작품입니다. 만화가를 지망하는 모든 이들이 이 작품을 참고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ex1) 공격->방어의 흐름을 시간적인 순서와 독자의 시선과 함께 그려내고 있다. (오른쪽->왼쪽)
ex2) 마찬가지 공격과 그에 대한 반격을 잘 배치해두었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만화에서 '왼쪽'은 '미래'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토리야마 아키라는 이를 캐릭터성에 활용하는 천재적인 감각을 보여주죠. 혹성베지터의 고귀한 왕자 베지터의 야심만만한 비행방향이 왼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1번 말풍선이 오른쪽에 위치해있는 것 역시 이를 상정해둔 것임과 동시에, 과거(오른쪽) 발언이 그가 떠난 자리에 여전히 남아있어 '메아리'와 같은 효과를 주죠.
그런데 이 장면에서는 크리링이 반대로 날아갑니다. 만화적인 도치인 셈인데, 이는 크리링이 상대방을 저지하기 위한 것임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죠.
비행방향이 바뀌니, 전체적인 컷의 형태 역시 달라지는 장면입니다. 천재적이죠.
이 외에도 토리야마 아키라는 액션감을 살리기 위해 컷(프레임)연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그는 시선의 흐름과 상대방의 공격방향을 의도적으로 충돌시키고, 그 사이에 '얻어맞는' 캐릭터를 삽입하여 쾌감을 더해주고 있죠.
이렇게요.
이처럼 드래곤볼은 단순한 재미 외에도, 만화문법이라는 측면에서 엄청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토리야마 아키라가 데즈카 오사무와 함께 만화신으로 여겨지는 것은 그가 만화문법을 재정립한 인물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데즈카 오사무는 가부키의 '미에'라는 표현방식을 만화에 적용하였죠.) 그의 천재적인 컷(프레임) 연출은 여전히 연구대상이고, 이는 드래곤볼이 시대를 뛰어넘는 명작으로 남아있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컷(프레임) 연출이 나타나기 힘든 스크롤형태의 한국웹툰에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유머게시판 : 87669건
- 공지 유머게시판 경험치 및 포인트 지급 안내 24-08-22 00:31:38
-
11093
청소노동자 해고한 대학가…“청소는 학생이 직접해”
18-01-05 21:45:28
-
11092
[스포츠조선] 손흥민, 인종차별에 통쾌한 대답 골넣고 쉿
18-01-05 21:45:28
-
11091
플레이어를 너무나도 잘 아는 npc
18-01-05 19:44:35
-
11090
여자에게는 너무 어려운 문제
1
18-01-05 19:44:35
-
11089
엄지척 미주
18-01-05 17:43:47
-
11088
[속보] 한국 성관계 시작 평균 나이 13.1세
18-01-05 17:43:47
-
11087
메좆 특징.JPG
18-01-05 15:43:01
-
11086
믹스 댕댕이
18-01-05 15:43:01
-
11085
수학과 학생들만 안다는 곱셈 풀이법
18-01-05 15:42:36
-
11084
해외 뉴스 방송사고
18-01-05 15:42:36
-
11083
제주많은 돼지라면
18-01-05 15:42:36
-
11082
김국진 도끼질 실력
18-01-05 15:42:36
-
11081
강호동 인생 첫 경험
1
18-01-05 15:42:36
-
11080
막내들이 못 버티는 이유
1
18-01-05 15:42:36
-
11079
소싯적 무협지 좀 읽어봤다면
18-01-05 15:42:05
-
11078
(스압) 인터뷰 하다 빡치는 타란티노
18-01-05 15:42:05
-
11077
MBC에 출연한 블랙리스트들
18-01-05 15:42:05
-
11076
항생제 처방 실태
18-01-05 15:42:05
-
11075
복덕방 아줌마의 명언
1
18-01-05 15:42:05
-
11074
오지랖 해결 방법
18-01-05 15:42:05
-
11073
중고나라에서 팬의 탈덕을 알게 된 선미
1
18-01-05 13:41:50
-
11072
BBC 트윗 - 오비앙 골이 멋진가 손흥민 골이 멋진가
1
18-01-05 13:41:50
-
11071
김정은 변천사
18-01-05 13:41:30
-
11070
인천대 대나무숲 논란글
1
18-01-05 13:41:30
-
11069
그렇게 아빠가 된다
18-01-05 13:4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