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제거 출동했다가 적금 깨 1000만원 물어낸 소방관
2017-10-19 14:53:47 (7년 전)
[이데일리 윤여진 기자] 지난해 8월 14일 오전 전남 화순소방서 상황실에 한 통의 전화가 울렸다. ‘염소 농장이 있는 산 속에 벌집이 있으니 제거 해달라’는 농장주의 요청이었다. 해당 농장은 화순군 한천면 야산 인근에 위치해 있는 탓에 하루에도 3~4번씩 벌집 제거 요청 신고가 있던 곳이다. 윤모(49) 소방위는 평소처럼 장비를 챙겨들고 신고 장소로 향했다.
야산 현장에 도착한 뒤 살펴보니 주범은 ‘땅벌’이었다. 휴대용 부탄가스통에 용접할 때 쓰는 토치 램프(torch lamp)를 연결해 벌집 구멍에 불을 붙이려는 찰나 돌풍이 일었다.
바람에 날린 불씨는 염소 먹이로 쌓아놓은 건초 더미에 옮겨붙었다. 주변 수풀이 불쏘시개가 돼 금세 산불로 번졌다. 숲이 우거진 지역이 아니어서 불길은 1시간여 만에 잡혔다. 임야 0.1ha(1000㎡)를 태우고 농장 주변 철조망이 그을렸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피해액은 소방서 추산 100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이튿날 염소 농장주 아들은 “1000만원을 보상하라”며 윤 소방위를 다그쳤다. 불에 그을린 소나무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철조망도 새로 교체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농장주 아들은 윤 소방위에게 “보상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상부에 보고도 못한 채 며칠을 혼자 끙끙 앓던 윤 소방위는 결국 적금을 깼다. 본인 과실이 아니란 점을 증명하기 어렵고 ‘안전조치 미흡’으로 되레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서였다.
윤 소방위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동료들은 십시일반으로 갹출해 400만원을 건넸다. 동료들은 “우리도 언제 덤터기를 쓸지 모른다. 잘못이 없다는 걸 누가 모르겠느냐”며 윤 소방위를 다독였다.
윤 소방위는 “생활안전 활동 담당 대원이 따로 있는데 대신 현장에 나간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라며 “동료들이 만일을 대비해 개인 보험에라도 가입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18&aid=0003947005&date=20171018&type=1&rankingSeq=1&rankingSectionId=102
-
공지 유머게시판 경험치 및 포인트 지급 안내 24-08-22 00:31:38
-
5428
택시가 거기서 왜 나와?
17-10-23 13:21:46 -
5427
전국 노래자랑 광란의 무대
17-10-23 13:21:46 -
5426
울컥한 중학생
17-10-23 13:21:46 -
5425
요즘 여중 여고 책상
17-10-23 13:21:46 -
5424
양손이 없는 사나이
17-10-23 13:21:24 -
5423
이제는 놀랍지도 않음
17-10-23 13:21:24 -
5422
페이스북 공약 실천 레전드
17-10-23 13:21:24 -
5421
한고은의 한일관 사건에 대한 sns 글 논란
17-10-23 13:21:24 -
5420
어느 채식주의자 가족의 건강상태
17-10-23 13:21:24 -
5419
무서운 사고
17-10-23 13:21:24 -
5418
레고가 90년대 위기를 극복한 방법
17-10-23 13:21:24 -
5417
꼭 필요한 입마개
17-10-23 13:21:24 -
5416
치안조무사 근황
17-10-23 11:20:49 -
5415
나 오늘 고딩먹음ㅅㅅ
17-10-23 00:30:38 -
5414
번지점프 끝판왕
17-10-22 23:17:57 -
5413
평창올림픽 근황
17-10-22 23:17:28 -
5412
성형 때문에 이혼
17-10-22 23:17:28 -
5411
열도의 선거 풍경
17-10-22 23:17:28 -
5410
기내식으로 15만원
17-10-22 23:17:28 -
5409
예술 직종을 꿈꾸는 고등학생에게 조언
17-10-22 23:17:28 -
5408
일본 교사의 교권
17-10-22 23:17:28 -
5407
스스로 영업을 중단하는 윤아네
17-10-22 23:17:28 -
5406
할 말은 하는 후배
17-10-22 23:17:28 -
5405
개에 대한 상식
17-10-22 23:17:28 -
5404
제3금융권의 정체
1
17-10-22 23: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