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출신' 야구선수였다니…한화 김도빈, '⅓이닝 강판' 데뷔전서 얻은 깨달음
2025-02-15 13:29:00 (28일 전)

투수 김도빈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기까지 걸어온 길은 유독 복잡했다. 게다가 잊고 싶은 데뷔전, 그간 조금은 헤맸던 김도빈은 이제 보다 명확한 표지판을 본다.
◆ 파격 콜업, 파격 등판의 주인공
한화가 청주구장에서 NC 다이노스를 꺾고 4연승에 성공한 8월 20일, 경기가 종료된 후 이튿날 한화 선발투수로 예고된 선수는 김도빈이라는 생소한 이름이었다. 다소 의외의 결정. 1군 엔트리에는 황준서, 한승주 등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 있었다. 반면 김도빈은 1군 경험이 없는 육성선수 신분이었고, 선발 등판일인 21일에 등록선수로 전환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김도빈은 "프로까지 힘들게 왔다고 생각하는데, 1년 만에 선발로 던지라고 하니까 처음에는 너무 신났고 즐겁고, 뭔가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광판에 내 얼굴을 보자마자 앞이 안 보이더라. 던지는데 홈플레이트가 안 보였다"면서 "믿고 기회를 주셨는데, 못 던져서.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이 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 야구공을 놓았다가 다시 잡기까지
"프로까지 힘들게 왔다"고 할 만한 발자취다. 강릉영동대를 졸업한 김도빈은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후 야구를 그만두고 일을 시작했다. 그는 "호텔리어도 해봤고, 금별맥주라는 술집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카시트, 유모차를 세탁하는 업체에서도 일해봤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다 고등학교 시절 전기과였던 쌍둥이 형의 추천으로 전기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김도빈의 형도 야구를 했고,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지금은 야구를 그만뒀다. 김도빈은 "전기기능사 공부를 하다 LG전자 계약직 공고가 떠서 면접을 보고 들어갔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돈도 많이 벌고 괜찮았다. 7개월 정도 했다. 그런데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시 야구의 꿈을 품었다. 일을 하며 번 돈을 모두 야구를 위해 투자했다. 독립구단 수원 파인 이그스에서 뛰었던 김도빈은 "독립구단에 들어가려면 돈을 내야 하더라. 웨이트 하고 밥도 잘 먹어야 하니까 그런 데도 돈을 많이 썼다. 숙소 생활을 하지 않고 인천에서 수원까지 왕복 5시간 걸려 출퇴근을 했다"고 얘기했다.
그러다 육성선수 테스트를 준비했다. 지인을 통해 한화에 영상을 보내며 직접 테스트를 요청했다. 김도빈은 "그때가 7월이었고, 육성선수 테스트는 10월에 있다고 해서 3개월만 하고 안 되면 군대 가자는 생각으로 했다. 그때는 '안 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도 없었는데, 운 좋게 들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 볼넷볼넷볼넷…잊고 싶은 데뷔전
그런 시간들을 거쳐 어렵게 찾아온 1군 데뷔전. 하지만 관중들의 함성 속 어색하게 마운드에 오른 김도빈은 박민우와 최정원에게 연속해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경기를 시작했다. 투수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에 방문해 진정시킨 뒤, 다음 타자는 홈런 1위 데이비슨.
김도빈은 데이비슨에게도 연속해 볼 2개를 허용했다. 그리고 3구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 팬들이 첫 김도빈의 스트라이크에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김도빈은 계속해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꽂았고, 어쩌면 가장 강한 어려운 상대였던 데이비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데뷔 첫 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김도빈은 권희동에게도 연달아 볼 네 개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김휘집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결국 한화 벤치는 투수 교체를 선택했다. ⅓이닝 1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 김도빈의 1군 데뷔전 성적이었다.
김도빈은 "내려갈 때 속으로 '아 망했다, 끝났다'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면서 "욕이란 욕은 다 먹었다. 그때는 멘탈 잡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내 "오히려 그렇게 미리 매를 맞으니까 지금은 괜찮다. 만약 처음에 나쁘지 않게 했다면 그 다음에 올라갔을 때 더 크게 헤맸을 거 같다"고 말했다.

◆ "이제는 배트 다 부러뜨린다는 생각으로"
양상문 투수코치는 김도빈에 대해 "기본적으로 어깨 힘이 강하고, 정말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던진다. 스트라이크만 들어오면 된다"고 평가했다. 그 잠재력이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에 이어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기회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김도빈은 "사실 교육리그도 못 따라갈 줄 알았다. 마무리캠프에는 선수들 많이 안 데려 간다고 들어서 '그래, 여기까지 열심히 한 것 같으니까 몸 관리 잘해서 내년에 해보자' 그런 생각이었는데 운 좋게 마무리캠프까지 갈 수 있었다"면서 "1군 스프링캠프에 오는 건 운동 끝나고 지하철 타고 집 가는 길에 카톡방에 초대되어 있어서 알게 됐다. 보고서 갑자기 식은땀이 났다. 아직까지도 계속 하루하루 긴장한 채 사는 것 같다"고 웃었다.
김도빈은 "원래는 희망을 바라보고 했다. 그런데 여기 와서 형들과 있으면서 많이 배웠다. 큰 꿈을 쫓으니까 막상 눈앞에 다가오는 게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다. 어렵게 와서 모든 기회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니까 더 조심스러웠다. 그냥 자신감 있게 하면 되는데. 이제는 눈앞에 있는 걸 먼저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뭔가 이루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은 '이게 아니면 안 돼' 이런 식으로 동앗줄에 매달린 심정으로 했었는데, 다들 '내가 제일 잘한다' 생각하고 하라고 말해준다"면서 "올해 기회를 받는다면 정말 한복판 보고, 배트 다 부러뜨린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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