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맨시티] 전술적으로 몇 수 앞을 내다본 펩 과르디올라의 알맞은 승리
2017-12-12 14:38:41 (7년 전)
맨시티 기존 공격 형태에 맞춘 무리뉴의 4-4-2 수비 시스템
맨유는 경기 시작 5분간 위와 같은 4-4-2 수비 시스템을 유지했다.
맨시티가 수비 라인에서부터 공격을 시작할 경우, 린가드와 루카쿠 2톱은 1차적으로 페르난지뉴를 견제했다. 그럼으로써 콤파니와 오타멘디의 패스 옵션을 제한했고, 측면의 래쉬포드와 마샬은 상대 윙백인 워커와 델프를 전담했다. 그리고 마티치와 에레라는 중원의데 브루잉과 실바를, 영과 발렌시아는 스털링과 사네를 수비했다. 마지막으로 로호와 스몰링 센터백 조합이 제수스를 막아서며 맨유의 맨시티 맞춤 4-4-2 수비 형태가 완성됐다.
만약 에레라의 마킹을 받고 있는 실바가 볼을 받기 위해 페르난지뉴 선으로 내려간다면, 에레라는 실바를 따라가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지역 수비 체계를 유지했다. 실바가 맨유의 골문으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에 - 직접적인 위험도가 감소했기 때문에 - 굳이 큰 틀의 수비 형태를 깨면서 전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점 역시 다른 경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맨시티의 공격 형태에 따라 마티치, 에레라가 벌어진 맨유의 윙백과 센터백 사이 지역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리고 린가드는 상황에 따라 밑선으로 내려오며 데 브루잉, 실바를 상대로 수적 우위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맨시티가 일정 지점까지 공격을 전개하는데 성공한다면 루카쿠는 수비에 관여하지 않고 다음 역습 상황을 준비했다.
여기까지는 무리뉴가 경기 전부터 충분히 인지하고 준비해왔던 상황이기 때문에 맨유로써는 크게 위협적인 장면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시작 5분 이후, 과르디올라가 공격 형태에 변화를 주면서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과르디올라의 초반 승부수 : 경기 시작 5분 전후 - 후
경기 시작 5분 이후 맨시티 공격 형태의 변화
경기 시작 5분 이후 과르디올라는 맨시티의 공격 라인에 변화를 줬다. 사네가 오른쪽, 스털링이 중앙, 제수스가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제수스-스털링-사네'의 공격 라인이 만들어졌다.
사네와 제수스는 기존 윙어 포지션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게 기본적으로 넓은 측면에 위치했다. 그리고 중앙의 스털링은 빌드업시 2, 3선까지 내려오며 경기 내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날 스털링의 역할은 전체적으로 1.5선, 2선에서 활동하는 폴스 나인이었다.
스털링은 아구에로보다 더욱 광범위한 활동량을 발휘하고, 빌드업시 볼에 대해 더욱 빈도 높게 관여했다. 과르디올라가 스털링에게 이러한 역할을 부여한 이유는 맨시티 공격의 핵심인 데 브루잉과 실바가 마티치, 에레라에게 전문적으로 마킹 당할 것이란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빌드업시 2, 3선까지 내려오는 스털링을 막아내기 위해 맨유 한 명의 센터백이 전진할 경우에는 측면의 제수스가 언제든지 중앙으로 쇄도할 수 있었다.
스털링의 폴스 나인 역할로 자유로워진 데 브루잉
스털링의 폴스 나인 역할로 자유로워진 실바
맨시티는 스털링의 폴스 나인 역할을 통해 빌드업시 효율적인 공격적 전진(앞선으로 패스를 공급하거나 볼을 전방으로 운반하는, 볼을 앞으로 전진시키는 모든 공격 행위)을 이뤄내려 했다. 이는 상술한 무리뉴의 '지역 수비를 기반으로 한 대인 마크'수비 형태를 역이용하기 위한 카드였다.
스털링은 계속해서 2선으로 내려와 맨유의 센터백인 로호와 스몰링을 잉여 자원으로 만들고, 에레라와 마티치의 마킹을 일부러 받아냈다. 그럼으로써 기존 에레라와 마티치의 전담 선수였던 데 브루잉, 실바 중 한 명이 3선으로 내려가 린가드를 상대로 2대 1 수적 우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실바/데 브루잉, 페르난지뉴 중 한 명의 선수는 빌드업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으며, 이는 맨시티가 빌드업시 효율적인 공격적 전진을 이뤄내는 원동력이 됐다.
이때 공격 라인에 남아있는 제수스와 사네는 양 측면으로 넓게 벌려섰다. (스몰링과 로호가 잉여 자원이 되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스털링의 폴스 나인 역할을 통해 2선 지역까지 공격적 전진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면, 제수스와 사네의 넓은 측면 위치 선정을 통해 1선으로 손쉽게 볼을 전진시켜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번 경기 사네, 제수스, 스털링, 실바의 드리블 시도 지점과 횟수 (c)whoscored.com
과르디올라는 공격 진영의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드리블을 시도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시즌 맨시티가 리그 경기에서 시도한 평균 드리블 횟수는 17.1번이었지만, 이번 맨유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27번의 드리블을 시도했다. 이중 24번이 공격 진영의 사네, 제수스, 스털링, 실바의 몫이었으며, 이들은 15번을 성공으로 연결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드리블 시도를 주문한 이유는 당연하게도 맨유의 마킹 체계를 깨뜨리기 위함이었다. 스털링의 폴스 나인 역할로 3선 지역에서는 수적 우위를 형성한다 한들, 1, 2선에서는 여전히 맨유의 마킹 체계가 유효하기 때문이었다. 이를 깨뜨리기 위해서라면 당연하게도 적극적인 드리블 돌파가 필요했다. 사네, 제수스, 스털링, 실바는 이러한 과르디올라의 주문을 매우 성공적으로 이행했으며, 이는 맨시티가 OT에서 맨유를 압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맨시티의 공격 단계에서는 양 윙어 사네와 제수스가 넓은 측면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제수스가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맨유의 양 센터백을 상대할 수도 있었다. 이럴 경우 스털링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으며, 맨시티가 이러한 상태에서 완전히 볼을 점유하는데 성공했다면 델프가 1선까지 오버래핑을 올라와 공격 숫자를 늘렸다. 맨유는 이러한 상황에서 린가드의 중원 가담을 통해 스털링을 통제하도록 했다.
이번 경기 스털링과 제수스의 볼 터치맵 (c)whoscored.com
-중간까지는 훌륭했던 맨유의 '한 방'
즉각적으로 수비를 시작하는 맨시티의 공격 - 수비 전환 단계
맨시티의 공격 - 수비 전환 단계는 지난 경기들과 같이 매우 즉각적이고, 역동적으로 이뤄졌다. 상술했듯 공격시 양 측면 윙어가 매우 넓게 벌려 섰기 때문에 사네와 제수스 모두가 공격 - 수비 전환 단계의 즉각적 압박에 참여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맨시티는 8~9명의 필드 플레이어 모두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맨유의 수비 - 공격 전환 단계를 훌륭하게 저지했으며, 무리뉴 사단은 이에 성공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맨시티의 공격 - 수비 전환 단계는 다음과 같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데 브루잉이 마티치에게 볼을 탈취당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럴 경우 볼을 탈취당한 데 브루잉은 즉각적으로 마티치를 압박하도록 한다. 그리고 주변에 위치한 맨시티 수비 자원들은 맨유 선수들을 마킹하며 마티치의 패스 옵션을 제한시키고, 동시에 백 패스를 유도한다. 만약 백 패스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면 이에 그치지 않고 볼을 탈취당한 데 브루잉, 그 앞의 스털링 등이 다시 전진하여 백 패스를 받는 맨유 센터백들을 압박하도록 한다.
맨유의 수비 - 공격 전환 단계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공격 옵션 2가지
맨유는 이러한 상황에서 크게 2가지 공격 옵션을 선보였다.
첫째는 측면에 위치한 래쉬포드와 마샬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맨시티의 공격-수비 전환 단계시, 좌우 미드필더인 데 브루잉과 실바가 볼을 탈취당한 방향으로 매우 적극적인 압박을 가하고, 윙백 워커와 델프가 1차적으로 낮은 지점에 위치했기 때문에 측면의 래쉬포드와 마샬이 충분히 빈 공간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이 빈 공간에서 볼을 받았을 경우에는 주로 중앙을 향해 드리블을 시도했다. 이때 최전방 루카쿠는 래쉬포드, 마샬의 드리블 반대 방향으로 쇄도하여 패스 각도를 열어줬고, 린가드는 미드필더 지역에서부터 빠르게 전진하여 역습의 제 2, 3옵션이 되어줬다.
이번 경기 맨유의 드리블 시도 지점과 볼 소유를 잃은 위치 (c)whoscored.com
전체적으로 1차적인 드리블 시도 자체는 좋았다. 이날 맨유는 총 23번의 드리블을 시도했으며, 이중 14번을 성공시켰다.
문제점은 그 이후, 공격의 마무리 단계로 이어가는 작업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날 맨유가 기록한 볼 소유를 잃은 횟수는 총 22번이었다. 64.6%의 볼 점유율을 유지한 맨시티가 24번 볼 소유를 잃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매우 비효율적인 수치였다. 특히나 맨유의 드리블 시도 지점과 볼 소유를 잃은 위치를 비교해본다면 무리뉴 사단이 공격의 마무리 단계로 이어가는 작업을 얼마나 실패적으로 수행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소유를 잃은 위치가 드리블 시도 지점에 비해 앞서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루카쿠의 좋지 않은 퍼포먼스, 맨시티 수비 대형의 빠른 후방 복귀와 커버링, 린가드의 공격적 포지셔닝에 대한 고립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날 린가드는 단 22번만의 볼 터치 횟수를 기록했다. 이는 선발 출전한 맨유 선수들 중 2번째로 낮은 수치였으며, 루카쿠는 27번의 볼 터치 횟수를 기록했다. (로호 - 20회, 로호는 45분에 린델로프와 교체, 린가드는 76분에 이브라히모비치와 교체)
맨유가 가져갈 수 있는 또 다른 옵션은 최전방을 향한 롱 볼이었다. 이는 루카쿠의 머리를 직접적으로 겨냥할 수도, 또는 넓게 펼쳐진 맨시티 수비 뒷공간을 노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실패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루카쿠는 콤파니, 오타멘디와의 자리싸움에서부터 완전히 패배했으며, 좋은 위치를 차지했다 한들 성공적으로 패스의 거점 역할이 되어주지 못했다. 또한 이날 과르디올라는 워커와 델프의 오버래핑을 자제시키면서 맨유의 맨시티 수비 뒷공간 공략에 대한 옵션을 완전히 통제했다.
-결론
전술적으로 몇 수 앞을 더 내다본 과르디올라가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 물론 결정적으로, 결과론적으로는 (득점 장면만 놓고 보자면은)'전술적인'승리라 할 수는 없겠지만, 이날 과르디올라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부린 마법은 분명히 맨유를 상대하게 되는 또 다른 팀들에게 중요한 공략의 실마리가 되어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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