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인민을 버리고, 수십만 유물을 택하다
2017-12-10 14:19:22 (7년 전)
때는 1949년,
마오쩌둥이 이끄는 공산군은 국공내전에서 승리를 앞두고
반대로 패배를 앞둔 장제스에겐 도망밖에는 답이없었다.
어디로?
▲1950년 대만 전경
정성공이 터 닦고 청과 일본이 지배하다 무주공산이 된 섬 타이완으로.
그래서 한창 짐꾸리고 남아있는 군대 데리고 타이완으로 향하는 준비하느라 분주한데
그와중에 탈출 도와주고있는 미국에게
“피난선으로 쓸 군함 큰거 몇척 빌려주시오.”
미국: 오 그래도 자기 따르는 인민은 챙겨주네? ㅇㅋㅇㅋ
그렇게 미국이 빌려준 피난선도 타이완으로 향했다.
그런데 피난선에 타고있는 사람은 선원과 보조원뿐이고
나머지 공간엔 중국 대륙 각지에서 긁어모운 유물 60만 8천점 가량이 실려있었다.
왜 그랬을까?
아마 장제스의 눈에는 너저분한 인민 따위보다 유물이 자기를 빛나게한다 여겼기 때문이리라.
떠나지 못하고 남게돼버린 인민들은 국민당 부역자 반동으로 몰려 갖은 고초를 겪게 되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장제스는 그저 인간쓰레기로 보일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불러도 무방하고.
그런데
1966년
대륙에 붉은 책 든 청년무리가 거리로 쏟아져나갔다.
나가서
마음에 안드는 사람이나 아무 사람이나 트집잡아 그냥 사냥하고 다녔으며
유서깊은 곳, 물건이라면 어디든지 파괴하고 다녔다.
그 행적의 극히 일부 목록
1. 염제릉(炎帝陵)의 주전(主殿)은 불에 타고, 능묘는 파헤쳐졌으며, 뼈는 태워져서 뿌려짐.
2. 창힐의 능원은 훼손되고, “열사능원”으로 개조됨.
3. 산서성의 순제릉(舜帝陵)은 훼손되고, 무덤에는 큰 나팔을 꽂아놓음.
4. 절강소흥 회계산의 대우묘(大禹廟)가 훼손됨. 우임금의 조각상은 머리와 목이 잘림.
5. 세계불교의 최고보물이라고 불리는, 석가모니가 살아있을 때 친히 개광(開光)했다는 전설이 있는 상(三聖像) 중의 하나인 팔세등-신상의 얼굴이 훼손됨.
6. 공자의 묘가 파헤쳐져 편평(扁平)하게 됨. 대성지성선사문선왕(大成至聖先師文宣王)이라는 비석도 부서져 가루가 됨. 묘비도 부서짐.
공묘(孔廟)[2]의 이태소상(泥胎塑像)도 훼손됨, 공자의 76대손 공령이(孔令貽)의 분묘도 파헤쳐짐.
7. 화현(和縣) 오강(烏江)변의 항우의 패왕묘(霸王廟), 우희묘(虞姬廟: 사당)와 우희묘(虞姬墓: 무덤)도 천여 년을 내려왔는데, 묘들이 모두 파헤쳐져 폐허가 됨. 문혁(文革) 이후 패왕묘에 남은 것은 반쯤 땅에 묻힌 석사자(石師子)뿐임.
8. 곽거병의 곽릉(霍陵)도 재난을 벗어나지 못함. 향촉(香燭)과 첨통(簽筒)이 부서진 외에 곽거병의 소상(塑像)도 하루아침에 훼손됨.
9. 이화원(頤和園)의 불향각(佛香閣)이 부서지고, 대불(大佛)이 훼손됨.
10. 왕양명의 문묘(文廟)와 왕문성공사(王文成公祠)의 두 개의 건축과 왕양명의 소상(塑像)이 전부 훼손되고 남지 않음.
11. 고성태원(古城太原)의 신임 시위원회는 첫째 묘우(廟宇: 사당)를 부수어 전시의 190여곳의 묘우 고적(古蹟)을 10여개를 남기고 모두 부수고 훼손함.
그의 명에 따라 100여곳의 고적이 하루아침에 훼멸됨. 산서성박물관 관장이 급히 방림사(芳林寺)로 가서 겨우 이소인두(泥塑人頭: 흙으로 빚어 구운 사람의 머리 형상)를 한 무더기 구해냄.
12. 의성(醫聖) 장중경(張仲景)의 소상이 훼손됨. 묘정(墓亭), 석비(石碑)도 부서짐. 장중경기념관의 전람품은 하나도 남지 않음. 의성사(醫聖祠: 의성을 모신 사당)는 이미 존재하지 않음.
13. 하남 남양의 제갈량의 제갈초려(諸葛草廬)(혹은 무후사武侯祠)의 천고인룡(千古人龍), 한소열황제삼고처(漢昭烈皇帝三顧處), 문도무략(文韜武略)의 세 개의 석방(石坊)과 인물소상, 명나라 성화연간(成化年間)에 만든 18개의 유리나한(琉璃羅漢)이 모두 훼손됨.
전각의 장식물도 모두 부서짐. 청나라 강희(康熙)가 지은 《용강지(龍崗志)》, 《충무지(忠武志)》 등의 목각본도 불에 탐.
14. 한중 면현(勉縣)의 고정군산(古定軍山) 석비는 제갈량이 지주(地主)분자라는 것 때문에 훼손됨. 마오: 뽕나무밭 있으니 지주 맞잖음?
15. 서성(書聖) 왕희지의 능묘와 20무(畝)[3]에 달하는 금정관(金庭觀)이 거의 평지화됨. 남은 건 서성(書聖)의 망혼(亡魂)이 떠난 우군사(右軍祠) 앞의 오래된 몇 그루의 측백나무뿐.
16. 문성공주(文成公主, 당대의 공주)가 친히 주재한 송찬건포(松贊乾布)와 문성공주 두 사람의 소상(塑像)이 각랍사(覺拉寺)에 있었는데, 훼손됨.
17. 합비에서 대대로 보호해오고 매년 제사지내오던 포청천묘가 하루아침에 훼손됨.
18. 하남 탕음현 중학생이 악비 등의 소상, 동상, 진회 등 오간당(五奸黨)의 철궤상(鐵跪像), 사실 진회상은 한족이라면, 홍위병 아니더라도 많이 부수고 싶어 한다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비각(碑刻)까지 모두 없애버림.
19. 항주혁명청년이 악묘(岳廟, 악비의 사당)을 부수고, 악비의 묘도 파헤쳐, 악비의 유골을 태워 재로 만듦.
20. 아라텅간더리[阿拉騰甘得利] 초원에 있는 징기스칸의 능원(陵園)이 부서짐[4]
21. 주원장의 거대한 황릉석비(皇陵石碑)가 쓰러짐. 석인(石人), 석마(石馬)가 폭약으로 파괴됨. 황성(皇城)도 깨끗하게 철거됨.
22. 해남도의 천애해각(天涯海角)에 명나라 때 해서[5]의 묘가 부서짐, 청백리의 유골도 파헤쳐짐.
23. 호북강릉(湖北江陵)의 명재상 장거정의 묘도 홍위병에게 파헤쳐지고 뼈가 불태워짐.
24. 북경성 내의 원숭환의 분묘가 파헤쳐져 평지가 됨.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가 목을 맨 회나무 또한 베어버림.
25. 여평고리(黎平故里)에 안장되었던 명나라 말의 명신 하등교(何騰蛟)의 사당에 있는 불상이 부서짐. 여평 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하등교의 묘도 파헤쳐짐.
26. 《서유기》의 작가 오승은의 옛집은 강소성 회안현 하하진 타동항에 있었는데, 폐허로 변함. 이 집은 세 개의 담으로 구분되어, 남쪽은 객청(客廳), 가운데는 서재(書齋), 북쪽은 침실[卧室]로 구성된 단출한 집이었고, 수백 년간, 회안현에는 많은 절경이 있으나 사람들이 가서 문안하는 곳은 이 오래된 집과 그의 묘밖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27. 홍위병이 《요재지이(聊齋志异)》 작가인 포송령(蒲松齡)의 묘를 파헤침. 묘에는 담뱃대와 머리맡의 책 한 권뿐이었는데 네 구절의 문장이 써져 있었다. 이것이 포송령의 글인지 알아보거나 하지도 않고, 들판에 마구 흩어버린 후, 시체는 불태움.
28. 1959년에 세워진 청나라의 문인 오경재(吳敬梓)기념관이 문혁 때 부서짐.
29. 산동 관현중학 홍위병들이 교사의 선동 하에, 천고의개(千古義丐) 무훈(武訓)의 묘를 부수고 유골을 파헤친 후, 모여서 비판하고 태워 재로 만듦.
30. 북경 교외의 은제장(恩濟庄)에 묻힌 동치, 광서 양황제의 궁정대총관(宮廷大總管) 이연영의 묘를 파헤침.
31. 장지동(張之洞, 청나라 말기의 개혁가)의 묘가 파헤쳐졌는데, 청백리여서 보물이 없자, 홍위병의 수장(首長)인 장 씨 부부는 시체를 나무에 매달고 수 개월간 방치하여, 개가 뜯어먹기도 함.
32. 하남 안양현의 조간왕(趙簡王) 주고수(朱高燧)의 묘가 파헤쳐짐.
33. 흑룡강 흑하현에 있던 장군분(將軍墳)은 제왕장상(帝王將相)의 묘라는 이유로 파괴됨.
34. 송나라 때 시인인 임화정(林和靖, 967~1028)의 묘도 파헤쳐짐.
35. 청나라 말의 장태염(章太炎), 서석린(徐錫麟), 추근(秋瑾) 및 양내무(楊乃武)와 소백채(小白菜)의 사건에 관련된 양내무(楊乃武)의 묘도 모두 파헤쳐짐. 소의 귀신과 뱀의 요괴를 모조리 없애버린다는 구호를 외쳤다고 함.
36. 강유위(康有爲, 변법자강운동을 양계초와 함께 주도함)의 묘도 파헤쳐짐. 시신을 꺼내 조리돌림하며 여기저기 거리에 끌고 다녔고, 강유위의 시신의 머리를 잘라, 따로 청도(靑島)시의 조반유리(造反有理) 전람회에 보내 전시함.
37. 절강성 봉화현 계구진의 장개석의 옛집, 장개석 생모의 묘도 파헤쳐짐.
38. 남장현의 항일명장 장자충(張自忠)이 건축한 장공사(張公祠), 장씨의관총(張氏衣冠冢)과 3개의 기념정(紀念亭)이 파괴됨.
39. 양호성[6]장군도 국민당반동파로 몰려 묘와 묘비가 훼손됨.
40. 신강 투루판의 화염산에 있는 천불동(千佛洞)의 벽화도 파괴됨.
41. 산서 운성박물관은 원래 관제묘였으므로 부수어버림.
42. 안휘 곽저현 문묘(文廟), 산동 래양 문묘, 길림시 문묘도 모두 파괴됨.
43. 당대(唐代)의 고승(高僧) 포선(褒禪)이 말년에 머문 곳이 현화산(縣花山)으로, 그의 사후(死後), 제자가 개명하여 포선산이 되었는데, 송왕(宋王) 안석(安石)이 유람하고 《유포선산기(游褒禪山記)》를 지은 후, 포선산은 유명해졌는데, 문혁 때 이를 사구(四舊)라 하여, 포선산에 있던 대소(大小) 두 개의 탑이 모두 훼손됨.
44. 전국최대의 도교성지인 노자강경대(老子講經台)와 주위 근 백 여개의 도관(道館)이 훼손됨.
45. 송대 대문호(大文豪) 구양수(歐陽修)의 《취옹정기(醉翁亭記)》는 송대 서예의 대가, 소동파(蘇東坡)가 글을 썼고, 비석에 새겨져 안휘 제현에 있었는데, 근 일천 년을 이어온 이 석비(石碑)를 넘어뜨리고 소동파의 글을 파내고 훼손했으며, 취옹정(醉翁亭) 안에 보관되어 있던 역대 명가(名家)들의 서책과 그림들을 모조리 훼손, 지금까지도 뭐가 훼손되었는지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음.
* 그나마 둔황석굴, 자금성, 티벳 달라이 라마가 대대로 머물던 포탈라궁 등은 나름대로 개념있는 총리 저우언라이(周恩來)의 보호로 무사하였다.
그렇다.
이들은 굳지 말하지 않아도 유명한 홍위병이다.
마오쩌둥이 주도한 소위 문화대혁명을 집행한.
이러한 참변으로 중국의 유구한 문화유산은 심각한 피해를 입어
현재까지도 중국 역사학계에 적잖은 후유증이 남아있다.
반면,
장제스가 실어간 유물은 아무 해를 입지 않았다.
청나라 시대 제작된 수려한 도자기들 상당수도 대만 고궁박물관에서 보관 전시 중이다.
만약 피난선에 유물이 아닌 피난민을 실었으면 저 유물 상당수는 불태워지고 가루가 되어 사라졌을 것이다.
인민을 선택했다면 정치인으로서 장제스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호의적으로 바꼈겠지만.
이 사례만 봐도 역사는 결코 간단하지 않으며 사람이 꾸미는 일에 대한 결과 또한 반드시 진행 과정에서 선의를 품었다고 잘되거나 악의를 품었다고 못되지 않는 복잡성을 띔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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